• 최종편집 2024-03-03(일)
 

‘발레 육아법’은 아이들의 몸을 건강하고 바른 체형으로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인성과 감성을 발달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발레를 통해 몸과 마음을 가꿔온 최태지 단장과 그이의 딸, 최리나 씨를 만나 발레 육아법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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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불모지가 세계 발레계의 주목을 받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일면을 담당한 것이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과 그이의 첫째 딸인 발레리나 최리나 씨다.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발레리나 모녀와 함께 오후의 산책길에 올랐다.



춤으로 교감하는 모녀


최태지 단장은 평생을 발레와 함께해 온 여인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9살 때 발레를 시작한 그이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발레 유학을 마쳤다. 그리고 재일교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가 되었다. 이후 최 단장은 아이 둘을 낳고 몸무게가 80kg이 넘는 아줌마의 몸이 되었지만, 화려하게 복귀에 성공해서 36세의 나이로 국립발레단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저는 교토의 해안 지역에서 자랐어요. 꽤 외진 시골이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시내의 발레학원 선생님이 내려와 발레를 가르치셨죠. 저는 9살 때 부모님 손을 잡고 처음으로 발레 강습을 받으러 갔어요. 그리고 발레 선생님의 모습에 완전히 반해버렸죠. 태어나서 그렇게 아름다운 분은 처음 봤어요. 걸음걸이가 마치 하늘을 나는 듯했죠. 그 후로는 발레에 완전히 빠져서 지내게 되었어요.”


최태지 단장의 딸인 최리나 씨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다. 러시아의 유명발레단인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프리마로 활동한 건 최리나 씨가 한국인 최초다. 최리나 씨에게 있어 발레는 숨 쉬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발레리나인 엄마의 영향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발레 영상을 보고 발레 음악을 들었다. 걸음마를 떼고 나서는 엄마를 따라 발레 공연을 보러 다녔다.


“제 이름의 ‘리나’는 ‘발레리나’에서 따온 거예요. 태명부터 ‘리나’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발레 말고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장래 희망을 써야 하면 항상 발레리나라고 썼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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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엄마들이 선택하는 ‘발레 육아법’


최 씨 모녀는 어려서부터 발레를 통해 몸과 마음을 가꿔왔다. 발레는 아이들의 몸을 건강하고 바른 체형으로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인성과 감성을 발달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근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정통발레는 척추와 골반이 완성되는 9살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지만, 놀이를 가미한 유아발레라면 좀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다. 


유아발레는 테크닉보다는 기초 동작을 중심으로 신체적 균형과 감성을 키우는데 중점을 준다. 최 단장은 전인교육으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발레 육아법을 권한다.


“유아기는 아직 뼈가 굳지 않은 상태여서 특정 부분을 자극하다 보면 몸매 교정 효과를 볼 수 있어요. 발레의 기본자세는 척추를 반듯하게 하고 예쁜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길러주죠. 그리고 발레의 스트레칭은 성장판을 자극해 키 크는 데 도움을 주고, 지속적인 운동은 복부와 장을 튼튼하게 해요.”


어려서부터 발레로 체력과 몸매를 다져온 최 씨 모녀는 늘씬하고 큰 키를 자랑한다. 그리고 성격 역시 유쾌하고 활기차다. 최리나 씨는 발레가 아이들에게 긍정성과 예의범절을 가르쳐주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음악에 맞춰서 또래 아이들과 춤을 추다 보면 성격도 밝아지고 협동심도 길러져요. 그리고 발레는 무엇보다 예의를 중요시하는 무용이에요. 가정과 학교에서조차도 아이들의 예절 교육이 쉽지 않잖아요. 발레는 허리를 곧추세운 채 한 줄로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자연스레 질서를 배우게 돼요.


 그리고 인사를 나누는 발레 동작 등을 통해 예절도 배울 수 있지요. 더불어 발레는 어떤 운동이나 예술보다도 자신감을 키워주는 무용이에요.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며 자신감을 키우게 되죠. 그런 자신감을 얻은 아이들은 어떤 일이든 용기를 가지고 잘해 나갈 수 있어요.”


더불어 최근에는 영어와 놀이를 가미한 퓨전 발레 열풍도 뜨겁다. 퓨전 발레는 4~5세의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다. 쉬운 영어 노래를 반복해서 따라 하며 발레 동작을 익히기 때문에 학습과 운동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공이나 평균대 같은 기구를 사용해서 아이의 성장과 체형 교정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발레의 대중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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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육아법이 널리 알려지기 위해서는 우선 발레의 대중화가 급선무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발레를 접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최 단장은 발레의 공연 횟수를 늘리고 소외지역의 공연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또한, 발레 공연에 해설을 곁들여 발레에 문외한인 아이나 노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기존 발레의 정형성을 깨고 국악이나 다른 예술 장르와의 접목을 꾀했다.


“순수예술은 서민들을 위한 예술이어야 해요. 돈 있는 사람들만을 위해 춤추는 게 순수예술이 아니지요. 외진 시골에서 노부부가 손을 잡고 공연을 보러오기도 하고, 지적장애가 있는 장애우분들이 푹 빠져서 공연을 보시기도 하죠. 순수예술의 힘은 시대와 계층을 초월하는 거예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이 되어야 해요.”


국내 발레의 대중화를 이끈 최 단장은 발레학교 설립이라는 숙원사업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최 단장은 어릴 때부터 발레 교육을 하여 18살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한다. 발레는 음악에 대한 이해와 연기력과 예술적 감각이 모두 필요한 종합예술이므로 이를 통합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학교의 설립은 필수라는 것이다.


“사교육비 부담 없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학교의 설립은 꼭 필요해요. 국립발레단이 있는 나라 중에 발레학교가 없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에요. 입시나 경쟁이 아닌 예술 그 자체의 기쁨을 찾아주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더불어 최 단장은 딸인 최리나 씨에 대한 애정의 말도 잊지 않았다. 품 안의 자식 같았던 딸이 어느덧 어엿한 숙녀가 되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최 단장이 인생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랑하는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좋은 엄마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으니, 좋은 할머니라도 되어볼 생각이에요. 은퇴하고 나면 손자, 손녀 손을 잡고 함께 공원에 산책을 나오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이렇게 일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아이들이 잘 자라주었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제 힘이에요. 아이들이 있기에 더 모범이 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최리나 씨는 ‘최태지의 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엄마가 자신의 롤 모델이라는 것이다. 최리나 씨는 엄마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꿈을 가지고 있다.


“엄마는 저를 발레리나로 낳아주셨어요. 엄마는 제가 여자로서 존경할 수 있는 삶의 롤 모델이세요. 제가 결혼해서 딸을 낳게 된다면, 3대가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런 상상을 하면 행복해져요.”


발레 육아법의 장점

 

  • 1 자세를 예쁘게 교정할 수 있다.
  • 2 성격이 밝아진다.
  • 3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 4 건강해진다.
  • 5 예절과 질서를 배울 수 있다.
  • 6 자신감을 키워준다.
  • 7 음악성 및 리듬감을 길러준다.


포토그래퍼. 권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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