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임신부터 출산까지 엄마의 몸에는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배 속에 아이를 잉태하는 동안 호르몬, 면역력 변화 등. 이처럼 아이가 배 속에 있는 열 달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 임신하면 외모는 물론 몸속까지 영향을 미치며, 자칫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는 고령 임산부의 경우 이러한 임신 질병 위험에 더욱 크게 노출되어 있다. 임신 시 주의해야 할 질병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예방책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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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신 중 소화기 장애


일부 건강한 임신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임신 중에 겪는 소화기 장애, 즉 입덧은 열 달 내내 따라다니는 성가신 존재다. 소화가 안 되는 것은 물론, 변비까지 더해져 항문출혈이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그러나 소화제를 먹을 수 없는 임신부는 고통스러울 따름이다.



구역질, 배변 기능 장애 유발


입덧은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생리적 현상으로 임산부 70~80%가 경험하게 되는데, 임신 10주까지 증상이 심해지다가 12주 이후로 증상이 점차 경감된다. 


그러나 임신 주 수가 늘어나면서 태아가 커지다 보면 하중을 받아 위장을 압박하여 소화불량이 생기거나 대장과 방광 등을 누르게 되어 대소변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임신 중 호르몬이 위장관 내 근육들의 장력을 감소시켜 위장 운동 및 대장 연동 운동이 약화하며 위산 분비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공복 시간을 줄이고 물 많이 마실 것


산부인과 전문의 최영미 원장은 “입덧을 줄이는 방법으로 되도록 냄새나는 음식을 피하고 간식을 수시로 먹어주어 공복 시간을 줄여주는 게 좋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음식을 소량씩 자주 먹을 것”을 권장했다. 그리고 “물조차 토하는 심한 입덧의 경우는 병원에 내원하여 수액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 임신성 당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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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성 당뇨란 임신 중 태반에서 분비되는 여러 가지 호르몬들이 혈당조절에 필요한 인슐린 작용을 억제해 혈당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30세 이상, 비만, 가족력이 있는 임신부의 경우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분만 시 위험 부담 높아


임신성 당뇨병이 산모에게 미치는 영향은 분만 후 20년 이내에 현성 당뇨(임신 전부터 이미 당뇨인 것)로 발전할 수 있고, 양수과다증이나 임신 중독증 등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태아의 경우에는 다행히 기형일 확률은 낮으나, 거대아일 가능성이 높으며 분만 시 난산, 산후출혈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 허걸 원장은 “임신 중 혈당조절 정도는 태어난 아기의 장래 건강 상태에 영향을 주므로 엄격한 혈당조절이 필요하며 식사, 혈당 측정 방법, 인슐린 주사 등 철저한 교육을 위해 며칠간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며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 약물 복용을 피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혈당 검사 필요

 

산부인과 전문의 이기은 원장은 “임신성 당뇨 및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중 선별 검사와 지속적인 혈압 체크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다”며 “규칙적인 검사를 통해 미리 질병을 예방할 것”을 강조했다.


혈당 측정은 1일 총 4회(공복 시 1회, 매 식사 시작 후 1시간) 손가락 끝을 찔러서 배어 나온 혈액으로 측정하는데, 모세혈 혈당치가 공복 시 90mg/dl, 식후 1시간 120mg/dl을 목표로 한다.



안과 질환에도 영향


임신성 당뇨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안과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혈당으로 인한 내분비 질환 당뇨병이 눈에 미칠 경우 당뇨병성 망막병증(이하 당뇨망막증)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문헌에서 당뇨병을 가진 여성 중, 임신한 여성이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당뇨망막증의 발생이나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당뇨병이 있는 임산부에게 임신이 당뇨망막증의 주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당뇨망막증 진행의 독립적인 인자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과 전문의 강희영 원장은 “안과 검사상 당뇨망막병증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전신적인 당뇨병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임신 후 당뇨 망막증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거나,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내분비내과, 산부인과, 안과의 종합적인 소견을 고려해 계획된 임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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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당뇨망막증 진행 시 가능한 안과 치료


만약 계획적인 임신과 규칙적인 혈당 검진에도 불구하고 당뇨망막증이 진행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방법은 좀 더 철저하게 당 조절을 하는 것이다. 내분비내과와 산부인과 협진을 통해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두 번째는 안과 치료의 시작이다. 당뇨망막증 중 심한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나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 경우와 유리체 출혈 또는 망막 출혈이 생긴 경우 망막의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상태가 되기 전에 레이저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병의 진행과 심각한 시력 저하를 막아줄 수 있다.


강 원장은 당뇨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두고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말한다. 이에 음식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검사가 필수적이다. 당뇨가 있는 임산부에게도, 임신을 준비 중인 당뇨 환자에게도, 그리고 임신으로 인해 새롭게 생긴 임신성 당뇨 환자에게도 본인의 인내와 가족의 관심,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분만 후 생길 수 있는 후유증


산후조리원이 있는 이유는 분만으로 지친 모체를 편하게 쉬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아기를 낳은 후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0일. 그 기간에는 각종 여성 질환과 관절 질환 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갑상선 질환


산후 갑상선염은 출산 후 여성에게 첫 일 년 동안 5~10%의 빈도로 발생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산후 갑상선 기능 이상이 생길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산모보다 25%가량 높다. 따라서 이에 해당한다면 분만 후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산후 갑상선염은 일과성 기능 항진증, 혹은 영구적 기능 저하증 등의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증상은 근육통과 관절통, 심한 추위 정도이며 출산 후 1년 이내에는 대부분 자연 회복되나, 심할 경우 일시적으로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산후갑상선염은 약 1/3가량 갑상선기능 저하증으로 발전하므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해야 한다.


이기은 원장은 “임신 전후에 갑상선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초기에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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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술 적응증


원칙적으로 제왕절개술의 적응증은 이전 제왕절개술의 기왕력, 역아, 전치태반, 태아곤란증, 아두골반 불균형 등이지만, 산모가 산통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있거나, 자연분만의 의지가 전혀 없는 경우 보호자 동의하에 제왕절개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산부인과 전문의 최영미 원장은 “제왕절개술의 후유증은 수술 부위의 통증 및 감염의 가능성, 수술 후 주변 장기 유착 가능성, 수술 부위 혈종, 방광 손상 가능성 등이 있지만 실제로 발생확률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제왕절개술 후 남는 흉터는 다소 흉측하게 보일 수 있는데, 치료용 연고나 레이저 시술 등으로 제거할 수 있다.



산후 우울증


출산 후 여성들이 흔히 겪는 산후 우울증 ‘마터니티 블루’는 일반적으로 몇 주 이내로 사라지고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질환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의욕이 감퇴하고 감정 기복이 극심해지며,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출산 직후

이러한 증상이 없다가도 반년 이내에 언제라도 우울증이 발병할 수 있다.


특히 조산과 난산 등 분만이 순조롭지 않았을 때, 임신성 질병이 있었거나 갑작스런 임신인 경우, 또 파트너와 불화로 인해 지원을 받을 수 없을 때라면 산모의 우울감은 더욱 크다. 


축복해 주는 주변의 분위기상 우울함을 드러내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 병원을 찾아 진찰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남편 역시 아내의 몸에 생리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으며 우울증의 위험이 높은 상태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도움말. 삼성미래 산부인과 허걸, 최영미, 이기은 원장, 드림아이 강안과 강희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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