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MEDE ⦁ ISSUE 34 ⦁ 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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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출산장려 현장 탐방기
- 저출산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없고 노인 인구만 늘어나는 세상. 미래가 없는 국가와 사회. 탄생의 희망보다는 죽음이 주류가 된 시대가 온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국가라는 정체성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들이 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출산장려의 현장, 그중에 한곳을 탐방해 보았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의 꽤 커다란 규모에 잠시 놀랐다. 안내를 보니 지하 2층, 지상 5층 전관을 쓰고 있었다. 1층 어린이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산모와 관련된 시설들로 산후조리원을 중심으로 클리닉과 운동실, 교육실과 다양한 부대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 구립 수준의 기초 자치구로는 전국 최초로 세워진 산모건강증진센터라고 한다. 규모와 시설 면에서 뛰어났다. 산모들을 위한 원스탑(one-stop) 시스템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저출산 관련 출산 장려 정책에서 우수사례로 뽑힌 곳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송파구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하여 2014년 개관하였는데, 안정적인 운영으로 주민 호응도가 꽤 높다고 한다. 센터 내 산후조리원은 여타 민간 혹은 병원 부설 조리원에 비해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높은 수준이며 그에 비해 낮은 가격을 받고 있다. 예약자가 밀릴 정도로 구내 주민들에게 호응이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센터가 훌륭한 것은 임신에서 출산 이후까지 관리할 수 있는 산모들을 위한 ONE-STOP 시스템이다. 임신여성이 출산까지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곳에서는 그 과정에 대한 관리와 가이드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기본 검사는 물론이고 산모에 필요한 교육도 잘 정비되어 있다. 출산에 대한 두려움은 산후조리원에서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다. 출산 이후에는 모유수유나 가족들이 같이 양육하는 법에 대한 프로그램들이 갖춰져 있었다. 임신과 출산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관리나 시스템이 없다는 것에 항상 힘들어한다. 안내서나 동영상들이 나와 있고, 민간 병원에서도 안내하지만, 그것을 종합적으로 묶어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곳은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산모나 가족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이중 삼중으로 에너지를 소모한다. 공공서비스로 출산장려의 길을 열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고용의 불안정, 부동산의 폭등으로 인한 내 집 마련의 어려움, 사회 진출과 만혼의 증가, 맞벌이 부부의 출산 후 육아에 대한 부담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는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비용과 책임에 대해 그다지 절실함이 없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모든 불만이 정부와 지자체로 향한다. 가장 기본적인 사회의 안전망을 지켜내야 하는 정부와 지자체는 무엇보다도 재원 마련이 힘든데, “송파구는 타구에 비해 넉넉하지 않으냐”라고 맘스 클리닉의 신윤희 주무관에게 물었다. “우리 기관이 외부에 많이 알려져서 타구나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많이 오세요.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고충은, 이렇게 독립된 건물과 시설로 시작하기 너무 어렵다 보니 기존의 시스템에 같이 묶어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는 거예요. 최근에 모자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자치구별로 산후조리원을 개설할 수 있게 되었는데, 관심은 많지만 운영에 대한 실제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거죠.” 송파가 타구에 비해 지원이 많긴 하지만, 단독 사원의 40여 개 산전·산후 프로그램을 매일 돌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맘스 클리닉의 경우, 8명 정도의 직원이 있다고 한다. 간호사와 운동 클리닉 지도사, 영양사, 산부인과 의사 등을 포함하고 산후조리원의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민간 산부인과에서 일해 봤는데, 전 이런 공공서비스가 너무 바람직하고 보람이 돼요. 이곳에 오면서 산모들에게 양질의 무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모유 수유를 지속적으로 저희 센터와 구내 기관에 홍보하고 그것을 통해 산모와 신생아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것도 매우 보람되고요. 맞벌이 산모를 위해 조부모님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해요. 주말에는 산모와 남편이 함께 와서 같이 교육받기도 하는데, 교육을 받은 가정은 모유 수유나 그 밖의 육아에 대해 어렵지 않다고 말씀해 주세요” 출산장려, 먼 곳에 있지 않다 센터를 돌아보니,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땀 흘리며 건강을 찾아가며 산모들, 쿠킹클래스를 통해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며 미소 짓는 산모들, 그림 수업을 통해 진지하게 자신을 찾아가는 산모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며 ‘왜 진작 이런 기관이 설립되지 않았는지’ 의아함이 들 정도였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라고 했을 때, 본 센터를 모델로 삼아 지자체와 중앙정부, 그리고 기업이 하나로 묶여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산모건강증진센터가 생기고 송파로 이사 오고 싶다는 분들도 생기고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이 많아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고향이라는 개념이 없고 지역사회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려운 요즈음, 젊은 부부들에게 이러한 생활 밀착형 기관들, 특히 사회 저변을 떠받치는 출산장려와 관련된 기관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국가의 정책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다. ‘이런 생활밀착형 기관들이 계속 생겨난다면 세금 내는 보람이 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로컬 개념의 생활형 문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요즈음,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처럼 산모를 위한 원-스톱 기관의 성공적인 운영이 바람직해 보였다. 더불어 한 사람의 일생이 지역사회에서 해결되어 애착심을 가지게 되는 생애 주기별 원-스톱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촬영협조.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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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스쿨링 10년 프로젝트, 작가 ‘유진’을 만나다
- <지드래곤을 읽다>, <책구경>, <아빠의 페미니즘>,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의 작가 유진. 학교가 아닌 작업실로 출근하고, 독서를 하다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차를 끓여 마시고, 탁구를 치고, 부모님과 난로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진의 일상이자 (인생)공부법. 세상을 읽고 기록하고 말하다 자유로운 공부를 하고 싶었던 유진은 그 생각을 부모님과 나눴고, 굳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 대신 ‘10년 프로젝트’란 계획을 세웠다. 13살부터 23살까지의 프로젝트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23살, 유진은 독립할 거라고 했다. 유진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평소 유진의 공부법이었다. 어린 나이에 책을 낸 작가를 키운 교육법은 무엇일까. “선행학습과 검정고시는 하지 않아요. 정해둔 커리큘럼도 없고요. 그래서 홈스쿨링이란 단어를 대신해서 ‘10년 프로젝트’라는 말을 써요. 저의 공부법은 ‘읽기, 쓰기, 말하기’에요. 세상을 읽고, 기록하고, 제 생각을 표현하는 거예요. 일상 속에서 자주 기록을 하고 부모님 혹은 작업실에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죠. 평소 작업실에 출근하면 난로에 둘러앉아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지 회의해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일종의 수업이라 치면, 공부의 양이 엄청난 셈이죠. 입이 바싹 마를 때까지 이야기할 때도 있거든요.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생겼어요.” 지드래곤과 고전소설을 엮어낸 인문학적 재치 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가정이 홈스쿨링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제적인 문제, 현 교육법에 대한 불만족, 아이의 개인 문제 등으로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홈스쿨링은 성공사례들과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의 교육법으로 소개되면서,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진에게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고, 현재를 즐길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홈스쿨링의 장점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거예요. 저의 첫 책 <지드래곤을 읽다>을 펴낸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어요. 장래희망이 작가인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 중 하나가 독서와 글쓰기에요. 학교에 다녔다면 못했을 일들이겠죠.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여러 가지를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10년 프로젝트’의 최종 꿈은 잘 사는 거예요. 풀어서 얘기하자면 ‘멋진 사람이 돼서, 멋진 사람을 만나고, 멋진 시간을 보내는 것’이죠. 제가 도전하고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 제 인생을 잘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공부들이라고 생각해요. 단점이라면, 또래 친구를 만날 기회가 적은 편이에요. 방학도 따로 없고요.” 유진이 출근하는 작업실은 유진 부모님의 직장이자, 부모님과 유진이 개인의 일을 하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입구 문의 페인트칠부터 난로에 때는 장작 쌓기 등 작업실의 인테리어는 세 사람의 공동 작품이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다면 조금은 무리였을 작업이다. 즐겁게 살고 있지만 가끔은 걱정스럽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한 번은 작업실에 아이와 함께 놀러 왔던 어머니가 유진의 10년 프로젝트가 멋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하지만 작업실을 나설 때 또 놀러 오라는 말에는 “아니에요. 우리 애도 학교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드래곤을 읽다>는 유진이 처음으로 낸 책이다. 작가 유진은 17가지의 키워드로 지드래곤을 읽어가며 자기 생각을 담았다. 키워드마다 지드래곤의 음악과 옛 지식인의 고전소설이 묶여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가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쓴 글은 지드래곤이 속한 그룹 빅뱅의 노래 ‘V.I.P’와 엮었다. 친구를 향한 마음은 빅뱅을 향한 VIP(빅뱅 팬클럽)의 마음과 같다고 전하고 있다. 표현 방식이 재미있고 고전을 쓴 방법은 특이하다. 홈스쿨링(10년 프로젝트)이 그녀의 책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 “‘10년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했었죠. 저는 고전소설 읽는 것도 좋아하고 지드래곤도 좋아해요. 이 두 가지를 엮을 생각도,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준비하는 과정도 다 작업실에서 이뤄졌어요. 학교에 다녔다면 아마 책을 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런 시도를 만들어준 것이 10년 프로젝트죠. <지드래곤을 읽다>에서 음악과 고전을 엮는 것은 특이한 시도라 애를 많이 먹기는 했어요. 17가지의 키워드를 뽑을 때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고요. 다양한 샘플 작업 끝에 만들어진 책이에요. 6개월간의 책 작업 중에 부모님과의 대화가 많았어요. 막힐 때마다 많은 도움이 되었죠.” “나는 쌀과자, 강정, 양갱, 곶감을 좋아한다”, “나는 거울 보기를 좋아한다”. 유진의 저서 <지드래곤을 읽다>의 작가 소개 글에 적혀 있는 문장들이다. 유진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잘 알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스스로 찾고 당당하게 도전 중이다. 홈스쿨링이 좋다, 나쁘다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공부법을 구축해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일 것이다. 유진이 계획한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유진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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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벅꾸벅, 봄의 불청객 춘곤증
-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또 하나의 손님, 춘곤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만 쏟아지는 졸음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연일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3월, 점심시간 이후 책상에 앉으면 어김없이 잠이 쏟아진다. 이 밖에도 무력감, 식욕감퇴, 소화불량 등 겨울엔 없었던 증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면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른바 춘곤증이라 불리는 봄철 피로 증후군은 급격하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우리 몸에 생기는 증상으로, 권태감과 나른함, 심한 경우 얼굴이 달아오르는 갱년기 증상까지 동반한다. 봄이 되면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더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충분히 섭취해 주지 못해 위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겨우내 운동하지 않았거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 그 증세가 더욱 심하다. 이렇듯 우리 몸을 처지게 하는 춘곤증 퇴치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규칙적인 생활리듬과 비타민 섭취 중요 춘곤증은 몸이 아파서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봄이 오면 생기는 일반적인 증상으로 음식이나 생활 습관,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쉽게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 신체는 추울 때보다 더 많은 비타민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비타민B1, C가 특효약. 제철 봄나물인 냉이는 비타민은 물론, 단백질과 칼슘, 철분, 인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증강, 혈액순환에 효과적이다. 톡 쏘는 맛이 특징인 봄나물, 달래 역시 비타민C와 칼슘, 무기질이 들어있어 식욕부진과 피로감,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한다. 더불어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뿌리가 굵을수록 영양소가 풍부한 달래라는 점 참고하자. 쑥 역시 기력 회복에 탁월한 봄나물로 노폐물 제거, 혈액순환 등의 기능을 한다. 특히 일산화질소를 공급해 치매 및 심혈관 질환들까지 예방할 수 있다. 이 밖에 술, 담배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은 춘곤증 극복의 기본이다. 수건을 이용해 목과 어깨의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잠깐의 산책도 도움이 된다. 정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 없을 땐 20분 남짓이라도 낮잠을 자는 것이 지속적인 피로를 막는 방법이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선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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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버클리 컬리지 : UC Berkeley | The Most Beautiful State Campus | University of California
- The UC Berkeley campus is the main campus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located in Berkeley, California, USA. It covers an area of approximately 1,232 acres and is home to over 42,000 students and 14,000 faculty and staff members. The campus is known for its academic excellence, particularly in the areas of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STEM), as well as its vibrant student life and progressive political activism. Some of the notable features of the UC Berkeley campus include the Campanile (a 307-foot bell tower), the Bancroft Library, the Lawrence Hall of Science, and the Haas School of Business. ⓒ ming worldwide. All Rights Reserved. ▶ ming@mingworldwi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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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를 이기는 건강차
- “콜록콜록” 독감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아이를 대상으로 A형 독감이 급증하고 있다. 환절기 감기를 천연재료로 다스려보자. 음료수처럼 만들어 주면 아이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아이의 건강까지 지켜주는 차 리스트. 도라지차 인삼이나 홍삼 등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는 도라지차는 호흡기가 약해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에게 좋다. 단, 껍질을 벗기지 않고 끓여야 효과를 높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목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는 호흡기 질환을 완화하지만, 과용하면 몸이 부을 수 있으므로 아이에게 먹일 때는 하루 15g을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재료 도라지 20g, 물 2L, 흑설탕 약간 1. 도라지 반 줌과 감초를 준비한다. 2. 물 2L에 도라지와 감초를 넣어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10분간 끓인 뒤 체에 밭친다. 3. 완성된 도라지차는 그 상태로 먹어도 좋고, 흑설탕을 넣어 마셔도 된다. 대추차 대추차는 호흡기 강화 기능이 있어 꾸준히 먹으면 호흡기에 좋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아이의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감기에 걸렸을 때 꾸준히 마시면 감기 탓에 떨어진 식욕을 돋워주는 효능도 있다. 재료 대추 3개, 물 3컵, 꿀 약간 1. 대추는 깨끗이 씻어 냄비에 물과 함께 넣어 은근한 불에 달인다. 2. 대추가 무르익을 정도로 끓으면 체에 밭친다. 3. 기호에 따라 꿀을 첨가한다. 모과차 모과차는 기침과 가래로 고생하는 아이에게 안성맞춤. 기관지를 튼튼하게 해주며 피로 회복에도 좋다. 특히 기침으로 인해 목에 통증이 있을 때 마시면 효과적이다. 재료 참모과, 설탕 600g 1. 모과를 깨끗이 씻어 4등분 한 뒤 씨를 제거하고 곱게 채 썬다. 2. 썰어 놓은 모과에 설탕 500g을 넣고 잘 버무린다. 3. 소독한 병에 버무린 모과를 담고 빈 공간을 설탕 시럽으로 채워 뜨지 않게 보관한다. 4. 열흘 후 적당량을 덜어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 유자차 유자는 레몬보다 비타민C가 3배나 많이 들어 있어 감기 예방에 탁월하다. 대중적이고 달콤해서 만들어 놓고 아이의 간식과 곁들여도 좋다. 재료 유자 3㎏, 설탕 3㎏ 1. 유자를 8등분으로 가른 다음, 속 알맹이를 제거한다. 2. 알맹이를 제거한 껍질의 흰 부분을 얇게 잘라낸다. 3. 곱게 채를 썬 뒤 설탕에 버무려준다. 4. 유리 용기에 유자를 5㎝ 정도 넣고 설탕을 뿌리는 식으로 겹겹이 채운 뒤 밀봉한다. 5. 2~3일 후 적당량에 따뜻한 물을 부어 마신다. 오미자차 오미자는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짜고 이렇게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고 해서 오미자라고 한다. 몸에 수분을 만들어 호흡기를 촉촉하게 만들고 폐 기능을 부드럽게 하므로 기침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 천식이 있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재료 오미자 30g, 물 3컵, 꿀 약간 1. 오미자는 잘 마른 것을 골라 씻어 물기를 뺀다. 2. 미지근한 물에 12시간 정도 불려준다. 3. 불린 오미자를 체에 걸러 준 뒤 체에 밭친다. 4. 오미자차를 그냥 마시거나 꿀을 넣는다. 생강차 몸살 기운이 있을 때 땀을 내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는 생강차. 발한 작용이 뛰어나 몸살 증상 초기에 달여 마시면 좋다. 특유의 향 때문에 아이가 거부할 땐 꿀을 두 스푼 정도 넣어 주면 달콤한 맛이 아이의 거부감을 줄여준다. 재료 생강 한 톨, 물 2컵 1. 생강을 깨끗이 씻어 얇게 썬다. 2. 냄비에 생강과 물을 넣고 뭉근한 불에 끓인다. 오래 끓일수록 진하게 우러난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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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가 어때서? 뽀샵하기 딱 좋은 나인데!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
- 서울시가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저출산의 심각성과 맞물려 세대 간의 소통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시니어 세대들의 소외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타계할 방법은 없을까?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의 한 카페를 찾았다. 컴퓨터 동호회 ‘진클릭’ 정기모임이 있는 자리. 50대 중반부터 80대 후반까지 중·장년층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임이 생긴 지 3년 차,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기본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 세대의 전형을 보여준다. 포토샵의 여왕, 영상편집의 황제, 둘이 합쳐 165세 올해 77세의 윤상분 씨는 본명보다 ‘백합’이라는 닉네임으로 통한다. 백발의 고운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시종일관 웃는 모습으로 수업에 적극적이다. 컴퓨터를 배운 지 10년 차로 회원들의 정보망으로 통한다. “사실 제가 백발이 되도록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건 더 없었어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컴퓨터 하는 걸 보니까 너무 재밌겠더라고요. 모르니까 오히려 용기가 나는 거 있죠. 그렇게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선생님이 시키시는 대로 열 번, 백 번씩 따라 했어요. 그러니까 되더라고요. 재미가 있으니까 계속 배우게 되었어요.” (백합) 인터뷰 내내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윤 씨는 GTQ 포토샵 자격증이 있고 일러스트 프로그램도 능숙하게 다룬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활용 능력도 뛰어나고 이동 중에도 태블릿PC를 통해 정보를 검색·수집한다. “컴퓨터를 알게 된 게 참 행운이에요. 지금도 학원에 다니며 계속해서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다 영어여서 하나도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제가 정말 ABC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영어 공부도 따로 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관련된 공부를 함께 시작해요.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저 자신이 뭔가 배우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아요.” (백합) 윤 씨는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노트북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에디터가 “카톡이나 SNS를 잘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기본 아니냐”며 씩 웃는다. 카페나 블로그를 운영하느라 시간이 모자란다고 한다. 물론 디자인부터 운영까지 모두 윤 씨 혼자서 한다.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88세의 이은중 씨가 에디터에게 슬쩍 스마트폰을 내밀며 자랑을 시작한다. 이은중 씨의 닉네임은 ‘호담’이다. “이것 좀 봐봐. 내가 요새 파워디렉터라는 프로그램으로 동영상 편집을 하고 있거든. 사진 촬영한 거 하고 동영상 캡처 뜬 거 편집해서 우리 외손주에게 보냈더니 난리가 난 거야. 88세나 된 우리 할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걸 할 수 있느냐고 말이야(웃음).” (호담) 이 씨 주변에는 이제 남은 또래 친구들이 많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친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 그렇더라도 이 씨는 디지털 기기로 작품 만드는 것을 즐긴다. 이 씨가 보여준 또 다른 화면에는 꽃 사진을 찍어서 편집하여 올린 게시물들이 있다. 게시물의 댓글 반응이 뜨겁다. “지금도 시간 나면 좋은데 다니면서 사진 찍어와. 꽃 사진도 찍고, 풍경 사진도 찍고. 그걸 컴퓨터로 편집하고 스마트폰으로 카페나 블로그에 올리고, 카톡으로 보내고. 재미있지. 이거 솔직히 장관들도 못하고 배웠다는 나이 먹은 분들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다 놀래. 주변에 친구들하고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이야기하면 통하는 녀석이 없어. 그러다 보니 말이 통하는 젊은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더라고.” (호담) 내가 바로 카페지기, 파워블로그! 백합과 호담 씨보다 다소 젊은 68세의 한훈 씨(닉네임 ‘레간자’). 한 씨는 개인사업을 운영하며 취미로 산악회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산행을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산악회 카페와 유투브 등에 올린다. 그렇게 제작한 동영상이 40여 개에 이르는데 자막과 효과 등의 스킬이 수준급이다. “조카 결혼식을 촬영해서, 웨딩 사진과 함께 편집해서 사돈어른께 선물로 보내드렸어요. 사돈 쪽에서는 당연히 젊은 전문가가 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내가 보냈다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는 거예요. 본인은 컴퓨터의 ‘컴’ 자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돈은 이런 걸 할 줄 아느냐며 무척 고마워하시더라고요. 제가 여기저기 카페에 많이 가입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워낙 게시물을 많이 올리니까 나가라는 분도 있어요. 그래도 재밌어요. 저희 산악회 카페, 블로그 다 제가 운영해요. 산행 공지도 모바일로 다 보내고요(웃음).” (레간자) 한 씨와 같은 회원들의 왕성한 활동에 힘입어 그보다 젊은 50대 회원들도 함께 힘을 얻는다. 나이는 정말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이들이다. 배우고 익혀서 자신이 행복하고 타인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 세대인 것이다. ‘진클릭’ 회원들은 DSLR 카메라와 SNS 활용은 기본이다. 정부기관의 공개입찰이나 비즈니스 툴을 직접 다룰 줄 아니 사업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새로운 문화에 대해 거부감 없이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한 활력소가 된다. 디지털은 청춘을 돌려주는 소통의 도구 ‘진클릭’ 회원들이 처음부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잘 다룬 것은 아니었다. 배우는 과정도 젊은 사람들과 달리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젊은 세대 못지않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즐거움’이었노라 입을 모아 말한다. “정말 오랜 친구인데 만나면 답답해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대해서 아는 게 전혀 없거든요. 그리고 가만히 보면 삶에 낙이 없어요. 자신에 대한 발전도 없고.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배워야 하는 거예요. 이렇게 배우다 보면 나이라는 게 무색해져요. 여기 계시는 호담님도 친구처럼 느껴지거든요.” (백합) 진클릭 회원들에게 요새 젊은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느냐고 물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대화도 하고, 서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소통한다고 이야기한다. “낼모레면 90세인데, 주변에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어. 이곳에 와야 정말 진실한 만남이 되는 거야. 다들 날 친구로 대해줬으면 좋겠어. 나이가 무슨 문제겠어? 우리 외손주하고도 매일 카톡하고 사진 보내면서 놀아.” (호담) 기기만 잘 다룬다고 해서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내에서의 매너나 기본적인 저작권 사항 등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50대 후반의 닉네임 ‘동광’ 회원은 저작권 때문에 낭패를 봤던 사연을 꺼내놓았다. “한 번은 다른 블로그에서 시 한 편을 퍼 와서 제 블로그에 올렸는데, 난리가 난 거예요. 퍼 온 곳에서 저자 이름을 빼서 올렸다고 고소한 거예요. 그것 때문에 며칠 곤욕을 치렀어요. 맘대로 가져다 쓰면 안 되는 거구나라는 걸 배운 거죠. 그때부터 가급적 제가 직접 찍거나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오히려 뿌듯함을 느끼고 디지털 세상의 룰도 알아가게 되었죠.” (동광) 진클릭 회원들의 담소는 저녁 식사가 나오고 나서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평소에 온라인에서 꾸준히 소통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만나는 정모에서도 어색함이 없다. 진지하게 경청하고 공감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좋아한다.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들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초고령사회가 오고 있다. 모든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디지털 문화에 대한 시니어들의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그 책임을 시니어들에게 미루기 전에 젊은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같이 공유하고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나 기업에서도 구체적인 교육 플랜을 짜서 운영해야 한다. 시급한 문제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장소협조. 카페 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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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최고의 육아서, 태교신기(胎敎新記)
- 옛날에는 태교의 도리를 옥판(玉板)에 써서 금궤(金櫃)에 넣어 종묘(宗廟)에 두어서 훗사람의 경계로 삼았단다. 그만큼 태교가 중요시되었다는 이야기다. 흔히 태교를 임산부만의 몫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270여 년 전 남성 중심의 조선에 살았던 여성 실학자 사주당 이 씨(1739-1783)는 “태교는 온 집안이 함께 해야 한다”라는 사실을 전제로 삼고, 태교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태아를 만드는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했다. “스승의 십 년 가르침이 어머니가 임신하여 열 달 기르는 것만 못하고, 어머니가 열 달 기른 것이 아버지가 하루 낳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그의 말처럼 말이다. 태교신기 사주당 이 씨(1739 -1821)가 1800년(정조24)에 아기를 가진 여자들을 위해 한문으로 글을 짓고, 아들인 유희가 음의와 언해를 붙여 1801년(순조1년)에 이루어진 책이다. 태교신기의 배경을 보면, 말소리는 담장 밖을 넘어가서는 안 되고, 남편이 아무리 첩을 사랑해도 겉으로 내색해서는 안 되며, 박식하여도 아는 것을 티 내서는 안 되던 당대의 여성상과는 전혀 달라 기이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해도 좋다’는 것보단 ‘아니해야 한다’는 것이 태반이니, 임신이 족쇄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태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사주당 이 씨가 그러지 않았던가. “뱃속의 자식과 어머니는 혈맥이 이어져 있어서 호흡을 따라서 움직이는데, 기뻐하며 성내는 것이 자식의 성품이 되며, 보고 듣는 것이 자식의 기운이 되며, 마시며 먹는 것이 자식의 살이 되나니, 어머니 된 자가 어찌 삼가지 않으리오(제4장 14절)”라고 말이다. 태교신기가 제안하는 임신부 생활법 1. 귀인(貴人), 호인(好人), 흰 벽옥(碧玉), 공작(孔雀)과 같이 빛나고 아름다운 것을 보아야 한다. 물이 넘치거나 화염에 싸이고 나무가 부러지거나 집이 무너지는 것, 병들고 상한 것, 더럽고 역겨운 벌레들은 보지 말아야 한다. 2. 음란한 풍류, 저잣거리의 떠드는 소리, 부인네의 잔걱정과 술 주정, 분하여 욕설하는 소리, 서러운 울음소리 등은 듣지 말아야 한다. 3. 공경으로서 마음에 두고 혹시라도 사람을 해치며 산 것을 죽일 마음을 먹지 말며, 간사하고 탐하여 도적질하고 시새움하며 훼방할 생각이 가슴에 싹트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4. 말할 때는 모진 소리를 하지 말며, 성나도 몹쓸 말을 하지 말며, 사람을 속이지 말며, 근거가 분명치 않은 말을 전하지 말며, 자기의 일이 아니면 말을 많이 하지 말아야 한다. 5. 임신부가 이미 아기를 가졌으면 부부가 함께 잠자리를 아니하며, 옷을 너무 덥게 입지 말며, 음식을 너무 배부르게 먹지 말며, 너무 오래 누워 잠 자지 말며, 반드시 때때로 가벼운 행보를 하며, 찬 곳에 앉지 말고, 더러운 곳에 앉지 말 것이다. 악취를 맡지 말며, 험한 곳을 건너지 말며, 무거운 것을 들지 말며, 노력이 지나쳐 몸을 상하게 하지 말며, 침이나 뜸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며, 탕약을 함부로 먹지 말며, 항상 마음을 맑게 하고 고요하게 거처하여 온화하고 알맞게 하며, 머리·몸·입·눈이 하나와 같이 단정하게 하여야 한다. 6. 임신부는 일을 맡길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할 만한 일만 가려 해야 한다. 반찬 만드는 일을 조심하여 그릇이 떨어져 깨지게 하지 말며, 물과 국물이 찬 것을 손에 대지 아니하며, 날카로운 칼을 쓰지 말며, 자르기를 반드시 바르게 하여야 한다. 7. 잠잘 때는 엎드리지 말며, 몸을 굽히지 말며, 몸을 드러내 눕지 말며, 한더위와 한추위에 낮잠 자지 말며, 배불리 먹고 자지 말며, 만삭이 되면 옷을 쌓아 옆을 고이고, 밤의 절반은 왼쪽으로 눕고 밤의 절반은 오른쪽으로 눕는 것으로써 법도를 삼아야 한다. 8. 앉을 때도 단정히 옆으로 기울이지 말며, 바람벽에 기대지 말며, 두 다리를 뻗고 앉지 말며, 걸쳐 앉지도 말며, 마루 가장자리에 앉지 말며, 앉아서 높은 곳의 물건을 내리지 말며, 서서 땅에 있는 것을 잡지 말며, 왼편의 물건을 오른손으로 잡지 아니하며, 오른편의 물건을 왼손으로써 잡지 아니하며, 어깨너머로 고개를 돌려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9. 임신부가 서거나 다닐 때는 한쪽 발에만 힘주지 말며, 위태로운 곳을 밟지 말며, 기울어진 샛길로 다니지 말며, 급히 달리지 말며, 뛰어 건너지 말아야 한다. 10. 임신부는 과일 모양이 바르지 않으며 벌레 먹은 것을 먹지 않으며, 썩어서 떨어진 것을 먹지 않으며, 익지 않은 열매와 푸성귀를 먹지 않으며, 찬 음식도 먹지 않으며, 빛깔이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으며, 냄새가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으며, 때 아닌 것을 먹지 않으며, 고기가 많아도 밥보다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자식이 단정하기를 바라거든 잉어를 먹으며, 자식이 슬기롭고 기운 세기를 바라거든 소의 콩팥과 보리를 먹으며, 자식이 총명하기를 바라거든 해삼을 먹으며, 해산(解産)에 임해서는 새우와 미역을 먹는다. 11. 임신부가 해산에 당도하면 음식을 충분히 먹고, 천천히 다니기를 자주 하며, 잡사람을 만나지 말며, 아이를 돌볼 사람은 반드시 가려서 정하고, 아파도 몸을 비틀지 말며, 뒤로 비스듬히 누우면 해산하기 쉽다. 자식을 낳는 아버지의 도리 부부가 되거든, 매일 공경하는 마음으로 서로 대하여야 하며, 행여 상스럽거나 우스갯소리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 한 지붕 아래나 침상 위에 단둘이 있을 때라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으며, 부부가 거처하는 방이 아니면 함부로 드나들지 말며, 몸에 질병이 있으면 잠자리를 같이하지 말아야 한다. 임신부를 대하는 도리 벗과 더불어 오래 있어도 오히려 그의 사람됨을 배우거늘. 자식이 어머니로부터 칠정(七情: 인간의 기본적인 7가지 감정. 즉, 희·노·애·락·애·오·욕)을 닮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때문에 임신부 곁에는 항상 선한 사람을 두어 거동을 돕고, 마음을 기쁘게 하며, 본받을 말과 법으로 삼을 만한 일을 귀에 끊임없이 들려줘야 한다. 그러고 나면 게으르고 사벽한 마음이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선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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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 후 불청객, 임산부가 알아야 할 산후합병증
- 출산의 기쁨도 잠시, 방심한 사이에 찾아오는 것이 산후합병증이다. 출산 이후 산후조리를 소홀히 할 경우, 산후합병증은 더욱 쉽게 찾아온다. 산모에게 발생하는 합병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산후출혈 자연분만에서 500mL, 제왕절개에서 1,000mL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면 산후출혈이라 진단한다. 산후출혈은 일반적으로 산후 24시간 이내에 일어나지만, 수태 산물이 남아 있으면 산후 수 주까지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24시간 이내에 출혈이 일어났을 경우는 산모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시기이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가능하다. 산후 출혈의 원인은 자궁이완증, 수태 산물의 잔류, 유착태반, 자궁경부열상 등이 있고 그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자궁근내막염 자궁근내막염은 자궁벽을 침범하는 세균감염이다.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 환자들에게서 흔하나 자연분만을 했더라도 태반 수기 제거술을 하는 경우 발견할 수 있다. 분만 후 5~10일에 흔히 일어나고 자궁근내막염 환자는 자궁압통을 호소한다. 수태 산물의 잔류가 감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유방염 유방염은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환자의 피부 세균충이나 신생아의 구강 세균충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이다. 무르거나 갈라진 유두로 세균이 들어가 증식해서 감염을 일으킨다. 모유 수유를 하면 대부분 유방에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유방염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으나 모유 수유로 인한 통증은 유방 전체에 광범위한 압통을 느끼는 반면 유방염 통증은 부분적으로 압통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홍반이 생기거나 열이 난다면 유방염을 의심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 산후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혹은 신생아에 대한 심리적 스트레스, 산후의 수면 부족 등에 의해 기인되는 산후우울증은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거나, 신생아를 관리할 수 없다고 느껴 자살을 생각하는 등 그 증상이 다양하다. 일시적 산후우울증 환자는 잘 돌봐주고 용기를 돋워주면 보통 자연 치유되지만, 심한 산후우울증은 정신병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전문 상담가의 처방이 필요하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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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진 02-17 18:52
펫로스 증후군, 가족을 잃은 슬픔을 해결하는 방법은?
가족의 구성원이며 일상의 감정을 공유하는 대상, 반려동물. 이러한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오는 상실감은 정신질환으로 연결될 만큼 큰 것이다.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통한 상실감이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 ‘펫로스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위로받지 못하는 슬픔 1980~90년대에 반려동물이라 하면, 마당에서 키우던 개를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주거환경의 변화로 집 안에서 키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의 의미는 더욱 각별해졌다. 더불어 1인 가구와 고령화에 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도 늘어났다. 해마루케어센터의 김선아 센터장은 “2000년도 초반에 반려동물 붐이 일었었다. 그때 분양받았던 동물들이 이제 가족을 떠났거나 떠나기 시작하면서 최근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라며 “당시에 분양받았던 동물들이 ‘첫 반려동물’인 경우가 많아 애정이 각별한데 반해, 이별에 대한 대처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특히,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동물이 죽었다고 뭐 저렇게까지…’라는 사회적 시선이 남아 있다 보니, 슬픔을 정상적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위로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상태가 병적인 심리상태로 이어져 ‘펫로스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감대 형성 중요 ‘펫로스 증후군’은 단순히 키우던 동물을 잃은 슬픔 이상의 상실감을 가져온다. 우울증과 유사한 식욕부진, 무기력, 수면장애 등이 주요 증상이다. 지난 2012년 부산에서는 한 40대 여성이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선아 센터장은 “펫로스 증후군은 혼자 슬픔에 갇혀 있기보다 비슷한 경험을 했던 이들을 찾아 대화하고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주변에서 마음을 털어놓을 대상을 찾기 어려울 경우, 관련 동호회나 모임에 참가하거나 정신과 진료를 추천한다”라고 조언했다. 펫로스 증후군은 타인의 시선에 움츠러들고 소통하지 않으면 더욱 악화되는 병이다. 이에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을 찾아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문. 해마루케어센터 김선아 센터장 -
임준 02-04 11:42
박정우, 윤영분 씨의 러브스토리 “장애는 사랑으로 감싸 안을 뿐이다”
지체장애 2급 장애인인 박정우 씨는 ‘컴퓨터 조립’종목에서 2011년 서울과 2016년 프랑스 보르도 대회까지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능장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의 곁에는 그의 아내 윤영분 씨가 있었다. “견딜 수 있는 아픔은 이미 아픈 게 아닌 거잖아요. 그냥 아팠던 거지요” 취재진은 박정우 씨와 아내 윤영분 씨를 만나기 위해 용인의 한 카페에 도착했다. 박정우 씨는 행사 일정 관계로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아내인 윤영분 씨가 먼저 나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윤 씨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림픽보다 멜로드라마에 빠지다 아내 윤영분 씨는 남편 박정우 씨가 연락도 없이 약속 시간까지 오지 않는다며 초조해했다. 그런 윤 씨에게 “괜찮다”며 함께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편한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풀었다. 10년을 넘게 살아도 항상 전화하고 남에게 폐를 절대 끼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윤 씨의 모습이 진실해 보였다. 윤 씨는 쾌활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섬세하고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남편이 18살 때, 병이 찾아왔어요. 사고도 아니고 자고 일어나니까 몸이 아프기 시작한 거죠. 당시 어머님이 시어머니의 간호를 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하시다가 뒤늦게 심각한 병임을 아시게 된 거예요. 양방, 한방에 굿판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대요. 이미 뼈 마디마디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녹아내리는, 죽음보다 더한 아픔을 견디며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모습이 되었어요. 그렇게 남편은 고통을 견디면서 ‘제발 다리는 자르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대요. 결국, 무릎을 잘라 인공관절을 심었고 대퇴부까지 병마가 침투해 오른쪽 고관절까지 인공관절로 치환해야 했어요.” (윤 씨) 한 집안에 환자가 둘이었으니 박 씨 가정의 경제적인 사정은 매우 어려워졌고, 박 씨는 작은 방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던 중 한 병원에서 신약 임상시험 권유를 받았고 다행히 신약이 몸에 맞아 증세가 호전되었다. 하지만 정상으로 돌아오기에는 이미 늦은 후였다. 결국, 척추가 녹아 휘어서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하는 2급 중증 지체장애인이 되었다. 그렇게 육체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박 씨와 마음의 상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윤 씨가 만난 것은 무궁화전자에서였다. “무궁화전자는 직원 대부분이 장애를 가지신 분들이세요. 그곳에 사무직 직원으로 취업한 저는 정상인이었기에 그런 분위기가 낯설었고 몸이 아프다는 게 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들을 보며 저 자신이 점차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약을 한주먹씩 먹으면서도 보약이라며 웃어 보이는 분, 기저귀를 차고앉아서 일하며 그로 인해 또 질환에 시달려야 하는 분. 온갖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도 쾌활함을 잃지 않는 이들을 보면서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생각들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한 거예요. 저들은 평생 짐처럼 자신의 아픈 몸을 견디며 살아가는데, 사지 멀쩡한 저는 제 머릿속 생각을 지워버리면 그만인 거잖아요.” (윤 씨) 그런 환경 속에서 유독 윤 씨에게 환한 빛같이 다가온 이가 있었다. 유독 눈빛이 초롱초롱 맑게 빛났던 남편, 박정우 씨였다. 컴퓨터를 비롯해 각종 기기에 훤히 밝은 박 씨는 윤 씨가 사무일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환한 미소로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졌고 어느새 연인 사이로 발전해 있었다. “제가 남편과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는 저를 아끼는 주변 분들이 울면서 반대했어요. 무서운 병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생 병수발 들면서 살 거냐고요. 하지만, 사람들은 남편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지 못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도요. 남편이 저에게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안 아픈 거 말고 다른 행복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줘서 고맙다고요. 그때 전 슬프지 않은데도 눈물이 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윤 씨) 인간 박정우의 삶에 매료되다 윤 씨와 이야기하는 중에 박정우 씨가 도착했다. 박 씨는 2층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휠체어에 의지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청와대 일정이 늘어나서 미처 전화할 수가 없었다며 굉장히 미안해했다. 한 눈에도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의 박 씨를 대면하자 금세 분위기가 밝아졌다. “아내를 만나 안정된 삶을 찾았어요. 혼자 살면서 제 몸 하나 간수하기도 어려웠는데, 아내가 제 인생의 대들보가 되어주었어요. 저를 꽉 잡아주는 고마운 존재에요. 아내와 함께 살며 처음으로 아내의 무릎에 머리를 누이던 때가 기억나요. 너무나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내가 볼에 뽀뽀를 해줬어요. 그때 감동해서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어요.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박 씨) 그렇게 부부는 12년을 함께 살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 이유가 되었다. 물론 다른 부부들처럼 의견차이도 있고 가끔 싸우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서로의 사랑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2달의 한 번씩 박 씨가 맞는 독한 약들을 생각하면, 항상 정신이 번쩍 들고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를 새삼 깨닫는다고 한다. “몸이 불편하긴 하지만, 아내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부지런히 움직여요. 집안일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아내는 깔끔한 성격이라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거든요. 저는 아내 덕분에 더 깔끔해졌고 아내는 저와 살면서 좀 더 여유로운 성격이 되었어요.” (윤 씨) 윤 씨는 남편인 박 씨가 남을 잘 배려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혼자가 아닌, 다 같이할 수 있는 일을 항상 생각한다고 한다. 윤 씨가 보여준 박 씨의 메모장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아픔은 상처를 남기고, 그 상처는 아픔을 기억하지만, 마음속까지 상처를 남기면 안 된다. 몸이 장애를 입었다고 정신까지 장애를 입으면 안 된다” - 박정우 메모장 삶 자체가 금메달 2016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박정우 씨. 2011년 서울에서 열린 제8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을 준비하고 출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저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좋아요. 이번 프랑스 올림픽에서는 갑자기 대회 재료들이 바뀌어 많은 참가선수가 당황했죠. 하지만 저는 그런 상황이 오히려 재밌었어요. 새로운 방식을 찾아 창의적으로 하면 되니까요.” (박 씨) 박 씨의 금메달은 박 씨만의 것이 아니다. 그 옆에서 더 힘든 과정을 이겨냈어야 했을 아내 윤 씨와 함께 이뤄낸 성과인 것이다. 윤 씨는 지나치게 일에 몰입하는 남편이 항상 염려스럽다. “참 신기한 게 남편은 어느 순간에도 노여워하거나 좌절하지 않아요. 실낱같은 희망만 있어도 크게 웃을 줄 아는, 영혼이 맑고 순수한 사람이에요. 죽음의 직전까지 갔고 두 달에 한 번씩 약을 먹으면서 엄청난 고통을 견디면서도 삶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잃지 않아요.” (윤 씨) 작년 가을, 부부는 새로운 모험을 떠났다. 함께 문경새재 정상에 올라간 것이다. 윤 씨는 남편을 만나기 전 등산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남편을 만나고 등산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문득 ‘안 될 이유가 뭐지?’라는 생각이 윤 씨에게 들었다. 부부는 타인의 도움을 모두 만류하고 두 사람만의 힘으로 5시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분 가고 1분 쉬고 하는 식이었다. “정상에 올라 어머니에게 영상통화로 전화했어요. 이 멋진 광경을 보시라고요. 이 산의 정상에 당신의 아들이 올라와 있다고요. 이 좋은 것을 보지 못하고 살았다면 얼마나 억울했을 뻔 했냐고요. 땀을 엄청나게 흘리고 있었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단풍이 정말 장관이었어요.” (박 씨) 19년을 함께 보듬고 살아온 부부. 물 한 잔도 상대를 위해 먼저 떠주는 부부는 소박한 삶을 함께 나누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이후 아내 윤 씨에게 메일이 한 통 왔다. 윤 씨가 보낸 글 안에 에디터는 담을 수 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다. 아침에 출근하는 그에게 물었어요. 그 아픔을 어떻게 견디느냐고. 남편이 그러데요. 아픔은 견디는 게 아니라고. 그 말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요. 맞아요. 견딜 수 있는 아픔은 이미 아픈 게 아닌 거잖아요. 그냥 아팠던 거지요. 언론에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있지요. “장애를 극복하고…” 하지만 그 사람이 늘 하는 얘기가 있답니다. 장애는 극복되는 게 아니라고요. 설명하긴 어렵지만, 장애는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해요. 남편은 장애를 극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장애에 몸을 맞춰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 같아요. “장애를 어떻게 극복하셨어요?”라는 질문이 참 가혹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뼈 마디마디가 녹아내리는 그 고통을 “어떻게 견뎠냐”고 묻는 질문 자체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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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03-09 08:00
디톡스부터 화이트닝까지, 레몬으로 예뻐지기
혀끝에 짜릿한 시큼함을 선사하고 요리에 첨가되어 풍미를 돋워온 레몬이 뷰티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뷰티 셀럽들의 레몬 활용법을 살펴봤다. 스타들의 뷰티 비법: 레몬 탄산수 & 레몬 소주 소녀시대 멤버 유리가 수시로 마신다는 레몬 탄산수. 레몬의 과즙을 탄산수와 1:1 비율로 섞어주면 된다. 4일만 마셔도 피부가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한다. 배우 하지원은 레몬 소주를 자신의 뷰티 비법으로 뽑았다. 병에 소주 1병, 탄산수 1/2, 레몬즙, 꿀 조금을 넣으면 레몬 소주 완성이다. 알코올이 당길 때 레몬 소주를 한 잔씩 마신다고. 독소 배출 기본 공식: 레몬 디톡스 음료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필요한 독소 배출. 독소 배출의 대명사로 꼽히는 과일은 역시 레몬. 몸속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해독 작용을 돕는 데 탁월하여 체중 감량 및 피부미용에 유용하다. 더불어 아토피,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레몬 디톡스 음료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화이트닝과 피부 트러블 완화 : 레몬 팩 레몬은 미백과 색소침착에 좋은 과일이다. 레몬에 들어있는 성분 헤스페라딘은 미백과 홍조를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다. 배우 이하나는 피부관리실에 갈 시간이 없을 때 레몬즙과 바나나, 밀가루, 계란 등을 섞어 만든 천연팩으로 피부 관리를 한다고 한다. 레몬 껍질로 팩을 한다? 한 외국 여성이 페이스북에 선보인 ‘레몬 껍질 팩’이 최근 화제를 모았다. 레몬의 씨를 발라내고 과즙을 완전히 짜준 뒤 그 안에 소금을 넣는다. 그것을 얼굴에 문지르고 비빈 다음 스팀타월로 닦아낸다. 이를 통해 여드름 완화와 블랙헤드 및 각질 제거에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레몬은 산성 성분이 강한 과일로 개인의 피부 상황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레몬 껍질과 소금으로 각질 제거를 하는 경우, 따갑고 트러블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레몬으로 팩을 할 경우에는 먼저 손등에 발라서 자기 피부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레몬 자체보다는 레몬즙을 이용하는 것이 낫고, 상황에 따라서 우유나 꿀을 첨가해서 만들어도 좋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
김수석 02-25 16:15
헤어디자이너 차홍의 매일이 새로운 셀프 헤어스타일링
매일 똑같은 헤어스타일에 질린 당신.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헤어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지만, 매번 살롱에 가기는 부담스럽고 혼자서 스타일링할 재주도 부족하다면 주목하자. 헤어스타일리스트 차홍이 미용실에 가지 않고도 화려하게 변신시켜주는 팔색조 셀프 헤어스타일링 비법을 알려준다. 헤어라인 보완해 작고 예쁜 얼굴 만들기 얼굴형은 모든 디자인의 기본으로, 메이크업을 할 때도 티셔츠를 한 장 살 때도 꼭 생각해야 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나의 얼굴형을 정확히 알아야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으로 살려야 할 부분들을 알게 된다. 둥근형 둥근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을 갸름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긴 머리를 할 때는 정수리 부분 윗머리의 볼륨을 살려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자연스럽게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긴 얼굴형 세로의 비율이 긴 경우이다. 이런 얼굴형은 이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자칫 나이 들어 보이기도 쉽다. 생머리의 단정한 스타일은 세로선을 더 강조해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미디엄 헤어는 얼굴 길이를 더욱 부각시키므로 턱라인에 닿는 단발이나 긴 머리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린다. 각진형 레이크 벨처럼 서양에서는 턱과 광대가 부각된 얼굴형을 미인형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동양에서 보편적으로 말하는 미의 기준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편. 각진 얼굴형은 섹시하고 매력적인 얼굴형이지만 때론 강해 보이는 인상을 주며 얼굴의 면적이 넓어 보일 수 있다. 생머리일 경우 강한 느낌을 줄 수 있어 부드러운 컬링 헤어를 연출하면 인상이 한결 온화해진다. 그러나 컬이 많은 헤어는 각진 얼굴형을 더 강하게 부각시키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달걀형 헤어라인-눈썹, 눈썹-코끝, 코끝-턱 끝까지의 비율이 1:1:1인 경우의 얼굴이다. 가장 이상적인 얼굴형으로 5:5 가르마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지만, 3:7 정도의 가르마가 가장 적당하다. 같은 달걀형이라도 개개인의 이목구비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에 따라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어야한다. 차홍의 팔색조 묶음머리 스타일링 묶음머리라고 다 같은 스타일이 아니다.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 고무줄 없이도 간단하게 연출할 수 있는 포니테일부터 시선을 위로 끌어올려 얼굴형까지 V라인으로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업두 헤어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해보자. 로우포니테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급하게 출근했을 때 즉석에서 단정하게 할 수 있는 머리이다. 부스스한 아침잠녀에서 단아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변신이 가능하다. 1 머리를 옆으로 힘 있게 잡아준다. 2 다발의 윗부분, 즉 두상 쪽에서 머리 절반을 들어 공간을 만들어준다. 3 공간 안쪽으로 머리 다발 전체를 넣는다. 4 고리를 통과한 머리 다발을 잡아당겨 고정시킨다. 차홍's Tip “머리가 길 때 더 잘 됩니다. 집에서 응용할 때는 꼬임이 들어간 부분에 하드한 스프레이를 뿌려 고정해주면 더 오래가요.” 시선을 위로, 발레 업두 올림머리는 예쁜데 바쁜 아침 시간에는 그것마저 귀찮을 때가 있다. 그래서 올림머리 스타일 중 발레 업두 스타일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팁을 추천한다. 발레 업두는 디자인 디테일이 위로 올라가서 시선이 자연스레 위로 향하기 때문에 턱선을 V라인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고무줄 하나로 예쁜 뒷목과 V라인까지 살려주는 발레 업두에 도전해보자. 1 정수리 부분까지 높게 머리를 끌어올려 준다. 2 얇고 힘 있는 고무줄로 머리를 묶는다. 단, 다 묵지 않고 세 번 정도 묶고 고무줄의 여분이 조금 남아 있을 때 모발의 반을 접듯이 상투 모양으로 만들어 마무리한다. 3 상투 부분을 손으로 잡고 남은 모발을 힘을 주어 돌려준다. 4 계속 돌리다가 모발 끝의 여분이 조금 남았을 때 고무줄 안으로 끼워 넣어주면 된다. 차홍's Tip “보통 머리를 풀어야 얼굴이 작아 보인다고 생각하는데요. 얼굴이 크거나 각진 사람일수록 머리를 묶어주는 것이 얼굴형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물체가 어두운 바탕 위에 있을수록 더 선명해 보이듯 모발을 풀고 있으면 얼굴 윤곽이 더 선명하게 살아나는 대비 효과 때문이에요. 발레 업두처럼 무게감과 시선을 다른 곳으로 고정할 수 있는 헤어가 효과적입니다. 또한, 머리를 묶을 때 두꺼운 머리끈보다 얇고 탄력 있는 머리끈이 힘이 좋고 디테일을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머리를 묶었을 때 끈이 많이 보이면 세련된 느낌이 반감되지요.” 피부까지 텐션 업! 백콤 하이 포니테일 하이 포니테일은 시선이 위로 머물러 얼굴을 V라인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모발을 위로 힘 있게 묶어줌으로써 눈과 피부에 텐션을 주어 피부 리프팅 효과까지 있는 스타일이다. 1 꼬리빗을 이용해 깨끗하게 빗질한다. 2 모든 모발의 결을 깨끗하고 힘 있게 끌어올려 정수리 부분까지 높게 묶어준다. 3 묶은 모발 중 소량을 빼서 고무줄을 감춰준 뒤 실핀으로 고정한다. 4 모발 다발의 반을 나누고 백콤을 넣어 풍성한 볼륨감을 형성해주고, 표면 부분은 살살 빗질하여 매끄럽게 정리하면 완성이다. 차홍's Tip “백콤으로 형성한 뒷머리의 볼륨감으로 얼굴이 작고 갸름해 보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요.” 건강한 두피를 만드는 실전 헤어 팁 건강한 두피가 곧 아름다운 머릿결을 만든다. 이에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두피 관리를 소개한다. 1 두피를 위한 샴푸 비법 머리를 감을 때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손끝 마디로 두피를 천천히 돌려가며 마사지한다. 물로 여러 번 헹궈 불순물을 말끔히 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머리를 감는 주기는 이틀에 한 번이 가장 좋지만 실천하기 어렵다면 하루 한번을 권장한다. 그리고 꼭 자신의 두피 상태에 맞는 제품을 써야 한다. 2 머리를 감는 것만큼 잘 말리는 것도 중요 젖은 머리에는 외부 먼지, 노폐물이 더 쉽게 달라붙고 그것들이 쌓이면 세균 번식이 쉬워진다. 노폐물이 모공을 막지 않도록 두피 속까지 말려줘야 하며, 끝이 동그란 브러시로 두피를 자극시켜 혈액순환이 되게 해야 한다. 두피를 바짝 말리지 않을 경우 유수분 밸런스가 깨져 비듬을 유발할 수 있다. 3. 모발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모발이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처럼 노화가 진행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 전용제품을 사용하며, 자외선 지수가 심한 날에는 모자나 양산을 이용하자. 단, 타이트한 모자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두피에 좋지 않으니 여유 있는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제공. 시드페이퍼 -
김정아 02-19 18:58
(칼럼) 회식과 모임으로, 지친 피부를 위한 관리법
연말부터 연초까지, 직장인들에게 피부는 비상이다. 회식과 모임에 자주 나가다 보면 나날이 피부가 생기를 잃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들은 늦은 밤, 술자리가 끝나고 귀가해 메이크업을 한 채로 잠들어 버리는 경우도 많아 피부는 점점 나빠진다. 늘어난 술자리는 피할 수 없고 푸석해지는 피부가 걱정된다면, 다음 피부 건강 팁을 숙지하도록 하자. 음주 이후 충분한 수분 보충이 중요 술을 마실 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술을 마시는 중간에 수분을 계속 섭취할 경우 자연스레 알코올의 양을 줄여줄 뿐 아니라 안주 섭취도 줄어 체중 증가를 막아준다. 또한, 배뇨작용을 도와 알코올의 체외 배출을 촉진해 술도 덜 취하고 빨리 깨게 된다. 충분한 수분은 피부의 신진대사도 원활하게 하므로 알코올로 인한 피부의 피로 현상도 줄여줄 수 있다. 음주 전에는 우유, 안주는 담백한 것 위주로 음주 전·후에 어떠한 음식을 먹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술을 마시기 전에 우유나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을 먹으면 위벽을 보호할 수 있다. 안주로는 두부나 생선 등의 저지방, 고단백 음식을 먹으면 덜 취하고 피부에도 도움이 된다. 어쩔 수 없이 기름진 고기류의 음식을 먹어야 할 경우, 상추, 깻잎 등의 야채류를 충분히 곁들이는 것이 좋다. 귀가 후 딥 클렌징과 트러블 응급처치는 필수 피부를 위해서는 특히 음주 후 케어가 중요하다. 술에 취해서 씻지도 않고 그대로 잠자리에 드는 것은 피부에 대한 가장 큰 무례이다. 철저한 이중 세안으로 피부 노폐물을 제거하고 에센스로 수분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과음하게 되면 잘 씻지 못하고 자는 것도 문제이지만,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 피부는 예민해지고 건조해진다. 이런 경우 세안 후 화장 솜에 수분 에센스를 적신 후 피부에 10분 정도 붙여 주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콜라겐 팩이나 수분 팩을 10분 정도 붙였다 뗀 후 저자극성 토너를 부드럽게 두드려주는 것도 좋다. 연말, 연초 술 소비량은 연간 소비량의 50%에 육박할 정도라고 한다. 어라, 마셔라 술잔을 돌리다 피부가 나빠져 병원을 방문하는 20, 30대 환자들이 늘고 있다. “다크서클이 허리까지 내려왔어요” 혹은 “여드름이 장난 아니에요”, 혹은 “딸기코가 되었어요”라고 호소하면서 진료실로 들어온다. 인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러는 사이 피부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팁을 기억한다면 피부도, 건강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
김정아 02-10 12:13
(칼럼) 각질, 내 피부에 맞게 관리하기
겨울철에는 화장을 해도 제대로 스며들지 않고 피부가 메말라 보이기 일쑤다. 이는 건조함으로 인한 ‘각질’ 때문. 그렇다고 아무 각질 제거제나 사용했다가는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거나 따가움을 호소할 수 있다. 이에 피부 타입에 따라 적합한 각질제거제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각질제거 방법은 물리적인 방법과 화학적인 방법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클렌징타올 및 패드와 같은 패브릭 종류로 얼굴을 문지르거나 알갱이가 함유된 스크럽으로 밀어내는 것이고, 후자는 산(Acids)성분이 함유된 AHA(α-Hydroxyacids), BHA(β-Hydroxyacids)제품으로 각질을 가볍게 녹여내 제거하는 방법이다. 민감한 건성 피부에는 셀룰로오스가 함유된 필링젤을 피부 상태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각질제거 방법은 모두 다르다. 민감한 건성 피부라면 셀룰로오스(Cellulose)가 함유된 필링젤을 권한다. 필링젤의 섬유질은 흡착력이 좋고, 자극이 거의 없어 민감한 피부도 가볍게 사용할 수 있다. 필링젤을 효과적으로 바르려면 얼굴에 적당량 도포한 후 살짝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수분이 많으면 각질이 좀처럼 밀려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순서는 손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먼저 한 손으로 피부를 팽팽하게 잡아당긴 다음 다른 한 손으로는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살살 밀어낸다. 이때 각질이 지우개 가루처럼 뭉쳐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필링젤은 제품에 따라 알코올 함유량이 높은 경우(에탄올이 성분표 앞에 쓰여 있으면 함량이 높다는 뜻)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지고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성분표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복합성 피부에는 흑설탕이 특효 복합성 피부의 경우 흑설탕 알갱이가 함유된 브라운슈가스크럽을 권장한다. 이는 대부분 오일 베이스로 되어 있어 보습 효과는 물론, 물에 의해 서서히 녹아들며 각질이 제거되기 때문에 다른 스크럽 입자에 비해 자극이 현저하게 적다. 반면 살구씨 가루나 플라스틱 비즈 알갱이가 함유된 스크럽 입자는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고, 눈에 들어갈 경우 각막 손상 등의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브라운슈가스크럽을 사용할 때는 피부에 물을 흠뻑 묻혀주어야 아프지 않다. 또한, 힘을 과도하게 주어 문지르면 물에 녹기 전 거친 입자가 피부를 붉게 만들 수 있으니 힘을 빼고 부드럽게 문질러야 한다. 지성 피부에는 ‘AHA, BHA 제품’ 끝으로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 많은 지성 피부라면 AHA, BHA 제품을 추천한다. 특히 BHA 성분의 대표적인 살리실산(Salicylic acid)은 모공 속까지 뚫고 들어가 각질비후현상을 해결해주는데 탁월한 성분으로, 잠재적인 트러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보통 실리실산이 1% 이상 함유된 제품이 효과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화장품법에 의해 0.5%로 제한되어있다. 하지만 0.5% 함량이라도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사용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살리실산은 두통약으로 유명한 아스피린의 주성분이므로 아스피린에 이상 반응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AHA 성분이 함유된 각질제거제가 있다. AHA는 4% 이상부터 각질 제거 효과가 있으며, 그 이하는 보습 성분으로 분류된다. 산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pH가 중요한데 pH 3~4 정도가 되어야만 각질 박리가 가능하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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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 03-24 11:00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출산장려 현장 탐방기
저출산 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없고 노인 인구만 늘어나는 세상. 미래가 없는 국가와 사회. 탄생의 희망보다는 죽음이 주류가 된 시대가 온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국가라는 정체성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들이 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출산장려의 현장, 그중에 한곳을 탐방해 보았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의 꽤 커다란 규모에 잠시 놀랐다. 안내를 보니 지하 2층, 지상 5층 전관을 쓰고 있었다. 1층 어린이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산모와 관련된 시설들로 산후조리원을 중심으로 클리닉과 운동실, 교육실과 다양한 부대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 구립 수준의 기초 자치구로는 전국 최초로 세워진 산모건강증진센터라고 한다. 규모와 시설 면에서 뛰어났다. 산모들을 위한 원스탑(one-stop) 시스템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저출산 관련 출산 장려 정책에서 우수사례로 뽑힌 곳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송파구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하여 2014년 개관하였는데, 안정적인 운영으로 주민 호응도가 꽤 높다고 한다. 센터 내 산후조리원은 여타 민간 혹은 병원 부설 조리원에 비해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높은 수준이며 그에 비해 낮은 가격을 받고 있다. 예약자가 밀릴 정도로 구내 주민들에게 호응이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센터가 훌륭한 것은 임신에서 출산 이후까지 관리할 수 있는 산모들을 위한 ONE-STOP 시스템이다. 임신여성이 출산까지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곳에서는 그 과정에 대한 관리와 가이드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기본 검사는 물론이고 산모에 필요한 교육도 잘 정비되어 있다. 출산에 대한 두려움은 산후조리원에서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다. 출산 이후에는 모유수유나 가족들이 같이 양육하는 법에 대한 프로그램들이 갖춰져 있었다. 임신과 출산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관리나 시스템이 없다는 것에 항상 힘들어한다. 안내서나 동영상들이 나와 있고, 민간 병원에서도 안내하지만, 그것을 종합적으로 묶어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곳은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산모나 가족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이중 삼중으로 에너지를 소모한다. 공공서비스로 출산장려의 길을 열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고용의 불안정, 부동산의 폭등으로 인한 내 집 마련의 어려움, 사회 진출과 만혼의 증가, 맞벌이 부부의 출산 후 육아에 대한 부담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는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비용과 책임에 대해 그다지 절실함이 없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모든 불만이 정부와 지자체로 향한다. 가장 기본적인 사회의 안전망을 지켜내야 하는 정부와 지자체는 무엇보다도 재원 마련이 힘든데, “송파구는 타구에 비해 넉넉하지 않으냐”라고 맘스 클리닉의 신윤희 주무관에게 물었다. “우리 기관이 외부에 많이 알려져서 타구나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많이 오세요.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고충은, 이렇게 독립된 건물과 시설로 시작하기 너무 어렵다 보니 기존의 시스템에 같이 묶어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는 거예요. 최근에 모자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자치구별로 산후조리원을 개설할 수 있게 되었는데, 관심은 많지만 운영에 대한 실제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거죠.” 송파가 타구에 비해 지원이 많긴 하지만, 단독 사원의 40여 개 산전·산후 프로그램을 매일 돌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맘스 클리닉의 경우, 8명 정도의 직원이 있다고 한다. 간호사와 운동 클리닉 지도사, 영양사, 산부인과 의사 등을 포함하고 산후조리원의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민간 산부인과에서 일해 봤는데, 전 이런 공공서비스가 너무 바람직하고 보람이 돼요. 이곳에 오면서 산모들에게 양질의 무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모유 수유를 지속적으로 저희 센터와 구내 기관에 홍보하고 그것을 통해 산모와 신생아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것도 매우 보람되고요. 맞벌이 산모를 위해 조부모님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해요. 주말에는 산모와 남편이 함께 와서 같이 교육받기도 하는데, 교육을 받은 가정은 모유 수유나 그 밖의 육아에 대해 어렵지 않다고 말씀해 주세요” 출산장려, 먼 곳에 있지 않다 센터를 돌아보니,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땀 흘리며 건강을 찾아가며 산모들, 쿠킹클래스를 통해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며 미소 짓는 산모들, 그림 수업을 통해 진지하게 자신을 찾아가는 산모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며 ‘왜 진작 이런 기관이 설립되지 않았는지’ 의아함이 들 정도였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저출산 고령화 대책이라고 했을 때, 본 센터를 모델로 삼아 지자체와 중앙정부, 그리고 기업이 하나로 묶여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산모건강증진센터가 생기고 송파로 이사 오고 싶다는 분들도 생기고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이 많아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고향이라는 개념이 없고 지역사회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려운 요즈음, 젊은 부부들에게 이러한 생활 밀착형 기관들, 특히 사회 저변을 떠받치는 출산장려와 관련된 기관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국가의 정책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다. ‘이런 생활밀착형 기관들이 계속 생겨난다면 세금 내는 보람이 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로컬 개념의 생활형 문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요즈음,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처럼 산모를 위한 원-스톱 기관의 성공적인 운영이 바람직해 보였다. 더불어 한 사람의 일생이 지역사회에서 해결되어 애착심을 가지게 되는 생애 주기별 원-스톱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촬영협조.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
김정아 03-23 10:00
홈스쿨링 10년 프로젝트, 작가 ‘유진’을 만나다
<지드래곤을 읽다>, <책구경>, <아빠의 페미니즘>,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의 작가 유진. 학교가 아닌 작업실로 출근하고, 독서를 하다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차를 끓여 마시고, 탁구를 치고, 부모님과 난로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진의 일상이자 (인생)공부법. 세상을 읽고 기록하고 말하다 자유로운 공부를 하고 싶었던 유진은 그 생각을 부모님과 나눴고, 굳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 대신 ‘10년 프로젝트’란 계획을 세웠다. 13살부터 23살까지의 프로젝트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23살, 유진은 독립할 거라고 했다. 유진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평소 유진의 공부법이었다. 어린 나이에 책을 낸 작가를 키운 교육법은 무엇일까. “선행학습과 검정고시는 하지 않아요. 정해둔 커리큘럼도 없고요. 그래서 홈스쿨링이란 단어를 대신해서 ‘10년 프로젝트’라는 말을 써요. 저의 공부법은 ‘읽기, 쓰기, 말하기’에요. 세상을 읽고, 기록하고, 제 생각을 표현하는 거예요. 일상 속에서 자주 기록을 하고 부모님 혹은 작업실에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죠. 평소 작업실에 출근하면 난로에 둘러앉아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지 회의해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일종의 수업이라 치면, 공부의 양이 엄청난 셈이죠. 입이 바싹 마를 때까지 이야기할 때도 있거든요.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생겼어요.” 지드래곤과 고전소설을 엮어낸 인문학적 재치 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가정이 홈스쿨링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제적인 문제, 현 교육법에 대한 불만족, 아이의 개인 문제 등으로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홈스쿨링은 성공사례들과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의 교육법으로 소개되면서,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진에게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고, 현재를 즐길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홈스쿨링의 장점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거예요. 저의 첫 책 <지드래곤을 읽다>을 펴낸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어요. 장래희망이 작가인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 중 하나가 독서와 글쓰기에요. 학교에 다녔다면 못했을 일들이겠죠.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여러 가지를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10년 프로젝트’의 최종 꿈은 잘 사는 거예요. 풀어서 얘기하자면 ‘멋진 사람이 돼서, 멋진 사람을 만나고, 멋진 시간을 보내는 것’이죠. 제가 도전하고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 제 인생을 잘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공부들이라고 생각해요. 단점이라면, 또래 친구를 만날 기회가 적은 편이에요. 방학도 따로 없고요.” 유진이 출근하는 작업실은 유진 부모님의 직장이자, 부모님과 유진이 개인의 일을 하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입구 문의 페인트칠부터 난로에 때는 장작 쌓기 등 작업실의 인테리어는 세 사람의 공동 작품이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다면 조금은 무리였을 작업이다. 즐겁게 살고 있지만 가끔은 걱정스럽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한 번은 작업실에 아이와 함께 놀러 왔던 어머니가 유진의 10년 프로젝트가 멋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하지만 작업실을 나설 때 또 놀러 오라는 말에는 “아니에요. 우리 애도 학교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드래곤을 읽다>는 유진이 처음으로 낸 책이다. 작가 유진은 17가지의 키워드로 지드래곤을 읽어가며 자기 생각을 담았다. 키워드마다 지드래곤의 음악과 옛 지식인의 고전소설이 묶여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가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쓴 글은 지드래곤이 속한 그룹 빅뱅의 노래 ‘V.I.P’와 엮었다. 친구를 향한 마음은 빅뱅을 향한 VIP(빅뱅 팬클럽)의 마음과 같다고 전하고 있다. 표현 방식이 재미있고 고전을 쓴 방법은 특이하다. 홈스쿨링(10년 프로젝트)이 그녀의 책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 “‘10년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했었죠. 저는 고전소설 읽는 것도 좋아하고 지드래곤도 좋아해요. 이 두 가지를 엮을 생각도,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준비하는 과정도 다 작업실에서 이뤄졌어요. 학교에 다녔다면 아마 책을 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런 시도를 만들어준 것이 10년 프로젝트죠. <지드래곤을 읽다>에서 음악과 고전을 엮는 것은 특이한 시도라 애를 많이 먹기는 했어요. 17가지의 키워드를 뽑을 때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고요. 다양한 샘플 작업 끝에 만들어진 책이에요. 6개월간의 책 작업 중에 부모님과의 대화가 많았어요. 막힐 때마다 많은 도움이 되었죠.” “나는 쌀과자, 강정, 양갱, 곶감을 좋아한다”, “나는 거울 보기를 좋아한다”. 유진의 저서 <지드래곤을 읽다>의 작가 소개 글에 적혀 있는 문장들이다. 유진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잘 알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스스로 찾고 당당하게 도전 중이다. 홈스쿨링이 좋다, 나쁘다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공부법을 구축해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일 것이다. 유진이 계획한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유진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
김수석 03-18 11:14
조선시대 최고의 육아서, 태교신기(胎敎新記)
옛날에는 태교의 도리를 옥판(玉板)에 써서 금궤(金櫃)에 넣어 종묘(宗廟)에 두어서 훗사람의 경계로 삼았단다. 그만큼 태교가 중요시되었다는 이야기다. 흔히 태교를 임산부만의 몫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270여 년 전 남성 중심의 조선에 살았던 여성 실학자 사주당 이 씨(1739-1783)는 “태교는 온 집안이 함께 해야 한다”라는 사실을 전제로 삼고, 태교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태아를 만드는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했다. “스승의 십 년 가르침이 어머니가 임신하여 열 달 기르는 것만 못하고, 어머니가 열 달 기른 것이 아버지가 하루 낳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그의 말처럼 말이다. 태교신기 사주당 이 씨(1739 -1821)가 1800년(정조24)에 아기를 가진 여자들을 위해 한문으로 글을 짓고, 아들인 유희가 음의와 언해를 붙여 1801년(순조1년)에 이루어진 책이다. 태교신기의 배경을 보면, 말소리는 담장 밖을 넘어가서는 안 되고, 남편이 아무리 첩을 사랑해도 겉으로 내색해서는 안 되며, 박식하여도 아는 것을 티 내서는 안 되던 당대의 여성상과는 전혀 달라 기이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해도 좋다’는 것보단 ‘아니해야 한다’는 것이 태반이니, 임신이 족쇄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태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사주당 이 씨가 그러지 않았던가. “뱃속의 자식과 어머니는 혈맥이 이어져 있어서 호흡을 따라서 움직이는데, 기뻐하며 성내는 것이 자식의 성품이 되며, 보고 듣는 것이 자식의 기운이 되며, 마시며 먹는 것이 자식의 살이 되나니, 어머니 된 자가 어찌 삼가지 않으리오(제4장 14절)”라고 말이다. 태교신기가 제안하는 임신부 생활법 1. 귀인(貴人), 호인(好人), 흰 벽옥(碧玉), 공작(孔雀)과 같이 빛나고 아름다운 것을 보아야 한다. 물이 넘치거나 화염에 싸이고 나무가 부러지거나 집이 무너지는 것, 병들고 상한 것, 더럽고 역겨운 벌레들은 보지 말아야 한다. 2. 음란한 풍류, 저잣거리의 떠드는 소리, 부인네의 잔걱정과 술 주정, 분하여 욕설하는 소리, 서러운 울음소리 등은 듣지 말아야 한다. 3. 공경으로서 마음에 두고 혹시라도 사람을 해치며 산 것을 죽일 마음을 먹지 말며, 간사하고 탐하여 도적질하고 시새움하며 훼방할 생각이 가슴에 싹트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4. 말할 때는 모진 소리를 하지 말며, 성나도 몹쓸 말을 하지 말며, 사람을 속이지 말며, 근거가 분명치 않은 말을 전하지 말며, 자기의 일이 아니면 말을 많이 하지 말아야 한다. 5. 임신부가 이미 아기를 가졌으면 부부가 함께 잠자리를 아니하며, 옷을 너무 덥게 입지 말며, 음식을 너무 배부르게 먹지 말며, 너무 오래 누워 잠 자지 말며, 반드시 때때로 가벼운 행보를 하며, 찬 곳에 앉지 말고, 더러운 곳에 앉지 말 것이다. 악취를 맡지 말며, 험한 곳을 건너지 말며, 무거운 것을 들지 말며, 노력이 지나쳐 몸을 상하게 하지 말며, 침이나 뜸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며, 탕약을 함부로 먹지 말며, 항상 마음을 맑게 하고 고요하게 거처하여 온화하고 알맞게 하며, 머리·몸·입·눈이 하나와 같이 단정하게 하여야 한다. 6. 임신부는 일을 맡길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할 만한 일만 가려 해야 한다. 반찬 만드는 일을 조심하여 그릇이 떨어져 깨지게 하지 말며, 물과 국물이 찬 것을 손에 대지 아니하며, 날카로운 칼을 쓰지 말며, 자르기를 반드시 바르게 하여야 한다. 7. 잠잘 때는 엎드리지 말며, 몸을 굽히지 말며, 몸을 드러내 눕지 말며, 한더위와 한추위에 낮잠 자지 말며, 배불리 먹고 자지 말며, 만삭이 되면 옷을 쌓아 옆을 고이고, 밤의 절반은 왼쪽으로 눕고 밤의 절반은 오른쪽으로 눕는 것으로써 법도를 삼아야 한다. 8. 앉을 때도 단정히 옆으로 기울이지 말며, 바람벽에 기대지 말며, 두 다리를 뻗고 앉지 말며, 걸쳐 앉지도 말며, 마루 가장자리에 앉지 말며, 앉아서 높은 곳의 물건을 내리지 말며, 서서 땅에 있는 것을 잡지 말며, 왼편의 물건을 오른손으로 잡지 아니하며, 오른편의 물건을 왼손으로써 잡지 아니하며, 어깨너머로 고개를 돌려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9. 임신부가 서거나 다닐 때는 한쪽 발에만 힘주지 말며, 위태로운 곳을 밟지 말며, 기울어진 샛길로 다니지 말며, 급히 달리지 말며, 뛰어 건너지 말아야 한다. 10. 임신부는 과일 모양이 바르지 않으며 벌레 먹은 것을 먹지 않으며, 썩어서 떨어진 것을 먹지 않으며, 익지 않은 열매와 푸성귀를 먹지 않으며, 찬 음식도 먹지 않으며, 빛깔이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으며, 냄새가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으며, 때 아닌 것을 먹지 않으며, 고기가 많아도 밥보다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자식이 단정하기를 바라거든 잉어를 먹으며, 자식이 슬기롭고 기운 세기를 바라거든 소의 콩팥과 보리를 먹으며, 자식이 총명하기를 바라거든 해삼을 먹으며, 해산(解産)에 임해서는 새우와 미역을 먹는다. 11. 임신부가 해산에 당도하면 음식을 충분히 먹고, 천천히 다니기를 자주 하며, 잡사람을 만나지 말며, 아이를 돌볼 사람은 반드시 가려서 정하고, 아파도 몸을 비틀지 말며, 뒤로 비스듬히 누우면 해산하기 쉽다. 자식을 낳는 아버지의 도리 부부가 되거든, 매일 공경하는 마음으로 서로 대하여야 하며, 행여 상스럽거나 우스갯소리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 한 지붕 아래나 침상 위에 단둘이 있을 때라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으며, 부부가 거처하는 방이 아니면 함부로 드나들지 말며, 몸에 질병이 있으면 잠자리를 같이하지 말아야 한다. 임신부를 대하는 도리 벗과 더불어 오래 있어도 오히려 그의 사람됨을 배우거늘. 자식이 어머니로부터 칠정(七情: 인간의 기본적인 7가지 감정. 즉, 희·노·애·락·애·오·욕)을 닮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때문에 임신부 곁에는 항상 선한 사람을 두어 거동을 돕고, 마음을 기쁘게 하며, 본받을 말과 법으로 삼을 만한 일을 귀에 끊임없이 들려줘야 한다. 그러고 나면 게으르고 사벽한 마음이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선스 구매 -
김수석 03-17 11:06
출산 후 불청객, 임산부가 알아야 할 산후합병증
출산의 기쁨도 잠시, 방심한 사이에 찾아오는 것이 산후합병증이다. 출산 이후 산후조리를 소홀히 할 경우, 산후합병증은 더욱 쉽게 찾아온다. 산모에게 발생하는 합병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산후출혈 자연분만에서 500mL, 제왕절개에서 1,000mL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면 산후출혈이라 진단한다. 산후출혈은 일반적으로 산후 24시간 이내에 일어나지만, 수태 산물이 남아 있으면 산후 수 주까지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24시간 이내에 출혈이 일어났을 경우는 산모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시기이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가능하다. 산후 출혈의 원인은 자궁이완증, 수태 산물의 잔류, 유착태반, 자궁경부열상 등이 있고 그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자궁근내막염 자궁근내막염은 자궁벽을 침범하는 세균감염이다.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 환자들에게서 흔하나 자연분만을 했더라도 태반 수기 제거술을 하는 경우 발견할 수 있다. 분만 후 5~10일에 흔히 일어나고 자궁근내막염 환자는 자궁압통을 호소한다. 수태 산물의 잔류가 감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유방염 유방염은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환자의 피부 세균충이나 신생아의 구강 세균충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이다. 무르거나 갈라진 유두로 세균이 들어가 증식해서 감염을 일으킨다. 모유 수유를 하면 대부분 유방에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유방염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으나 모유 수유로 인한 통증은 유방 전체에 광범위한 압통을 느끼는 반면 유방염 통증은 부분적으로 압통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홍반이 생기거나 열이 난다면 유방염을 의심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 산후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혹은 신생아에 대한 심리적 스트레스, 산후의 수면 부족 등에 의해 기인되는 산후우울증은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거나, 신생아를 관리할 수 없다고 느껴 자살을 생각하는 등 그 증상이 다양하다. 일시적 산후우울증 환자는 잘 돌봐주고 용기를 돋워주면 보통 자연 치유되지만, 심한 산후우울증은 정신병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전문 상담가의 처방이 필요하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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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예슬 03-22 12:30
꾸벅꾸벅, 봄의 불청객 춘곤증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또 하나의 손님, 춘곤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만 쏟아지는 졸음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연일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3월, 점심시간 이후 책상에 앉으면 어김없이 잠이 쏟아진다. 이 밖에도 무력감, 식욕감퇴, 소화불량 등 겨울엔 없었던 증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면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른바 춘곤증이라 불리는 봄철 피로 증후군은 급격하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우리 몸에 생기는 증상으로, 권태감과 나른함, 심한 경우 얼굴이 달아오르는 갱년기 증상까지 동반한다. 봄이 되면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더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충분히 섭취해 주지 못해 위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겨우내 운동하지 않았거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 그 증세가 더욱 심하다. 이렇듯 우리 몸을 처지게 하는 춘곤증 퇴치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규칙적인 생활리듬과 비타민 섭취 중요 춘곤증은 몸이 아파서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봄이 오면 생기는 일반적인 증상으로 음식이나 생활 습관,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쉽게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 신체는 추울 때보다 더 많은 비타민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비타민B1, C가 특효약. 제철 봄나물인 냉이는 비타민은 물론, 단백질과 칼슘, 철분, 인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증강, 혈액순환에 효과적이다. 톡 쏘는 맛이 특징인 봄나물, 달래 역시 비타민C와 칼슘, 무기질이 들어있어 식욕부진과 피로감,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한다. 더불어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뿌리가 굵을수록 영양소가 풍부한 달래라는 점 참고하자. 쑥 역시 기력 회복에 탁월한 봄나물로 노폐물 제거, 혈액순환 등의 기능을 한다. 특히 일산화질소를 공급해 치매 및 심혈관 질환들까지 예방할 수 있다. 이 밖에 술, 담배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은 춘곤증 극복의 기본이다. 수건을 이용해 목과 어깨의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잠깐의 산책도 도움이 된다. 정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 없을 땐 20분 남짓이라도 낮잠을 자는 것이 지속적인 피로를 막는 방법이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선스 구매 -
김수석 03-20 12:20
감기를 이기는 건강차
“콜록콜록” 독감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아이를 대상으로 A형 독감이 급증하고 있다. 환절기 감기를 천연재료로 다스려보자. 음료수처럼 만들어 주면 아이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아이의 건강까지 지켜주는 차 리스트. 도라지차 인삼이나 홍삼 등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는 도라지차는 호흡기가 약해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에게 좋다. 단, 껍질을 벗기지 않고 끓여야 효과를 높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목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는 호흡기 질환을 완화하지만, 과용하면 몸이 부을 수 있으므로 아이에게 먹일 때는 하루 15g을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재료 도라지 20g, 물 2L, 흑설탕 약간 1. 도라지 반 줌과 감초를 준비한다. 2. 물 2L에 도라지와 감초를 넣어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10분간 끓인 뒤 체에 밭친다. 3. 완성된 도라지차는 그 상태로 먹어도 좋고, 흑설탕을 넣어 마셔도 된다. 대추차 대추차는 호흡기 강화 기능이 있어 꾸준히 먹으면 호흡기에 좋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아이의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감기에 걸렸을 때 꾸준히 마시면 감기 탓에 떨어진 식욕을 돋워주는 효능도 있다. 재료 대추 3개, 물 3컵, 꿀 약간 1. 대추는 깨끗이 씻어 냄비에 물과 함께 넣어 은근한 불에 달인다. 2. 대추가 무르익을 정도로 끓으면 체에 밭친다. 3. 기호에 따라 꿀을 첨가한다. 모과차 모과차는 기침과 가래로 고생하는 아이에게 안성맞춤. 기관지를 튼튼하게 해주며 피로 회복에도 좋다. 특히 기침으로 인해 목에 통증이 있을 때 마시면 효과적이다. 재료 참모과, 설탕 600g 1. 모과를 깨끗이 씻어 4등분 한 뒤 씨를 제거하고 곱게 채 썬다. 2. 썰어 놓은 모과에 설탕 500g을 넣고 잘 버무린다. 3. 소독한 병에 버무린 모과를 담고 빈 공간을 설탕 시럽으로 채워 뜨지 않게 보관한다. 4. 열흘 후 적당량을 덜어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 유자차 유자는 레몬보다 비타민C가 3배나 많이 들어 있어 감기 예방에 탁월하다. 대중적이고 달콤해서 만들어 놓고 아이의 간식과 곁들여도 좋다. 재료 유자 3㎏, 설탕 3㎏ 1. 유자를 8등분으로 가른 다음, 속 알맹이를 제거한다. 2. 알맹이를 제거한 껍질의 흰 부분을 얇게 잘라낸다. 3. 곱게 채를 썬 뒤 설탕에 버무려준다. 4. 유리 용기에 유자를 5㎝ 정도 넣고 설탕을 뿌리는 식으로 겹겹이 채운 뒤 밀봉한다. 5. 2~3일 후 적당량에 따뜻한 물을 부어 마신다. 오미자차 오미자는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짜고 이렇게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고 해서 오미자라고 한다. 몸에 수분을 만들어 호흡기를 촉촉하게 만들고 폐 기능을 부드럽게 하므로 기침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 천식이 있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재료 오미자 30g, 물 3컵, 꿀 약간 1. 오미자는 잘 마른 것을 골라 씻어 물기를 뺀다. 2. 미지근한 물에 12시간 정도 불려준다. 3. 불린 오미자를 체에 걸러 준 뒤 체에 밭친다. 4. 오미자차를 그냥 마시거나 꿀을 넣는다. 생강차 몸살 기운이 있을 때 땀을 내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는 생강차. 발한 작용이 뛰어나 몸살 증상 초기에 달여 마시면 좋다. 특유의 향 때문에 아이가 거부할 땐 꿀을 두 스푼 정도 넣어 주면 달콤한 맛이 아이의 거부감을 줄여준다. 재료 생강 한 톨, 물 2컵 1. 생강을 깨끗이 씻어 얇게 썬다. 2. 냄비에 생강과 물을 넣고 뭉근한 불에 끓인다. 오래 끓일수록 진하게 우러난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
임준 03-19 11:16
내 나이가 어때서? 뽀샵하기 딱 좋은 나인데!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
서울시가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저출산의 심각성과 맞물려 세대 간의 소통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시니어 세대들의 소외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타계할 방법은 없을까?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의 한 카페를 찾았다. 컴퓨터 동호회 ‘진클릭’ 정기모임이 있는 자리. 50대 중반부터 80대 후반까지 중·장년층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임이 생긴 지 3년 차,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기본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 세대의 전형을 보여준다. 포토샵의 여왕, 영상편집의 황제, 둘이 합쳐 165세 올해 77세의 윤상분 씨는 본명보다 ‘백합’이라는 닉네임으로 통한다. 백발의 고운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시종일관 웃는 모습으로 수업에 적극적이다. 컴퓨터를 배운 지 10년 차로 회원들의 정보망으로 통한다. “사실 제가 백발이 되도록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건 더 없었어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컴퓨터 하는 걸 보니까 너무 재밌겠더라고요. 모르니까 오히려 용기가 나는 거 있죠. 그렇게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선생님이 시키시는 대로 열 번, 백 번씩 따라 했어요. 그러니까 되더라고요. 재미가 있으니까 계속 배우게 되었어요.” (백합) 인터뷰 내내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윤 씨는 GTQ 포토샵 자격증이 있고 일러스트 프로그램도 능숙하게 다룬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활용 능력도 뛰어나고 이동 중에도 태블릿PC를 통해 정보를 검색·수집한다. “컴퓨터를 알게 된 게 참 행운이에요. 지금도 학원에 다니며 계속해서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다 영어여서 하나도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제가 정말 ABC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영어 공부도 따로 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관련된 공부를 함께 시작해요.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저 자신이 뭔가 배우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아요.” (백합) 윤 씨는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노트북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에디터가 “카톡이나 SNS를 잘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기본 아니냐”며 씩 웃는다. 카페나 블로그를 운영하느라 시간이 모자란다고 한다. 물론 디자인부터 운영까지 모두 윤 씨 혼자서 한다. 그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88세의 이은중 씨가 에디터에게 슬쩍 스마트폰을 내밀며 자랑을 시작한다. 이은중 씨의 닉네임은 ‘호담’이다. “이것 좀 봐봐. 내가 요새 파워디렉터라는 프로그램으로 동영상 편집을 하고 있거든. 사진 촬영한 거 하고 동영상 캡처 뜬 거 편집해서 우리 외손주에게 보냈더니 난리가 난 거야. 88세나 된 우리 할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걸 할 수 있느냐고 말이야(웃음).” (호담) 이 씨 주변에는 이제 남은 또래 친구들이 많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친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 그렇더라도 이 씨는 디지털 기기로 작품 만드는 것을 즐긴다. 이 씨가 보여준 또 다른 화면에는 꽃 사진을 찍어서 편집하여 올린 게시물들이 있다. 게시물의 댓글 반응이 뜨겁다. “지금도 시간 나면 좋은데 다니면서 사진 찍어와. 꽃 사진도 찍고, 풍경 사진도 찍고. 그걸 컴퓨터로 편집하고 스마트폰으로 카페나 블로그에 올리고, 카톡으로 보내고. 재미있지. 이거 솔직히 장관들도 못하고 배웠다는 나이 먹은 분들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다 놀래. 주변에 친구들하고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이야기하면 통하는 녀석이 없어. 그러다 보니 말이 통하는 젊은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더라고.” (호담) 내가 바로 카페지기, 파워블로그! 백합과 호담 씨보다 다소 젊은 68세의 한훈 씨(닉네임 ‘레간자’). 한 씨는 개인사업을 운영하며 취미로 산악회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산행을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산악회 카페와 유투브 등에 올린다. 그렇게 제작한 동영상이 40여 개에 이르는데 자막과 효과 등의 스킬이 수준급이다. “조카 결혼식을 촬영해서, 웨딩 사진과 함께 편집해서 사돈어른께 선물로 보내드렸어요. 사돈 쪽에서는 당연히 젊은 전문가가 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내가 보냈다는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는 거예요. 본인은 컴퓨터의 ‘컴’ 자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돈은 이런 걸 할 줄 아느냐며 무척 고마워하시더라고요. 제가 여기저기 카페에 많이 가입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워낙 게시물을 많이 올리니까 나가라는 분도 있어요. 그래도 재밌어요. 저희 산악회 카페, 블로그 다 제가 운영해요. 산행 공지도 모바일로 다 보내고요(웃음).” (레간자) 한 씨와 같은 회원들의 왕성한 활동에 힘입어 그보다 젊은 50대 회원들도 함께 힘을 얻는다. 나이는 정말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이들이다. 배우고 익혀서 자신이 행복하고 타인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 세대인 것이다. ‘진클릭’ 회원들은 DSLR 카메라와 SNS 활용은 기본이다. 정부기관의 공개입찰이나 비즈니스 툴을 직접 다룰 줄 아니 사업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새로운 문화에 대해 거부감 없이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한 활력소가 된다. 디지털은 청춘을 돌려주는 소통의 도구 ‘진클릭’ 회원들이 처음부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잘 다룬 것은 아니었다. 배우는 과정도 젊은 사람들과 달리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젊은 세대 못지않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즐거움’이었노라 입을 모아 말한다. “정말 오랜 친구인데 만나면 답답해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대해서 아는 게 전혀 없거든요. 그리고 가만히 보면 삶에 낙이 없어요. 자신에 대한 발전도 없고.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배워야 하는 거예요. 이렇게 배우다 보면 나이라는 게 무색해져요. 여기 계시는 호담님도 친구처럼 느껴지거든요.” (백합) 진클릭 회원들에게 요새 젊은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느냐고 물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대화도 하고, 서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소통한다고 이야기한다. “낼모레면 90세인데, 주변에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어. 이곳에 와야 정말 진실한 만남이 되는 거야. 다들 날 친구로 대해줬으면 좋겠어. 나이가 무슨 문제겠어? 우리 외손주하고도 매일 카톡하고 사진 보내면서 놀아.” (호담) 기기만 잘 다룬다고 해서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내에서의 매너나 기본적인 저작권 사항 등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50대 후반의 닉네임 ‘동광’ 회원은 저작권 때문에 낭패를 봤던 사연을 꺼내놓았다. “한 번은 다른 블로그에서 시 한 편을 퍼 와서 제 블로그에 올렸는데, 난리가 난 거예요. 퍼 온 곳에서 저자 이름을 빼서 올렸다고 고소한 거예요. 그것 때문에 며칠 곤욕을 치렀어요. 맘대로 가져다 쓰면 안 되는 거구나라는 걸 배운 거죠. 그때부터 가급적 제가 직접 찍거나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오히려 뿌듯함을 느끼고 디지털 세상의 룰도 알아가게 되었죠.” (동광) 진클릭 회원들의 담소는 저녁 식사가 나오고 나서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평소에 온라인에서 꾸준히 소통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만나는 정모에서도 어색함이 없다. 진지하게 경청하고 공감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좋아한다.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들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초고령사회가 오고 있다. 모든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디지털 문화에 대한 시니어들의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그 책임을 시니어들에게 미루기 전에 젊은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같이 공유하고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나 기업에서도 구체적인 교육 플랜을 짜서 운영해야 한다. 시급한 문제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장소협조. 카페 다미안 -
김수석 03-16 19:04
착한 옷을 입으세요, 오가닉 코튼
무심코 세탁기에 넣은 옷에서 염색물이 빠지거나, 새로 산 속옷 탓에 피부가 가려운 적이 있는가? 디자인이 예쁜 옷도 좋지만, 몸에 직접 닿는 만큼 성분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화학물질 없이 건강한 유기농 원단 고르는 법.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착한 옷’ 바야흐로 ‘오가닉’ 전성시대다. 할리우드 스타들을 비롯한 뉴요커들은 유기농 제품 판매점 ‘홀 푸드 마켓(whole food)’에 열광하고, 각종 패션·뷰티 기업 역시 오가닉을 슬로건으로 내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그린라이프’를 몸소 실천하는 연예인 이효리가 유기농 면으로 된 속옷과 옷을 입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연 오가닉 코튼이 일반적인 코튼이랑 무엇이 다르기에 패셔니스타의 선택을 받게 되었을까. 우선 오가닉 코튼은 3년간 농약은 물론 화학비료도 사용하지 않은 농지에서 재배·생산된 면화이다. 3년 동안이나 농지를 갈고 닦는 이유는 땅속에 남아 있는 농약의 영향이 사라지는데 그만큼의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EPA(미국환경보호국)에 따르면, 발암성 살충제 중 7개나 일반 코튼 재배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오가닉 코튼은 비옥한 땅에서 농약 없이 만들어졌으니 몸에는 물론, 환경에도 이롭다. 또한, 유기농 생산 시스템의 비용은 대부분 지역자원(퇴비, 비료, 천연살충제)을 바탕으로 하므로 농업인에게도 더욱 경제적이다. 오가닉 코튼 의류 구매 전 ‘인증 마크’ 확인은 필수 겉으로 보기에 다 비슷해 보이는 옷들 중 오가닉 코튼으로 된 것을 어떻게 찾아낼까. 방법은 바로 ‘인증마크’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오가닉 코튼을 인증하는 기구는 국내외로 다양한데, 각기 다른 라벨과 기준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는 2011년 설립된 한국유기섬유표준 ‘KOTS(Korea Organic Textile Standard)’가 있다. 이들은 섬유제품의 형광증백제 사용과 유기 코튼과 일반 코튼 혼합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케이준컴퍼니(원사, 원단, 유아의류, 유아용품 등)와 해피랜드F&C(인형, 유모차, 유아 속옷 등), 현대니트 APL(편직·가공 원단) 등이 KOTS의 인증 라벨을 획득했다.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는 국제오가닉 섬유 기준으로 전 세계 오가닉 섬유의 생산과 가공, 유통 기준을 통합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이다. 이들은 유기농 목화솜 70% 이상이 함유된 제품의 경우 그 함량을 표기하고, 95% 이상 유기농 목화솜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순수 유기농 제품으로 취급한다. ‘OE(Organic Exchange Standard)’는 오가닉 코튼 혼합기준으로 2004년 오가닉 면화의 생산과 사용을 확대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본 기구는 유기농 목화솜 함량 100%와 95% 이상, 5% 이상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를 제품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심사 단위는 12개월이지만, 인증서는 16개월간 유효하다. 오가닉 코튼 의류 세탁법 오가닉 코튼은 까다롭고 오랜 생산 과정을 거친 면화이니만큼 세탁 방법도 조금 특별하다. 세탁 방법만 잘 지키면 일반 면 의류보다 훨씬 오랫동안 변형 없이 입을 수 있으니 실천해 볼 만하다. 손세탁을 할 때는 약 30℃의 더운물에 힘을 약하게 주면서 세탁하고, 헹굼 시 세제가 남아있지 않도록 주의한다. 세탁기를 이용할 경우 다른 의류와 오가닉 코튼 의류를 구분하고 세탁망에 넣어 울코스(약한 세탁)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깨끗하게 입고자 끓는 물에 삶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형태가 변형될 수 있으니 삼가도록 한다. 세제 사용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되도록 천연 성분으로 된 제품이나 무형광 세제를 이용하고, 염소 또는 산소계 표백제 등 화학 세제는 피한다. 가장 좋은 것은 천연성분의 비누를 사용하는 것인데, 일부 제품 중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것이 있으니 사용 전 꼼꼼히 살펴보자. 또한, 화학 처리가 되지 않은 옷감이기 때문에 손으로 가볍게 짜 물기를 제거한 후 통풍이 잘되는 곳에 자연 건조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경우 변색이나 변형의 우려가 있으니 강한 햇빛보다 그늘에 말리도록 한다. 다림질할 때는 중간 온도에 맞춘 뒤 다리는 것이 좋다. 참고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선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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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영 02-23 13:40
자연에서 얻는 즐거움과 건강, 일상의 탈출 ‘캠핑’
진정한 캠핑의 고수들은 겨울 캠핑을 즐긴다. 사람의 인적이 드문 자연 공간에서 즐기는 겨울 캠핑은 더욱 매력적이다. 다가올 봄을 기대하며 2월의 캠핑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계절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느끼는 체험, 텐트를 치고 숲에서 밥을 해 먹고 잠을 자는 일, 이 번거로울 수도 있는 일을 사람들은 제 발로 나서서 하기 시작했다. 힐링이라는 사회적 관심 아래 현대인의 취미 생활 중 하나로 떠오른 캠핑. 늘어나는 캠핑 인구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물들이 필요할까. 자연으로 떠나기 전에 필요한 것들을 알아봤다. 캠핑용품 1순위, 텐트 캠핑에 가장 기본적인 물품, 텐트이다. 텐트는 브랜드와 비브랜드, 여름용과 겨울용 등등 종류와 가격대가 수십 가지이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선택하기가 더욱 어렵다. 텐트는 사용하는 인원에 따라 먼저 용도를 정해야 한다. 홀로 캠핑을 즐긴다면 싱글용을, 여럿이서 함께할 예정이라면 4~5인용으로 고른다. 그리고 본인의 캠핑 시기가 주로 여름인지 혹은 4계절 내내 캠핑할 것인 지에 따라 종류가 세분화된다. 텐트 외부가 돔과 같은 형태의 텐트를 돔형 텐트라고 하는데 이것은 설치는 쉽지만, 내부 활용이 그만큼 제한되기 쉬워 동계 캠핑에는 적절하지 않다. 돔형 텐트는 주로 봄·여름에 캠핑하는 초보자에게 추천한다. 반면 취침 공간과 거실 공간이 분리된 거실형 텐트는 추운 겨울 텐트 안에서 취사와 휴식이 모두 가능하므로 사계절 내 두루 쓰이고 있다. 그만큼 가격대가 있는 편이기 때문에 캠핑에 익숙한 중급자 이상이 많이 선호하는 텐트로 알려져 있다 용도와 계절에 따라 선택폭이 큰 침낭 흔히 침낭은 보온용으로 겨울에만 쓰일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큰 오산이다. 여름용 침낭은 내부 원단이 열 차단 효과가 있어 체온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해충, 모기 등의 피해를 막아준다. 침낭은 텐트 다음으로 중요한 필수용품이라 할 수 있다. 동계용 침낭은 보온성을 강화하기 위해 속 침낭과 겉 침낭으로 분리된다. 이때 속 침낭을 제거하면 간절기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침낭은 형태에 따라서 사각형과 머미형으로 분류된다. 사각형 침낭은 머미형보다 내부가 넓어서 몸을 움직이기 편리하고, 펼쳐서 요로 활용 가능하다. 반면, 머미형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다리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를 지닌다. 사각형처럼 따로 분리는 되지 않으나 보온성이 뛰어나 겨울용 캠핑에 적합하다. 침낭의 형태는 각각의 형태에 따라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의 선호도와 캠핑 시기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캠핑도 스타일리시하게, 아웃도어 의류 캠핑 필수용품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들이의 기분을 내는 것은 의상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기능성 의류 시장이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어 캠핑과 등산하면 자연스레 바람막이 재킷이 연상된다. 캠핑은 자연 속에서 잠을 자고 생활을 하므로 갑작스럽게 비나 눈이 오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방수와 방풍이 되는 재킷을 착용하는 것이 캠핑에 도움이 된다. 소나기와 강풍이 몰아치게 될 경우 텐트를 재정비하거나 일시적으로 철수해야 할 가능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은 캠핑 의류에 만전을 기울여야 할 시기이다. 가장 중요한 보온을 위해서는 덕다운, 구스다운 점퍼가 효과적이다. 이때 아웃도어용으로 출시된 압축형의 얇은 패딩을 구입하면, 접어서 보관이 가능하므로 더욱 편리하다. 의류 외에도 목을 감싸는 보온용 워머와 귀마개를 착용하면, 몸의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 빼놓지 않고 보온용품을 챙기자. 캠핑의 꽃, 캠핑 음식을 위한 스토브 캠핑에서 먹는 것을 제외한다면 꽤 섭섭할 것이다. 캠핑 음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불을 잘 사용할 수 있느냐이다. 원시인들 이 음식을 조리하는데 불이 반드시 필요했듯이 자연 상태에서 불은 음식의 다양한 변주를 도와주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불을 피우는 데 필요한 것이 캠핑 스토브인데, 이는 예전에 버너라고 흔히 불리기도 했다. 스토브는 사용 연료에 따라 휘발유, 가스, 알코올로 나뉜다. 이중 가스스토브가 보관 및 이동이 편리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의 경우 화력이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휘발유 스토브 사용을 추천한다. 스토브는 음식의 조리 이외에도 겨울철 텐트 안의 난방을 일시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만능 캠핑 도구로 사용된다. 요즘은 USB로 충전이 가능한 최첨단 스토브까지 개발되어 신세대 캠핑족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에디터가 추천하는 서울 근교 겨울 캠핑장 가평 밤빌리지 규모는 작지만, 정감 있는 캠핑장. 가장 큰 매력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대여 가능하다는 점이다. 추운 겨울에는 전기장판까지 렌트가 가능하다. 메가 오토 캠핑장 포천에 위치한 오토캠핑장. 겨울에 얼음 썰매를 이용할 수 있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은 캠핑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배드민턴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자라섬 캠핑장 서울 근교 가평 자라섬에 위치한 캠핑장으로 그 규모가 상당하다. 근처에 마트 및 편의시설이 있어, 이용 또한 편리하다. 카라반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색다른 실내 캠핑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다. 단, 애완견 출입이 안 되니 참고하자.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
간예슬 02-22 08:00
날씨도 추운데, 츠케멘 한 그릇 어떠세요?
논현역 앞 1분 거리에 소박하게 자리 잡은 ‘라멘모토’는 국내에서 츠케멘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식당 중 하나다. 이곳의 츠케멘은 일본인이 먼저 알고 추천할 정도니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요, 분위기는 TBS드라마 <심야식당>를 연상시킨다. 15평 남짓한 공간에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한 곳, 라멘모토에 다녀왔다. 국물에 찍어 먹는 라멘, ‘츠케멘’을 아시나요 라멘은 유명해도 츠케멘은 생소하던 2011년에 문을 연 라멘모토.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츠케멘이지만 당시만 해도 삶은 면을 국물에 찍어 먹는 것이 독특하고 신기하게 여겨졌다. 사장님의 오랜 준비 끝에 만들어진 라멘모토의 츠케멘은 센 불에서 장시간 끓인 모밀 육수와 도톰한 면발의 조합으로, 국물을 좋아하고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한국 사람의 입맛을 꽉 잡았다. 특히 다른 식당에 비해 훨씬 두꺼운 라멘모토표 츠케멘의 면발은 그 쫄깃함이 일품이다. 더불어 라멘모토의 별미를 맡고 있는 메뉴는 바로 매운 라멘. 일본식 라멘이라고 해서 매콤한 정도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말 그대로 정말 맵다. 그래서 자칭 매운맛 마니아라고 자부하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손님들의 경우, 주문할 때 미리 주방장에게 덜 맵게 해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도톰하고 큼직한 차슈와 푸짐한 숙주나물, 맵지만 뒤탈 없는 빨간 국물의 조합이 해장으로 그만이다. 라멘과 찰떡궁합인 레몬크림새우 역시 라멘모토의 인기 메뉴로, 바삭한 새우튀김과 산뜻한 식감의 샐러드, 레몬소스로 구성되어 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새우튀김이지만 달콤한 레몬소스와 샐러드가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전달해 준다. 이 밖에 돈카츠 카레와 유부초밥, 모토라멘 등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메뉴다. 또한, 15평 남짓한 좁은 공간의 라멘모토는 언제나 손님들로 가득 차 있지만 서로 부딪혀 얼굴을 붉힐 일이 없다. 세로로 길게 배치된 바(bar)가 음식을 먹는 테이블로도 이용되어 비교적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4인 테이블과 넉넉한 거리를 두어 동선에 혼 잡을 빚을 일이 없는 것이다. 특히 길게 늘어선 바는 혼자 온 손님들이 민망해하지 않고 편하게 식사하기에도 적합하다. 포토그래퍼. 권오경
문화/예술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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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진 02-22 14:19
우리가 기억해야 할 낯선 화가, 변월룡
그는 1916년 연해주 쉬코도프스키의 유랑촌에서 태어났다. 오랜 시간 러시아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53년 한국에 왔다. 민족 반역자로 불리어 다시 한국에 올 수 없었고 평생 고국을 그리워한 그가 한국에 머문 시간은 불과 1년 3개월뿐이다. 그런 그가 남긴 작품들은 소나무, 금강산, 그리고 민족의 모습이었다. 고국의 모습을 담다 변월룡은 한국전쟁 직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소련정부의 파견원으로서 북한의 역사적인 장소를 방문하고 그곳의 그림을 그렸다. 그는 판문점에 들렀을 때 포로 교환의 현장을 보게 된다. 그렇게 오고 싶었던 한국의 첫인상이 전쟁 직후의 황폐함이었다. 전쟁의 희생양이 된 고국의 모습이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소련과 북한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소련 국적의 그가 다시 고국에 오는 것은 불가능했다. 평생 고국을 그리워했지만, 다시 올 수는 없었던 화가 변월룡. 그래서인지 그가 그린 고국의 작품들은 더 쓸쓸하게 보인다. 변월룡(Пен Варлен) 1916-1990 자료제공. 국립현대미술관 -
임준 02-08 16:29
10분 만에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 영화
알고 보면 더 무서운 현실의 로맨스들 사람들은 외롭고 고독할 때 사랑 영화가 당긴다고 한다. 누군가 자신을 절대적으로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구원받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에 현실에선 드물지만, 영화에선 남녀가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절절한 로맨스를 완성한다. 과연 제정신일까? 본지의 시네마칼럼을 통해 인간 심리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해온 최명기 박사와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파헤쳐봤다. 최명기 정신건강의학과는 깔끔하고 밝아서 느낌이 좋았다. 각진 직선과 사각의 프레임들이 교차하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안쪽 상담실로 안내받았을 때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천 장은 될 법한 음악 CD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DVD 컬렉션. 소량의 LP판과 턴테이블이 다가올 인터뷰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해주었다. 미소를 띠면서 인사하는 최명기 박사의 시네마테라피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Q 음악, 영화 컬렉션이 대단하다. 환자와의 상담 시 활용되는지? 개인적으로 틈틈이 모은 것인데, 나에게 있어서도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내방하는 환자들과 상담하면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증상에 맞는 영화들이 있다. 진료나 상담 중에 내용을 설명하며 권하고, 그다음 진료 때 영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Q 시네마테라피가 임상적으로 환자분들에게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정신적으로 정화되는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영화는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감정을 몰아가는 방법에선 탁월하다. 시각적, 청각적인 측면에서 전달도 잘되고… 물론 시네마테라피라는 것이 아직까지는 체계적으로 정립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2시간 내내 환자는 자신의 상황을 맞춰가며 같이 몰입하고 소통하면서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영화를 보기 전 기대감과 보고 나서의 행복한 여운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테라피가 아니겠는가? Q 남녀가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대부분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자신에게 정말 잘 맞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그런데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남들도 좋아한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남들도 싫어하기 마련이다. 자기에게 정말 딱 맞는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대부분 남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필이 꽂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Q 그래도 영화에서는 좀 비호감적인 경우에도 사랑에 빠지곤 한다. 캐릭터가 그렇긴 해도 다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용모에 대한 부분은 원시시대부터 내려온 문화적 영향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가 여자를 바라볼 때는 주로 생산성에 맞춰 상대를 본다고 한다. 원시시대 때부터 남자들이 가슴이 큰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렇다. 그리고 그 시대에는 가슴을 보고 나이를 가늠했다고 한다. 가슴이 처졌나 그렇지 않느냐를 두고 말이다. 긴 생머리를 좋아하는 이유도 머릿결의 영양 상태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남자는 여자를 볼 때 10분 안에 결정한다. 그만큼 첫인상이 중요하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수천 년의 역사가 깔려있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보고 예쁘다는 것은 밸런스가 제대로 된 것이고 건강하다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를 볼 때 용모도 중요하지만 이미 들은 평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본 사랑도 있지만, 귀로 들은 사랑도 있는 거니까. 하지만 역시 용모가 중요하다. 평판은 과장되거나 왜곡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정신과 진료를 하다보면 우울증이나 조증, 정신분열증을 앓고 계신 분들이 사랑에 잘 빠진다. 아무래도 불안하고 외로우니까 쉽게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애정망상이 있는 거다. 또 경계성인격장애라고 하는 증상이 있는데, 이런 경우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참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사랑에 빠지게 된다. Q영화와는 달리 현실에서의 사랑은 그다지 로맨틱하지 않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로맨스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다들 속기 쉬운 영화다. 이 영화를 굉장히 수준 높은 영화라고 하는데 사실 전형적인 구애영화다. 동물이나 곤충들이 관계를 맺기 전에 춤을 추고 구애를 하듯이, 이 영화도 남녀가 밤새 밀고 당기며 사랑을 확인하려 하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핵심은 결국 두 주인공 남녀가 잤느냐 하는 거다. 영화는 두 남녀가 관계를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서로 한방이 부족한 거다. Q 하지만 에디터가 <비포 선라이즈>를 좋게 본 것은 남녀 사이에 관계 없이도 멋지게 대화하고 밀당하며 감성을 소통해내는 부분이었다. 그렇다. 낯선 곳에서의 남녀 사이라는 환경도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관계가 관여되지 않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많은 사람들이 투사하고 좋아하는 것 같다. 내용은 남녀 간의 구애인데, 그것을 순수한 사랑으로 생각하고 좋아하는 게 재미있다. Q 그럴 수도 있겠다. 마지막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다. 영화 마지막에 햇빛에 의해 두 주인공이 다녔던 비엔나의 장소들이 다 드러나는데, 그 시퀀스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토록 로맨틱한 장소들도 결국 사람 사는 현실의 공간이란 점이 서운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말이다. 다른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이터널 선샤인> 같은 영화도 재미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첫눈에 반해 사랑하다 징글징글한 그 사랑을 회피하기 위해 기억을 지우는 게 큰 설정이다. 그런데 그 이후 두 남녀가 다시 만났을 때 또 사랑하게 된다. 기억을 지워도 서로를 사랑했던 느낌이나 이런 것은 지워지지 않을 수 있다. 추억은 없어지는 것 같지만, 심리학에서는 뇌에 남아서 영향을 준다고 본다. 기억이 남는다는 것은 완벽히 헤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내가 볼 때 <이터널 선샤인> 속 커플은 매우 역설적이다. 서로가 다시 만나지 않기 위해서 기억을 지우는데, 사실 서로 만나지 않기 위해서는 기억을 지우지 않는 편이 더 좋다. 기억을 지우지 않아야 서로에 대한 안 좋은 것을 기억하기 때문에 헤어질 수 있는 거다(웃음). 영화 속 커플은 기억을 지우는 순간 다시 만나고 싶은 무의식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Q 위의 해석이 인상적이다. 안 좋은 기억은 이별할 때 꼭 필요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이야기한 두 영화는 청춘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인데, 혹시 불륜도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게 가능한가? 다이안 레인의 <언페이스풀>이라는 영화가 있다. 행복한 유부녀가 어느 날 젊은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다. 나라마다 외도 통계라는 것이 있다. 보통 남자의 외도율이 40% 정도 된다고 하고, 여성의 외도율인 20% 정도 된다고 한다. 외도는 선천적인 영향도 있는데, 5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현실의 배우자와의 관계가 숨 막혀 참을 수 없어 외도를 하는 타입이다. 부부지만 서로 마음의 거리가 다르다. 두 번째는 환상형인데 자신의 삶이 잘 안 풀리면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다. 세 번째는 두 집 살림 형인데 이 타입은 밸런스가 중요하다. 아내와 헤어지면 바람 피우는 여자와 재혼할 것 같지만, 다시 아내와 같은 여자와 재혼한다. 넷째는 중독자형인데, 이런 경우는 부인이 맞춰줄 수 없으니까 밖에서 해결하는 거다. 끝으로 여자가 주축이 되는 외도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우울증이 있는 경우이고 <언페이스풀> 같은 영화가 그런 경우다. 바람이 심한 날, 다이안 레인의 우울한 마음이 든 외도로 연결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Q 그런데 현실적으로 연애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감정만으로 어려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 맞다. 보통,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들은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한다. 남자는 예쁘고 성격 좋으면 바로 사랑에 빠진다. 당연히 못생기고 성격 안 좋으면 싫어한다. 둘 중의 하나가 좋고 하나가 안 좋으면 갈등하면서 고민하게 된다. 여자도 남자의 재력과 성격 둘을 가지고 판단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들이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것이다. 순수한 사랑은 조건을 따지지 않는 신의 사랑과 유사하기에 더 빠져들고 동일시한다. 사람들은 결국 폭력영화나 사랑영화, 둘 중의 하나를 보는 것 같다. 폭력은 억지로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카타르시스로 푸는 것이고 사랑영화는 내가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 존재라는 환상을 주는 이유가 크다. Q <뷰티 인사이드>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다고 들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도 그렇고, 주인공의 관점에서 보자면 같은 대상이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를 보통 심리학적으로는 ‘망상’이라고 한다. 약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을 헷갈리는 것이다. 이병헌의 경우는 대상이 한 번 바뀌지만, 한효주의 대상은 매일 바뀌는 경우다. <뷰티 인사이트>에서 한효주가 의사에게 상담을 받고 약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그 부분을 영화의 처음이라고 생각하면 위의 해석이 그럴듯하게 맞아떨어진다. 과대망상이 있으면, 사물을 바로 보기 힘들고 점차 본래의 형태를 잊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실제로 사람이 시력을 잃으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잊게 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습이 변형되어 가는 것이다. Q 듣고 보니, 현실에서의 사랑은 쉽지 않다. 거기에 영화를 보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깨어 있으면서도 꿈을 꾸고 싶어 한다. 현실을 뭉개고 자신이 사랑하고 싶은 대상과 마음껏 울고 웃고 대리만족을 누리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 Q 영화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금도 영화를 좋아하지만, 젊은 시절에는 더욱더 영화에 집착했었다. 그것은 내가 굉장히 이성적인 인간이라 감성을 다루는 영화를 통해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환자들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도 있다. 언론에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도 하고 말이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촬영협조 최명기 정신건강의학과 -
임준 02-07 15:58
(칼럼) 통치자가 되기 위한 몸부림, 내부자들
영화 <내부자들>은 개봉 당시 한국의 정치 상황과 맞물리기도 했고,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와 영화의 짜임새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루는 진짜 흥행 요인은 한국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신분상승과 그 덧없음을 통쾌하게 묘사해낸 때문이 아닐까? 본격 정치영화라기보다는 불황과 사회불안이라는 양날의 검에 당하고 있는 국민의 분노가 표출된 수작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 국가는 말도 많고 비능률적인 것 같지만 새로운 인재가 지속적으로 지배계층에 편입되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예전에 중국 역사를 공부하면서 참 이상하다고 느꼈던 것이 있었다. 제국의 전성기가 100년이 넘지 않는 것이다. 진시황제의 진나라는 중국을 통일했지만, 진시황제가 사망한 후부터 삽시간에 몰락한다. 을지문덕 장군에게 대패한 수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의 경우, 국가의 수명은 오래갔지만, 그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원나라 역시 칭기즈칸이 엄청난 영토를 확보했지만, 전성기는 100년을 넘지 않았다. 청나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그런데 국가의 몰락을 보면 항상 등장하는 것이 간신이다. 권모술수에 능한 간신들이 나라를 지배하게 되면서 몰락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제대로 된 이들은 통치 엘리트에서 배제된다.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파레토는 엘리트의 타락을 통해서 국가의 존망을 설명한다. 통치 엘리트와 비통치 엘리트 파레토는 모든 사회는 엘리트와 비엘리트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영화 <내부자들>에 등장하는 대통령후보, 재벌회장, 신문사주간, 검사는 엘리트다. 그들과 비교할 때 일반시민들은 비엘리트다. 파레토는 노력만으로 엘리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타고난 정신적, 심리적 자질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엘리트의 자질이 있다고 해서 그 자식들, 그 손자들도 엘리트의 자질이 있다는 보장은 없다. 엘리트는 자신의 자녀가 엘리트의 자질이 없더라도 지위를 유지하게끔 폐쇄적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질이 있는 비엘리트가 지위에 오르지 못하게 차단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대중을 경멸한다. <내부자들>에서 이강희(백윤식 분)가 대중은 개, 돼지라고 말하는 것 같이 말이다. 그런데 엘리트가 순환되지 못하고 자질이 없는 무늬만 엘리트가 지위를 유지하다 보면 통치능력이 저하된다. 그리고 나중에는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 그런데 파레토는 사회를 엘리트 계급과 비엘리트 계급(대중)으로 나눈 후 엘리트 계급을 또다시 통치 엘리트와 비통치 엘리트로 구분한다. 통치 엘리트는 국가의 통치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대선후보 장필우(이경영 분)와 재벌회장 오회장(김홍파 분)은 통치 엘리트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강희(백윤식 분)는 그들을 위해서 일을 꾸미지만, 아직은 비통치 엘리트에 불과하다. 그는 언론인이라는 비통치 엘리트에서 총리, 장관 같은 통치 엘리트가 되기 위해서 온갖 비열한 일을 도모한다. 검사인 우장훈(조승우 분) 역시 그러하다. 그는 경찰이라는 비엘리트였다. 경찰대 출신이 아니었기에 경찰로서는 엘리트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검사가 되어 엘리트 그룹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족보가 없기 때문에 통치 엘리트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대선후보 장필우(이경영 분)라는 통치 엘리트를 잡아서 자신이 통치 엘리트가 되는 기반을 쌓고자 한다. 장필우(이경영 분)가 술자리에서 자신이 젊어서 어떻게 부패한 고위 선배 검사를 체포했는지 얘기하는 대목이 나온다. 장필우(이경영 분) 역시 기존의 통치 엘리트를 공격하면서 새로운 통치 엘리트 자리에 오른 것이다. 통치 엘리트가 되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론 엘리트 자질이 있는 이들이 통치 체제에 편입되지 못하면 분노가 누적된다. 그들은 대중을 선동한다. 그들이 노조의 지도자가 되면 경영진과 싸우게 된다. 진입이 차단되어서 엘리트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능력은 엘리트보다 못할 것이 없다. 좋은 집에 태어나서 자질이 없어도 자리에 오른 이들 중에는 오히려 비엘리트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엘리트의 자질이 있음에도 엘리트가 될 수 없는 이들은 대중을 위해서 반항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 대중은 명분일 뿐이다. 사실은 자신이 통치 엘리트가 되고 싶은 것이다. 우장훈(조승우 분)이 그러하다. 때로는 엘리트가 되지 못하고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안상구(이병헌 분)가 그러하다. 잔인하고 공격적이지만 계획적이고 치밀하며 사람을 이끄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아버지가 없이 가난하게 자란 그는 엘리트가 될 수 없었다. 그래서 범죄자가 된다. 만약에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는 임꺽정이나 장길산 같은 의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파레토의 엘리트 순환론에 따르면 능력이 없는 엘리트 계층이 능력 있는 엘리트로 교체되지 않으면 사회가 무너지게 된다. 프랑스, 러시아의 절대왕조가 무너진 것도 지배계층이 무능력하고 부패하였는데 새로운 피가 수혈되지 않아서다. 민주주의 국가는 말도 많고 비능률적인 것 같지만 새로운 인재가 지속적으로 지배계층에 편입되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반면에 독재국가는 일시에 무너진다. 시리아가 무너진 후 IS가 지배하게 된 것 같이 말이다. <군도>와 <내부자들>의 평행이론 나는 내부자들을 보면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가 떠올랐다. 군도에서 조윤(강동원 분)은 지주인 양반의 서자로 태어난다. 그는 엘리트 계층에 속하기 위해서 무관이 된다. 하지만 무관이라는 한계, 서자라는 한계 때문에 통치 엘리트가 되지 못한다. 그는 통치 엘리트가 되기 위한 수법을 바꾼다. 농민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땅을 빼앗은 후 그들을 거의 노예처럼 부려서 삼남지방 최고의 대부호가 된다. <내부자들>에서 오회장(김홍파 분)이 장필우(이경영 분)와 이강희(백윤식 분)를 마음대로 부리듯이,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는 조윤(강동원 분)이 마을수령과 관군을 마음대로 부린다. 그런데 <내부자들>에서는 엘리트-비엘리트(대중)간의 기본적인 순환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장훈(조승우 분)이 무능력하고 부패한 엘리트 장필우(이경영 분), 오회장(김홍파 분), 이강희(백윤식 분)를 제거한다. 그들이 제거된 자리를 보다 나은 다른 엘리트가 차지하면서 사회가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는 엘리트-비엘리트 간의 순환이 차단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민란이 일어난다. 땡추(이경영 분)는 지적능력이 있고 계획력이 있다. 두목인 대호(이성민 분)는 리더십이 있다. <내부자>에서 조폭 두목 안상구(이병헌 분)가 그러했듯이 대호 역시 통치체제에 편입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대중을 이끌고 반란을 시도한다. 반란이 성공하면 그들이 통치 엘리트가 될 것이다. <내부자들>과 <군도: 민란의 시대> 사이에는 이렇게 묘한 평형이론이 펼쳐진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두 영화 모두 제작과정에 쇼박스가 관여하고 있다. 현실적이고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 <내부자들> 내부에 들어가서 상대방을 방심하게 한 상태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과정은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진다. <성난 변호사>도 그러했다. <내부자들>에 미래자동차 오회장이 존재했듯이 <성난 변호사>에는 제약그룹 조회장(장현성 분)이 등장을 한다. <내부자들>에는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이 등장하고 <성난 변호사>에는 변호사 변호성(이선균 분)이 등장한다. 둘 다 법조인이다. <내부자들>에서는 우장훈(조승우 분)이 내부고발을 한 후 검사를 포기하고 변호사로 개업한다. <성난 변호사>에서는 변호사 변호성(이선균 분)이 내부고발을 한 후 로펌에서 쫓겨나 변호사로 개업한다. <내부자들>에서는 방계장(조재윤 분)이 검사를 돕고, <성난 변호사>에서는 박사무장(임원희 분)이 변호사를 돕는다. 누가 주체가 되어서 계획을 만드는가는 다르지만 두 영화 모두 억울하게 갇힌 범죄자가 존재한다. <내부자들>에서는 조폭 두목 안상구(이병헌 분)가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으로 하여금 내부에 침투하도록 계획한다. <성난 변호사>에서는 변호사 변호성(이선균 분)이 억울하게 갇힌 경호 직원 김정환(최재웅 분)에게 자신의 내부 침투를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두 영화는 플롯 상에서는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내부자들>의 캐릭터가 훨씬 더 현실적이고 치밀하다. 거기에 영화 완성도의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것이다. <성난변호사>는 변호성(이선균 분) VS 조회장(장현성 분)이 단순한 선악 구도로 대결한다. 그런데 <내부자들>에서는 캐릭터가 훨씬 더 현실적이다. 재계, 정계, 언론계, 세 개의 악의 축을 대표하는 세 명이 등장한다. 그들이 추구하는바, 처한 입장은 같은 듯 다르다. 중간에서 모든 일을 계획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언론주간 이강희(백윤식 분)가 등장하는데 백윤식이 최고의 명연기를 펼친다.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측으로는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과 안상구(이병헌 분) 두 명이 등장한다.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의 동기 중 하나는 ‘출세’다. 또 다른 동기는 자신의 야망을 좌절시키는 파워 엘리트 체제에 대한 ‘울분’이다. 안상구(이병헌 분)의 동기는 ‘개인적 복수’다. 이렇게 현실적이면서 잘 짜인 캐릭터를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연기한다. 영화를 빛낸 배우들의 캐미 영화 <타짜>(2006)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났던 백윤식과 조승우는 <내부자들>에서는 적으로 만난다. 그런데 평경장과 고니였을 때와는 또 다른 캐미를 보여준다. 우장훈(조승우 분)이 이강희(백윤식 분)를 심문하는 장면은 <내부자들>의 모든 주제가 드러나는 명장면이다. “보여진다”와 “매우 보여진다”를 가지고 하는 수사학적 대화는 백윤식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명연기다. 이병헌의 복수 연기는 과거에 <달콤한 인생(2005)>에서 두목에게 버림받은 조폭 선우가 펼쳤던 액션복수에 드라마 <올인>에서 김인하가 펼친 지적복수를 합친 연기였다. 액션과 성격표현을 동시에 하는 배우란 영화계에서 확실히 귀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거의 개근상을 찍듯이 모든 영화에 등장하는 이경영이 위선적인 정치인 역할을 깔끔하게 연기한다. 전라노출 연기를 마다치 않는 열정을 보인다. 그리고 영화계 개근상에 도전하는 또 다른 배우가 있으니 이병헌의 지시를 받아서 작전하다가 적발되어 죽을 고생을 한 박종팔 사장 역할을 한 배성우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나열하면 <베테랑>, <특종: 량첸살인기>, <더 폰>, <오피스>, <빅 매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신의 한수>, <인간중독>, <몬스터> 등등이다. 이쯤 되면 인간이 아니다. 로봇이 아니라면 감당할 수 없는 스케줄이다. 어쩌면 아바타가 동시에 여러 영화에서 연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해본다. 어쩌면 또 다른 의미의 천만 배우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정치영화의 뿌리는 그리스 비극 정치영화의 뿌리를 거슬러 가면 그리스 비극에서 시작된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은 지금에 와서 보면 분장이며 무대부터 현재와 관련이 없는 과거다. 하지만 그리스 시대에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보았다고 가정하자.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이 무대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관객들은 흥분하고 슬퍼했던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셰익스피어의 비극 역시 정치가 가장 주된 소재다. <햄릿>은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당한 왕자의 복수극이다. <오셀로>는 전쟁에서 거듭된 승리를 거둔 비엘리트 무어인이 장군이 되면서 귀족의 딸과 결혼해서 통치엘리트가 되었다가 무너져 내리는 스토리다. 맥베스는 왕족이 아닌 이가 왕위를 찬탈하는 쿠데타 영화다. 그동안 로만 폴란스키, 구로자와 아키라와 같은 거장의 손길을 거쳐서 영화화되었다. 최근에는 저스틴 커젤 감독,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옹 꼬띠아르, 엘리자베스 데비키, 숀 해리스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개봉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역사극을 기반으로 한 영화 중에서 <리처드 3세>는 시대배경을 1930년대 영국으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안 맥컬런이 독재자 리처드 3세 역을 맡고 아네트 베닝이 엘리자베스 여왕역을 맡았다. 비통치 엘리트 리처드 3세가 권모술수를 통해서 왕위에 올랐다가 비엘리트인 민중 리치몬드가 이끄는 군대에 의해서 비참한 최후를 맡는다. 기억에 남는 정치영화의 고전 쿠데타를 다룬 현대영화로는 <파워 플레이>가 기억에 남는다. 쿠데타 입문서(Coup d'État: A Practical Handbook. 1968)라는 전문서적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졌다. <Power Play>(1978)에는 정권을 잡고자 하는 3명이 등장하는데 명배우 피터 오틀(Peter O'Toole), 데이빗 헤밍스(David Hemmings), 도널드 플레젠스(Donald Pleasence)가 각각 주연을 맡았다. 누가 과연 승자가 될지 예측 불가능한 파워게임이 펼쳐진다. 특히 마지막 반전이 끝내준다. 쿠데타를 묘사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못하다가 김영삼 정부 때 국내 개봉이 되었다. 군사정권의 쿠데타 주체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지면서 개봉 자체가 화제가 되었다. 프랑크 카프라 감독의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Mr. Smith Goes To Washington>는 1939년에 개봉한 정치영화의 고전이다. 영화는 워싱턴 정치권을 풍자한다. 상원의원이 임기 중 숨을 거두자 주지사가 갑작스럽게 후임자를 물색하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용하기 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정치라고는 모르는 소년단 지도자 제퍼슨 스미스를 상원의원으로 지명한다. 워싱턴의 기존 국회의원들은 대놓고 스미스를 조롱한다. 하지만 그는 불의에 맞서 자신의 법안을 지키기 위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의회에서 24시간 의회 발언을 하다가 쓰러진다. 필자는 정치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교 때 이 영화를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었다. 유럽 영화 중에서는 <마지막 황제>로 유명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순응자>가 대표적인 정치영화다. 무솔리니 치하의 파시스트 정권이 영화의 배경이다. 파시스트가 되어서 권력에 접근하던 주인공이 파시스트 정권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몰락하는 내용이다. 통치와 민중 간의 갈등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는 <당통>도 잊을 수 없다. 프랑스 대혁명이 배경이다.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당통역을 맡았다. 절대왕정이 무너진 후 누가 통치를 할 것인가를 두고 혼란이 벌어진다. 로베스피에르는 최하계층을 등에 업고 공포정치를 펼치려고 하고, 당통은 부르주아의 지지를 받으면서 관용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당통은 단두대에서 처형당한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민중이 공포정치에 염증을 느끼게 되면서 로베스피에르도 체포되어 사형당한다. 비뚤어진 정치판, 짐승의 역사 국내에서는 군사정권의 영향으로 정치영화는 터부시되던 소재였다. 유신정권 치하에서는 현 정권을 비난하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암시되면 상영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감독과 배우가 곤욕을 치르고는 했다. <서울무지개: 1989>는 그런 점에서 정치권을 부정적으로 다룬 최초의 영화였다. 유라(강리나 분)는 스타가 되고자 하는 배우지망생이다. 권력이 있는 어르신이 스폰서가 되면서 유라(강리나 분)는 스타가 된다. 그런데 어르신은 그녀의 모든 생활을 통제한다. 그런 생활로부터 탈출하고자한 유라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그 이후 김현명 감독, 정보석, 이영하 주연의 <서울의 눈물>을 비롯한 정치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영화 <내부자들>의 영어 제목은 <Indise men>이다. ‘내부자 고발’이라고 할 때 쓰이는 의미에서의 ‘내부자’다. 하지만 내부자들이라고 하니까 단수가 복수가 되면서 또 다른 의미가 연상된다. ‘외부자들은 모르는 정보를 내부자들은 지니고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부자들끼리 권력을 나누고, 내부자들끼리 이익을 나눈다. 파워 엘리트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부자들은 이너서클(inner circle)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너서클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국민들은 절망한다. 그러다 보니 <암살>, <베테랑>과 같이 이너서클을 비판하고 복수하는 영화가 성공하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헬조선”에 대한 분노를 카타르시스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매트릭스> 역시 변형된 정치영화다. 내부자들이 외계인으로 바뀌었을 뿐이고 정치투쟁 하는 대신 혁명을 꿈꾸는 것이다. 파워엘리트들은 본인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항상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강하고 똑똑한 주인공도 결국 끝없이 밀려오는 좀비들을 이기지 못하듯이 대중의 힘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 마르크스는 정치에 있어서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누가 얘기하느냐”를 봐야 한다고 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위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민을 위한다면서 국민을 구속하려고 한다. 그리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둔한 엘리트의 생각보다 국민은 항상 더 현명하고 강하다. 칼럼니스트 최명기 정신과전문의 정신과전문의,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저서 <시네마테라피>, <걱정도 습관이다> -
송현진 02-06 15:07
흑백 속 담백한 사진의 멋스러움, 천재 사진가 허브릿츠
그의 사진은 늘 흑백 속에 있다. 이 무채색 사진들은 담백하며 절제미가 돋보인다. 화려하기보단 깨끗한 허브릿츠의 사진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어떻게 보면 그의 사진들은 조용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계속 들여다보게 된다. 1952년, 허브릿츠는 로스앤젤레스 브랜우드에서 가구사업을 하는 부유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배우 스티브 맥퀸의 옆집에 살면서 여러 배우와 친분을 맺었다. 바드대학에서 경제학과 미술학을 전공한 후 아버지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여행에서 친구를 찍은 사진이 패션 매거진들에 실리면서 정식 사진가가 된다. 그리고 친구였던 리차드 기어는 할리우드의 대스타로 발돋움한다. 허브릿츠는 보그, 엘르, 인터뷰, 하퍼스 바자 등 다양한 패션 매거진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 마돈나, 마이클 잭슨 등의 사진을 찍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다. 그 후 명품 브랜드 광고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약하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가 된다. 이후 에이즈에 걸렸던 그는 폐렴 합병증으로 2002년, 50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신체를 예술로 끌어올린 20세기 최고의 패션 사진가 천재 사진가 허브릿츠. 스타들의 사진부터 명품 패션 화보, 특히 신체를 소재로 한 작품들로 유명하다. 그는 르네상스와 그리스·로마시대의 영향을 받아 사람의 몸을 조각상과 같이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허브릿츠는 사람의 신체를 예술의 한 분야로 끌어올렸다. 세기의 아이콘을 만드는 천재 사진가 배우 리차드 기어부터 그와 함께 작업했던 작품들의 배우는 스타를 넘어 아이콘이 되었고, 많은 스타가 그와의 작업을 꿈꿨다. 명품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샤넬, 베르사체, 캘빈클라인, 발렌티노, 조르지오아르마니 등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다양한 뮤직비디오 역시 연출했다. 마돈나, 크리스 이삭, 브리트니 스피어스, 머라이어 캐리 등 관능적이고 파격적인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클래식의 영원한 아름다움과 시대의 감각을 한 작품에 담아낸 천재 사진가 그의 작품들은 파격적이기도 하지만 정돈된 느낌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들의 사진이지만, 사진 속에서 스타 외에 다른 무엇에 집중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몽환적이면서도 침착하고 세련됐다. 사진제공 사진기획전문회사 디투씨
삶의 단편
- (편집장의 말) 유 여사의 카톡에는 무엇이 있나
- 필자와 친분이 있는 타 매체사의 편집장을 만났다. 만나자마자 한탄이 쏟아진다. 오프라인 매거진 발행에 주력하던 회사에서 최근 온라인사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업무가 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오늘도 편집부원들을 모아놓고 부서 인원만 해도 몇 명인데, SNS 게시물의 좋아요는 왜 항상 3~4개에 머무느냐고 핀잔을 늘어놨다는 것이다. 디지털 문명의 이기가 업무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필자가 느끼는 어려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출근하면 먼저 드는 생각이 ‘SNS에 뭐라도 하나 올려야 하는데…’이다. 그에 반해, 디지털 문명을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하며 삶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이들도 있다. ‘제3의 인생’을 살아가며 소외된 소극적인 삶이 아닌 적극적인 생활 태도로 노년기를 보내는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디지털 문명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이라는 세대 간의 격차에 막혀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자아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는다.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재밌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주고 이모티콘으로 현재의 감정을 표시한다. 사실 무슨 일이든 늦게 시작하면 힘이 드는 건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 여러 가지 신체적 변화로 체력이 떨어지고 기억력도 약해진다. 하지만 3월호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 취재에 응해주신 노인분들 중에 ‘청춘’의 뜻에 ‘나이’를 거론하는 분은 없었다. 그분들이 생각하는 청춘은 ‘열정’과 ‘도전’ 또는 ‘삶의 의지’에 대한 문제였다. 백발의 청춘이 존재하는가 하면 20대의 노년도 존재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자포자기하고 자기연민에 빠져 불평만 늘어놓는 젊음을 ‘청춘’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 2013년에 타계한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는 92세에 아들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하여 98세에 첫 시집 <약해지지 마>을 펴냈다. <약해지지 마>는 일본에서만 160만 부가 넘게 팔린 초 베스트셀러가 됐다. 죽기 2년 전인 2011년에는 자신의 100세 생일을 기념해서 <100세>라는 두 번째 시집을 펴냈는데, 사전 주문만 30만 부가 넘었다고 한다. 그녀의 삶은 대체로 불행했고 시집은 평범한 언어로 쓰여 있다. 하지만 ‘약해지지 마’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그녀의 말에 많은 이들이 용기와 힘을 얻었다. 노년을 자아 완성의 마지막 과정으로 생각하고 계속 배워가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진정한 젊음의 샘을 가지고 사는 청춘이 아닐까. 3월호에 게재된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들 역시 청춘은 고여 있는 샘물과 같은 것이 아니라 흐르는 냇물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무엇인가에 열중해서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 세상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들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사람이 ‘청춘’을 산다는 것이다. 어차피 나이 먹는다는 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그 두려움에 멈춰있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고 즐기라는 것이다. 뒤늦게 스마트폰을 구입한 필자의 어머니 핸드폰에서는 수시로 단톡방의 카톡 소리가 울려 퍼진다. 무슨 이야기들이 오가나 하는 궁금증에 어깨너머로 살펴보면, 대게 자연과 꽃을 좋아하고 아름다움을 가까이하려 노력하는 호기심과 열정의 메시지로 가득하다. 삶의 즐거운 부분들을 공유하며 공감하고 위로하며치유받는다. 디지털은 활용하기에 따라 세대 차이의 증거가 아닌, 세대를 이어주는 통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취업난으로 청춘을 잃고, 초고령사회로 나아가는 우리 사회에도 디지털 액티브 시니어들의 호기심 가득한 열정이 필요하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