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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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집안일을 도와주기는커녕 온종일 TV나 컴퓨터 앞에 앉아 제 할 일만 하는 남편.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다. 더군다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내의 불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터. ‘게으른 남편을 바꾸는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



SHE's TALK

올해는 뭔가 바뀔 줄 알았다.


결혼하기 전부터 신랑이 아주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란 건 알았지만,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 깔끔 떠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것보다 밖에서 사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은 남편이 아닌 나였으니까. 하지만 맞벌이 부부로 결혼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참고 있던 그에 대한 분노 게이지가 급상승 중이다. 아내로서 일과 살림을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주저리주저리 토로하고 나서야, 그에게서 “도와주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문제는 “함께 하겠다”가 아닌 “도와주겠다”는 것. 그는 정말 내가 부탁한 딱 그 ‘도움’만 주고 “도와주었다”는 생색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나마도 피곤하다는 둥, 급하게 친구가 집 앞에 왔다는 둥 핑계를 대고 건너뛸 때가 다반사. 피치 못할 야근으로 늦은 귀가를 해야 할 때 그에게 “청소기 좀 돌려줘”, “빨래 좀 해줘”라고 부탁하지만, 그는 딱 청소기만 돌리고 걸레질은 하지 않는다. 빨래 역시 세탁기 버튼만 눌러 놓는 것이 전부. 부탁하지 않으면 도울 생각도 안 한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텔레비전으로 축구 볼 때 아이가 발 밑을 기어 다녀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런 푸념에 시어머니는 나더러 신랑 교육 좀 시키라는데, 33년간 어머님도 못 고친 저 습관들을 제가 어떻게 바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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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 TALK

아내는 내가 너무나 이기적이어서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자기와 아이들에게는 시간을 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안타깝지만 아내가 부엌을 수리하거나 휴가를 가거나 차를 바꾸고 싶다면 그건 내가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도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과거에 누려보지 못한 기회들을 우리 아이들은 누릴 수 있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뿐이다.


물론 맞벌이하는 아내가 돌아와 살림에 육아까지 도맡아 하느라 힘들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마냥 손을 놓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사실 난 결혼 전, 특히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도와주겠다고 작정했었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꼭 내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에 대부분의 일을 아내에게 미루게 되었다. 


당연히 가사와 아이를 맡는 문제를 두고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나 실제로 육아를 거들고자 내가 아기를 안아 올릴 때면 아내는 섬뜩 놀라면서 내게 아이 돌보는 요령을 계속해서 주입하곤 한다. 아기를 떨어뜨리기라도 할까 염려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아내가 내게 청소를 부탁하면서도 “이것도 제대로 못 하느냐”고 투덜대며 다시 청소기를 꺼내 들 때면… 후유~(한숨)



아내와 남편의 차이 

 

남자와 여자는 말하는 방식,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식, 심지어 도움을 청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여성들은 대화하면서 상대방이 좀 더 대꾸를 해주고 배려해주기를 기대하지만, 남자들은 대화를 주도하려고 하는 습성 때문에 여자들이 보통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대화를 주고받기는 어렵다.


들어주는 방식에서도 여자들은 이야기할 때 눈을 더 많이 맞추며 질문도 자주 하고, 또 미소를 짓거나 동의를 표시하는 등 격려하는 태도를 자주 보이지만, 남자들은 종종 조언을 해주고 의견을 내놓는 방식을 취한다. 남의 말을 오랫동안 듣고 있으면 복종하는 것으로 비추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화할 때 더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드러내거나 여자보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것이 남자들의 습성이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을 그냥 이해하고 할 몫을 다 하지 않더라도 포기해 버리라는 뜻은 아니다. 남편의 생각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그를 변화시킬 수 있는 첫 단계라는 말이다.



게으른 남편 현명하게 길들이는 노하우


1. 명령하지 말고 부탁하자


남편에게 애교 섞인 햇볕 정책을 펴자. 그가 뭘 좀 더 해주길 원한다면 듣기 좋은 말로 부탁을 해보는 건 어떨까. 남편이 퇴근할 무렵 그가 좋아하는 맥주를 안주와 함께 준비해놓거나 시댁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기분 좋은 남편에게 가사 분담을 논의해보자.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말투. 명령 어투는 남자들에게 자기를 무시한다고 느끼게 한다. 완곡하게 요청하는 표현을 사용하면 훨씬 더 많은 협조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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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준을 협상하라


여자들은 남편이 아이를 돌보고 있을 때도 자기와 방식이 다르면 무관심하거나 봐주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빠와 아이가 잘 지낼 수 있는 관계를 엄마의 지나친 근심이 망쳐버리는 일도 종종 있다. 일단 아내는 남편이 육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준이 자기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말은 남편이 아기와 단둘이 지내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게 정을 붙이게 놓아두어야 하며, 아기 기르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3. 깐깐하게 관리하지 말자


남편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불편한데, 꼭 사근사근하게 굴기까지 해야 하나 싶겠지만, 남편의 참여를 확실하게 기대한다면 그 정도의 립 서비스는 기본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남편을 참여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일단 완벽함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대신 ‘더 많은 참여’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조금씩 진전을 보일 때마다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 실험 심리학자 스키너는 비둘기가 작은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보상을 해주는 방법을 써서 비둘기에게 팽이 돌리는 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참고서적 <게으른 남편>(21세기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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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 좀 리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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