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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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와 동백꽃이 유명한 고창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이기도 하다. 건강식으로 유명한 장어와 복분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고창으로 떠났다.

 

 

선운사, 그 조용함과 단출함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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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백숲으로 유명한 선운사(禪雲寺)는 백제 위덕왕 24(577)에 지어졌다. 우람한 느티나무와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호위하는 숲길을 지나 절 안에 들어서면, 대웅전을 병풍처럼 감싼 동백숲을 볼 수 있는데, 높이 6m 500년을 산 동백나무들은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보전은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밖에도 보물 제279호인 금동보살좌상, 280호인 지장보살좌상 등 19점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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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는 애틋한 붉은 그리움이 피어 있는상사화의 군락지로도 유명하며 계곡과 산비탈을 수놓는 가을 단풍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특히 봄의 선운사는 초록과 붉은빛의 조화로 극찬받는 동백이 장관을 이룬다. 선운사까지 이르는 산책로는 짙은 물이끼가 가득한 실개천이 정겹고, 돌을 박고 황토로 굳힌 담장이 운치를 더한다. 천천히 흙길을 음미하듯 산책하며 걸으면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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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내부도 아늑하고 평온함이 가득하다. 한편에 일렬로 세워진 기와와 화려한 연등이 눈에 띄긴 했지만, 깔끔하게 정비된 전각들을 돌며 여유와 사색을 즐기기에 더없이 훌륭한 장소이다. 사찰 뒤편의 동백숲에는 만개는 아니지만 붉은 동백꽃이 초록의 사이에서 선명하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바닥 한편에 떨어진 동백꽃을 모아 기와에 올려 장식을 한 것이나, 돌멩이를 차곡차곡 쌓아 기원을 담은 소박함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미소를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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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한 뚝심의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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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고창 고인돌 유적지는 전국의 2600여 개의 고인돌 중에 1600여 개가 모여 있는 곳이다. 기원전 4~5세기경 집중적으로 만들진 고창 고인돌 유적은 거대한 돌을 운반하기 위해서 공동체가 모여서 집단생활을 했으며, 풍부한 식량과 움집 생활을 통해 번성한 삶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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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고인돌은 단순한 지배계층의 분묘라기보다는, 제단의 기능과 유물을 넣어 당시의 문화를 보존하는 기능도 있었다고 한다. 유적지의 입구에 있는 고인돌 박물관에는 당시의 생활상과 관련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고창 고인돌 유적지는 역사와 교육적 가치가 살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적지이다.

 

 

봄날의 향기 가득한, 청보리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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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언덕에 펼쳐진 4월의 청보리밭은 녹색 바다를 걷는 듯한 청량함을 느끼게 한다. 보리밭 사이를 수놓은 노란 유채꽃은 더욱 마음을 설레게 한다. 청보리는 보리 낱알이 노랗게 영글기 시작하기 전까지의 초록색을 표현한 것이다. 고창 청보리밭이 있는 학원관광농장에서는 봄에는 푸른 청보리를, 가을에는 하얀 메밀꽃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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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4 15일 개막돼 5 7일까지 23일간 펼쳐진다. 본 축제 기간에는 각종 공연과 체험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될 예정이다. 보리개떡과 보리강정, 보리쿠키를 만들어 보고 널뛰기, 외줄타기, 굴렁쇠굴리기, 제기차기 등 토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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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청보리밭은 거닐다보면 머릿속이 비워진다. 툭 터진 하늘과 넓은 초원이 펼쳐지고 어디론가 바삐 가야 할 이유 없이 툭 터진 곳에서 나 자신을 놓아버리게 된다. 고창의 여행지는 우리에게 커다란 자극이나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자신의 색깔로 무던하게 서 있을 뿐이다. 평화로운 한때의 분위기에 젖어들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창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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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읍성은 군청사와 군민회관, 도서관 등의 기관들이 즐비한 시내 중심가에 있다. 고창읍성은 평지와 산을 아우르며 이어 쌓은 평산성이다. 기록에 의하면 1453년 완공됐다고 한다. 낙안읍성, 해미읍성, 고창읍성을 한국 3대 읍성이라고 하는데, 고창읍성이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읍성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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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읍성은 제각각 크기가 들쑥날쑥한 자연석을 이용해 지어져 투박한 자연미가 마음을 끈다. 그리고 성곽 안은 자연을 그대로 살린 듯한 아담한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수백 년 동안 잘 보전된 읍성 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고목들이 가득하다. 특히 대나무종 중 가장 굵은 것으로 알려진 맹종죽이 1천 평이나 되는 공간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이곳은 <다모>, <왕의 남자> 등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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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읍성은 사계절 각각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으로 유명한데, 봄에는 벚꽃과 철쭉이 유명하고 가을 단풍도 아름답다. 이러한 고창읍성의 성곽을 돌면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다. 성곽을 돌며 보게 되는 고창의 풍광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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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처럼 급경사를 오르게 되면 고창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곽을 따라 돌면서 커다란 호수, 전원지대, 기관과 공동주택 등 고창의 모든 면면들을 일별할 수 있다. 마치 360도 입체영상을 보는 듯하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 속에서 번화해가는 도시의 면면을 확인하다 보면, 정체되지 않고 살아가는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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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은 도시에서 두텁게 입고 있던 자극과 긴장감을 내려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전라도 특유의 간이 제대로 된 음식들도 맛있고 쾌활하고 친절한 군민들의 면면도 이 고장 특유의 여유와 인심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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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정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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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자연의 향기가 깃든 전라북도 고창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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