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수를 놓는 풍경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해지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태교법으로 이만한 게 또 있을까. 내 손으로 직접 육아용품을 만들며 취미생활과 태교를 동시에 즐기는 프랑스자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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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동물 모양의 자수가 새겨진 배냇저고리. 자수가 더해져 더욱 귀여운 느낌을 더했다.
 
 

 

프랑스자수는 일반적으로 서양 자수를 통칭하는 단어이다. 서양에서는 동양 자수를 제외한 자수를 프랑스자수라고 말한다. 사실, 자수의 기원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고대 이집트의 무덤에서 자수 용품이 발견되었고, 그리스와 로마인들도 자수를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더불어 자수는 중세 귀부인들의 교양 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프랑스자수가 최근 들어 임산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헬렌의 마르세이유’ 블로그를 운영하며 프랑스 자수 수업을 진행하는 최수정 강사에게 프랑스자수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쉽고 저렴한 취미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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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틀에 천을 고정한 채로 놓는 프랑스 자수. 도안을 따라 한 땀씩 자수를 새겨나간다.
 
 

프랑스자수는 단 하루만 배워도 바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아웃라인 스티치라 불리는 기법은 특히 배우기가 쉬워 그 자리에서 바로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본 스티치 기법만 알면 꽃이나 글자 등에 간단한 자수를 놓을 수 있어 몇 시간 만에 뚝딱하고 작품이 완성된다. 


게다가 유사한 바느질의 종류인 퀼트와 비교했을 때 재료비까지 저렴해 누구든 쉽게 시작할 수 있다. 퀼트의 경우 수입천을 사용하기 때문에 적게는 2천 원에서 많게는 3만 원까지 비용이 들지만, 프랑스자수는 자투리 천에다 수를 놓아도 작품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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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자수의 기본 준비물. 자수 실과 수틀, 가위, 천, 바늘, 사인펜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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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진행되는 경복궁의 한 카페. 소규모로 진행되어 더욱 자세하게 배울 수 있는 클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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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손수건은 임산부들이 가장 따라 하기 쉬운 프랑스 자수 소품이다.

 

 “프랑스자수를 마스터하기 위한 기본 스티치 기법은 50여 가지가 돼요. 하지만 모든 기법을 일일이 다 배울 필요는 없어요. 핵심이 되는 몇 가지 기법만 익혀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수업을 받으시면 기본 스티치 기법을 숙지할 수 있는데, 그때부터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자수를 놓을 수 있어요. 그래서 프랑스자수는 단기간의 노력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자수이지요.”


최 강사는 프랑스자수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을 대게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구입한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수와 관련된 온라인쇼핑몰도 많이 생겨나서 집에서도 쉽게 재료들을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프랑스자수에 사용되는 실은 십자수 실과 동일하기 때문에 십자수 용품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가적인 재료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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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용품을 만드는 사이에 태교가 절로


자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미적 감각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자수는 기본적으로 도안을 기초로 하므로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시중에 나온 도안을 대고 천에다 기본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자수를 놓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다. 게다가 실이 가진 다양한 색감으로 인해 똑같은 도안이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결과물이 나와 자수 놓는 재미가 커진다. 


“태아들은 직접 사물을 볼 수는 없지만, 엄마를 통해 빛과 색을 느껴요. 임신 7개월 차에 접어들면 아이들은 명암을 느끼죠. 그래서 프랑스자수를 통해서 몇백 가지의 색상을 접하는 컬러 태교는 꽤 효과적이에요. 색채를 통해서 태아의 감각이 훈련되고 두뇌가 발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임산부는 자수를 통해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다. 실제, 수틀을 잡고 바느질하며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낀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임산부들을 편안하게 하고 태아와 정서적 교감을 만들기에 프랑스 자수는 효과적인 태교법인 것이다. 


그리고 출산 이후에도 프랑스자수는 꾸준한 취미 활동으로 가능하다. 아이 때문에 바깥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 집에서 수를 놓으며 시간을 보내는 주부들도 꽤 있다. 태교에서 그치지 않고 취미생활로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것이 프랑스자수의 매력이다.


“하루 배워서 무언가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죠. 임산부의 경우 소망 손수건을 만들면 좋아요. 모서리 부분에 아이의 이니셜과 함께 태어날 아이에게 바라는 것을 간단하게 새기는 거죠.”


자수 배냇저고리 또한 태어날 아이를 위한 훌륭한 작품이다. 엄마가 손수 만든 귀여운 동물 스티치가 새겨진 배냇저고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어 더욱 특별하다. 태어날 아이를 위해 엄마가 한 땀 한 땀 정성 어리게 수놓아 만든 육아용품은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행복한 경험이 될 것이다.



프랑스자수, 제대로 입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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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꽃문양의 자수 브로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하다.

최수정 강사는 프랑스자수를 배우는 과정을 요리에 비유한다. 요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 책을 보고도 쉽게 따라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책에는 설명되지 않는 요리의 중요한 팁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팁을 알면 더 쉽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프랑스자수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자수는 독학으로도 배우실 수 있어요. 요즘에는 시중에 자수 관련 책이 잘 나와 있어서 기본 스티치 정도는 따라 하시기 어렵지 않아요. 그러다가 한계에 부딪히거나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실 때, 강좌를 들으러 오시면 많은 것을 배워 가실 수 있어요.”


최 강사가 이끄는 오프라인 강좌는 수강생의 특성과 사정을 고려해 다양하게 이뤄진다. 주부들을 위한 평일 강좌, 직장인들을 위한 토요강좌는 물론, 부족한 부분만 콕콕 집어 배울 수 있는 ‘일일 특강’도 있다. 그리고 수강생의 연령층도 20대 대학생부터 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다. 태교와 취미생활을 위해 강좌를 찾아오는 만삭의 임산부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태교와 취미생활을 위해 강좌를 찾아오시는 만삭의 임산부들도 있으세요. 프랑스자수는 기술이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프랑스자수는 자수를 놓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이 정리되기 마련이죠. 그리고 그러한 마음은 태아는 물론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자수를 통해서 행복한 일상을 새겨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포토그래퍼. 권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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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품을 만들며 취미와 태교를 동시에, ‘프랑스자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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