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회성교육 전문가로 활동해 오면서 부모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유머감각 있는 부모가 되거나, 적어도 잘 웃어주는 부모가 되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의 평소 생활 태도는 부모의 유머감각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유머감각이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웃음과 질문이 많고 감정표현이 솔직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 열정지수(PQ), 도덕성지수(MQ) 등은 유머감각과 통한다. 특히 사회성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웃고 웃기는 것은 인간관계를 맺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아이는 유머를 통해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이는 더 나아가 리더의 기본 자질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인성과 인격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유아기부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유머 육아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토록 중요한 유머감각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유머감각은 성장 환경 속에서 부모 또는 또래 아이들과 상호관계를 맺으며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그러므로 아이의 유머감각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잠들기 전, 하루 동안 즐거웠던 일과 행복했던 일을 나누고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고 있음을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아이의 말을 귀담아듣고 호응해 주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어른들이 보기에는 유치한 것들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부모가 아이와 함께 웃어주고 공감해 준다면, 아이들은 그러한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며 주변의 사물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렇듯 아이의 유머에 반응한다는 것은 사랑과 관심, 경청과 반응이 필요한 것이기에 단순히 웃어주는 것 이상의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유머에 무조건 반응하고 호응해 주어서도 안 된다. 아이가 유머감각을 익혀가는 과정에는 도덕적인 기준을 알려주는 인성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의 특정 신체 부위나 이름 또는 개인적인 특징을 ‘웃기는 소재’로 삼으면 안 될 것이다. 아이에게 상대를 폄하하는 왜곡된 유머는 좋지 않음을 가르치자. 유머 육아법은 ‘유머가 소통이며 배려’임을 아이에게 알려줄 때 참된 가치를 지닌다.
임영주 박사의 생활 속 유머 육아 5계명
1 부모 스스로 웃음과 미소 가운데 생활하기
2 아이의 말과 행동에 맞장구치기
3 아이의 엉뚱함과 실수를 허용하기
4 자녀의 눈높이에 맞춘 유머로 소통하기
5 유머의 기본은 인간 존중임을 알려주어 건강한 유머를 습관화하기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