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최근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이 통증은 발바닥이 욱신거리는 정도였다가 어느 때는 ‘악’ 소리가 날 만큼 심해지기도 한다. 도대체 이 통증의 정체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발바닥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족저근막염’이라고 말한다. 족저근막염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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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저근막염’이란?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의 스프링 역할을 맡고 있는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족저근막은 하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바닥의 움푹 파인 부분을 받쳐줘 발바닥을 보호한다. 근데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발꿈치뼈에서 시작해 앞발가락뼈까지 붙어 있는 단단하고 질긴 곳에 통증이 생기면서 오래 걷는 것은 물론이고 서 있는 것까지 어렵게 만든다. 


족저근막염은 성인 인구 1%가 앓고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족부질환이다. 보통 4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중년층에게 발병하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 중에서도 족저근막염 발병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젊은 층에서 족저근막염 환자 증가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는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키높이 구두를 오래 신을 경우 발꿈치뼈와 아킬레스건에 무리를 줘 아킬레스건염과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아킬레스건염과 족저근막염은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거나 발바닥 족저근막의 손상으로 발병하는데 공통으로 발뒤꿈치 통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한 것이다. 통증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주로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고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다시 줄어드는 양상이다. 


병이 진행된 족저근막염의 경우에는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고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 가까울수록 통증의 정도도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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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해서 오래 걷기 

· 오래 서 있기 

·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 하이힐 혹은 평평한 신발 착용이 원인


실제 프로농구 안양 KGC의 센터 오세근 선수는 대학교 시절부터 앓아오던 족저근막염으로재활에 매진한 바 있다. 이렇게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던 운동선수들도 준비운동을 할 때는 통증이 있다가 경기 중에는 아무렇지 않아서 일시적인 통증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있다가 없다가를 반복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꿈치 안쪽 통증이 대부분,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아


그렇다면 왜 최근 들어 족저근막염을 앓는 이들이 많아진 걸까. 전문가들은 ‘굽이 없거나 평평한 밑창 신발’이 족저근막염을 유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플랫슈즈가 족저근막염의 원인이라는 것. 


플랫슈즈의 경우 굽이 아예 없이 발바닥과 지면이 맞닿게 제작돼 있는데 오히려 이것이 발바닥에 무리가 된다. 이는 하이힐만이 발에 무리가 된다는 기존의 이론과 대비된다. 밑창이 없는 신발을 계속해서 신다보면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에 탄력을 줄여주는 족저근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플랫슈즈도 족저근막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에 정 교수는 “여성들이 자주 신는 납작한 플랫슈즈는 발바닥에 무리를 가해 아킬레스건염과 족저근막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하이힐의 굽이 높으면 발목에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으나, 플랫슈즈가 발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플랫슈즈는 발바닥의 아치를 지나치게 긴장시키고 발꿈치뼈인 종골에 체중을 집중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레인부츠도 족저근막염을 유발하는 신발 중 하나다. 무거운 무게와 딱딱하고 판판한 밑창 때문에 발바닥 전체를 이용해 걷다 보니 족저근막염에 노출되기 쉽다. 


다리까지 감싸는 레인부츠의 특성상 자기 발 크기보다 한 치수 크게 신는 경향이 있어 발바닥에 힘을 주며 걷게 돼 체중에 의한 지면과의 충격이 발뒤꿈치에 고스란히 가해지면서 족저근막염이 유발될 수 있다.


장안동 튼튼병원의 김태하 원장은 “레인부츠의 경우 본인의 발 크기보다 한 치수 크게 신으면서 발바닥 전체로 쿵쿵 힘을 주어 걷게 되면 체중에 의한 지면과의 충격이 발뒤꿈치에 쉽게 전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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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슈즈와 레인부츠를 비롯해서 갑작스러운 운동이 원인


이 같은 신발을 신는 여성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 족저근막염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발바닥 근육이나 근막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달리기할 때 족저근막에는 체중의 1.3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의 힘이 가해지는데 달리기를 즐기는 남성이나 격렬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성들에게도 족저근막염 환자가 증가추세다. 또한, 등산이나 마라톤, 장거리 보행을 하고 나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운동 초보자보다는 ‘마니아’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또한, 이 질환은 발의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사람과 두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걷는 안짱다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 나타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족부정형외과 정재중 교수는 “해당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 대다수는 몇 발자국 걷게 되면 아픈 것이 좀 줄어들다 보니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발바닥과 지면의 직접적 접촉 피해야 깔창 넣고 마사지 자주 해주면 좋아


족저근막염은 특히 마라톤이나 축구 선수처럼 많이, 그리고 자주 뛰는 사람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다. 인천백병원 정형외과 서우석 과장은 “만약 이런 통증이 지속된다면 통증으로 걷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깔창을 신발 안에 끼워서 염증이 생긴 부위가 딱딱한 지면에 닿아 계속 자극받는 것을 미리 막는 게 좋다. 몇몇 방바닥을 디딜 때도 아픈 사람들은 양말 안에 넣을 수 있는 간이 깔창을 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장시간 보행할 경우 플랫슈즈나 하이힐보다는 1인치 정도의 굽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가 통증을 없애고 빠른 복귀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남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의 호전에 불과하다”며 “스테로이드 주사는 오히려 족저근막의 완전 파열을 야기하여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급적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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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발 디디기 전 하면 좋은 스트레칭


아침에 발을 디디기 전이나 한참 앉아 있다가 걸어야 하는 경우에는 걷기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한쪽 무릎을 접은 상태로 바닥에 앉아서 다른 쪽 발목을 몸쪽으로 구부린 후 발가락이 발목을 넘어서도록 당겨서 10초간 정지하는 동작을 10회 반복하면 된다. 


장딴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뒤꿈치 들기를 실시한다. 또한, 한 발(아픈 쪽 발)로 서서 양팔을 앞·뒤로 흔들어 주는 운동을 하루에 100회가량 반복해서 실시하면 발목 스트레칭 효과가 있다. 아킬레스건을 늘리는 운동도 족저근막염 완화에 도움이 된다. 벽에 손을 대고 서서 아픈 발을 어깨너비만큼 뒤로 뺀 다음 몸을 벽 쪽으로 밀기를 1회 25번씩 하루 3~4회 반복한다. 이때 양발바닥을 바닥에 붙여야 아킬레스건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의자에 앉아서 바닥에 수건을 길게 깔아놓고 무릎은 고정한 채로 발가락만 사용하여 수건을 끝까지 밀어내는 운동과 당기는 운동도 효과적이다. 발가락으로 수건을 집어 올리고 버티는 것도 족저근막염에 좋은 운동이다. 평상시 엄지발가락을 ‘푸쉬업’과 같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면 족저근이 단련된다. 


그리고 발가락을 손으로 잡고 무릎 방향으로 늘렸다가 발바닥 쪽으로 당겨주면 마라톤에서 사용하는 발가락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운동 전에는 계단에서 발끝으로 서서 한쪽 발을 들고, 지탱하는 발은 서서히 낮춘 자세로 15~20초 유지 후, 휴식을 취하는 과정을 3회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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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족저근막염 예방 운동법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바닥 마사지를 하거나 미온수와 냉수를 따로 준비해 1분가량 번갈아 발을 담그는 ‘냉온족욕법’이 좋다. 잠에 들 때는 발을 심장 높이보다 높게 올리고 자는 것이 발과 다리의 피로를 풀어줘 족저근막의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캔을 이용해 발을 마사지하는 운동도 있다. 우선 캔을 바닥에 눕히고 발을 캔 위에 올린 후 발바닥의 오목하게 패인 부분에 캔이 오도록 한다. 발바닥으로 캔을 누르듯이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며 마사지한다. 15번씩 3회가 적당하다. 


발뒤꿈치를 이용해 족저근막을 풀어주는 운동도 있다. 벽에 손을 짚은 채로 마주 서고 한쪽 다리를 뒤로 뻗어 곧게 편다. 곧게 편 다리의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이 자세를 30초 정도 유지하면서 5회 반복한다. 이때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해야 올바른 자세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도움말.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족부정형외과 정재중 교수, 인천백병원 정형외과 서우석 과장, 장안동튼튼병원의 김태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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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 없는 신발이 편하다고요?” 족저근막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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