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신예순 한국임산부요가협회 회장의 30년 생명사랑

 

임신 16주가 넘으면, 임산부는 평소에 하던 운동을 이어서 할 수 있고, 요가나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임산부 요가는 일반 요가가 임산부에게 맞게 변형된 것으로 임산부에게 맞는 동작은 물론, 순산을 위한 호흡법, 힘주기 훈련 등이 포함된 것이다. 요즘 요가지도자 자격증을 여러 단체에서 내주고 있어서 요가 지도자가 많이 있지만, 임산부 요가 수업에서 동작 외에 호흡법과 힘주기를 제대로 가르치는 요가 지도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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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동네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요가원이다. 하지만 30년 전에는 달랐다. 광양제철소 내에 최초로 요가원을 차렸던 신예순 한국임산부요가협회 회장. 30년 전은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국가에서 내주던 시절이다. 당시 국가 공인 요가 지도자 자격을 딴 후, 임산부 요가와 멈출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신 회장을 만났다.

 

30여 년간 임산부 요가라는 외길을 걸으며, 몸소 연구하고 실천해온 신예순 임산부요가협회회장은 이 길을 걷는 것이 때로는 어려울 때도 있지만, 수업을 들은 엄마들이 순산의 기쁨을 안고 찾아오는 그 보람된 순간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도 임산부들을 만난다.

 

 

자연요법사에서 임산부 요가 전문가로

 

한국임산부요가협회 회장, 임산부 요가책 베스트셀러의 저자, 임산부 요가의 최초 지도자, 임산부 요가 지도자들의 선생님 등 여러 수식어가 붙는 신예순 회장. 30년 동안 임산부 요가라는 외길을 걸으며 몸소 생명사랑을 실천했던 그이를 만나기 위해 라메르 산부인과 문화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임산부 요가에 대한 열정, 그리고 깊은 연륜이 느껴지는 중년의 임산부 요가 전문가를 만났다.

 

전에는 요가원을 운영했었는데, 요즘 우리나라에 임산부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임산부 전문 요가원을 꾸려 나가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었어요. 요즘은 임산부 요가 지도자를 배출하는 일에 힘쓰고 있고, 여러 곳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임산부 요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요가원은 많지만, 임산부 전문 요가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임산부 요가는 일반 요가원에서 가끔 진행하거나 문화센터에 임산부 요가 프로그램이 있는 정도이다. 워낙 임산부가 드문 요즘 시대에 임산부 전문 요가원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임산부 요가의 길을 포기할 수 없는 신 회장. 그이의 임산부 요가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저는 원래 자연요법사였어요. 그 길을 걷던 중에 셋째를 낳고 허리와 골반이 너무 안 좋았거든요. 근데 제가 자연요법사이다 보니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자연요법으로 허리와 골반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다가 요가를 알게 됐어요. 요가를 하다 보니 차츰 몸이 좋아지고, 재미가 있었죠. 그러면서 요가에 인생을 걸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과 육체적으로 도움을 주며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신 회장은 당시 남편이 광양제철소에 있었기 때문에 제철소 내에 요가원을 내기 위해 제철소에 수십 통의 편지를 써 설득해서 요가원을 내었다. 당시 광양에는 요가원이 한 군데도 없었던 때였다. 그곳에서 5년간 요가를 가르치고 10명의 요가지도자를 배출해 내었다. 그 후, 서울로 상경한 신 회장은 임산부 요가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자연분만을 돕는 임산부 요가를 가르치다

 

서울에 올라온 후, 임산부 요가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그쪽으로 매진했어요. 임산부의 골반과 태아 출산의 관계를 알기 위해 전국의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을 다니며 연구에 매달렸죠. 자연분만을 한 사람과 못 한 사람들과 산후에 같이 요가를 해보면서 자연분만의 관건은골반의 균형올바른 힘주기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힘을 잘 못준 산모들은 터진 실핏줄이 한 달을 넘게 가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죠.”

 

신 회장의 임산부 요가에 대한 이러한 연구들은 그녀의 임산부 요가 책 <골반튼튼 임산부요가>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요가는 실천 철학이라고 말하는 신 회장. 그저 이론적 지식에 근거한 것이 아닌 직접 체험을 통해 검증되어야 요가가 이렇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산부 요가에서 가장 중점이 되는 동작은 골반의 균형을 맞춰주는 동작입니다. 특별히 골반에 관한 동작들을 많이 하게 되면 골반이 유연해져서 순산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임산부의 힘주기 훈련은 호흡법을 통해서 하는데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힘을 주는 것과 내쉬고 나서 참고 힘주는 두 가지 방법 중에 두 번째 방법을 통해 힘을 주는 연습을 합니다. 내쉬고 참는 것은 내적인 호흡인데, 출산은 내면의 힘을 요구하는 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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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에게서 배운 임산부들은 자연분만이 어렵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신 회장은 강남에서 5~6년간 수업을 하면서 산부인과 측에서산모들이 아기를 어떻게 이렇게 잘 낳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고 한다. 신 회장에게서 요가를 배웠던 산모들 중에는 심지어 세 번의 힘주기 만에 태어난 아기도 있었고, 26시간 진통을 겪었지만, 배웠던 호흡법을 통해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에서 기적처럼 자연분만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부부태교 임산부 요가의 참맛을 알다

 

신예순 회장의 임산부 요가 수업은 순산을 위한 요가와 더불어 태교를 위한 수업이다. 요가 수업을 시작하면 아기에게 환영과 기쁨의 태담을 전해주고, 노래를 들려준다. 요가 중간중간에도 아기에게 사랑을 보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시간을 갖는 이유는 엄마와 태아와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더 좋은 것은 요가의 동작도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골반의 균형을 잡아주는 동작은 태아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 동작을 통해 양수가 많이 흔들리면서 태아의 피부에 자극을 주게 되는데, 이 자극이 뇌발달에 큰 도움이 되고 정서적인 안정과 행복감을 전해주거든요.”

 

모든 자연의 원리, 사람이 살아가고 성장하는 방향의 수인 6. 골반을 6방으로 움직여 주다 보면 태아가 성품도 좋아지고 뇌도 좋아진다고. 그리고 엄마가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아기가 태어나서 생활 습관도 좋아진다고 한다. 신 회장은 임산부 요가 수업을 몇 년간 진행하면서 남편 없는 태교는 반쪽 태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부부태교 임산부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빠의 목소리가 처음이라 태아가 잘 흡수한다는 이야기는 다들 아는 이야기이죠. 그런데 아빠가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면, 양의 성질을 많이 받아서 아기가 나중에 대외적이고 사회적 관계가 좋은 아이로 자랄 수 있어요. 그리고 임산부요가에 남편이 함께 참여하게 되면, 남편이 아내의 보조를 잘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임산부가 너무 행복해해요. 임산부가 행복해하면 아기가 행복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이런 과정을 통해 부부애가 회복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어요. 아빠와 엄마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너무 좋은 태교가 되죠.”

 

 

임산부를 위한 또 다른 꿈을 꾸다

 

신예순 회장은 임산부의 수요가 적고 정책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임산부 요가 전문가의 길을 걷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이 길을 걷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만류도 많았다. 하지만 신예순 전문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한 명의 임산부에게라도 순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도자를 기르는 것에 더 힘을 쓸 것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임산부요가협회를 사단법인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특별한 계획 하나가 더 있다.

 

저는 나중에 자연학교를 세우고 싶은 꿈이 있어요. 임산부와 요가 지도자들이 와서 꽃도 심고 마음도 정화하고, 요가도 할 수 있는 그런 학교죠. 자연은 임산부에게 너무 좋은 환경이에요. 이 시대의 수많은 질병이 자연과 멀어져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자연과 가깝게 산다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뜻하지요. 자연을 접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그런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포토그래퍼. 권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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