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는 것만으로 피부 잡티가 사라진다고 알려진 기능성 화장품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화합물의 일종으로 화장품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원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화장품의 위험성과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최근 한 국내 홈쇼핑에서 판매한 수입 크림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되어 큰 논란이 있었다. 해당 화장품을 판매한 쇼핑호스트가 사과문을 올리고 홈쇼핑 측에서도 뒤늦게 피해 보상을 약속했지만, 피해 고객들이 겪은 상당한 부작용으로 인해 해당 사건은 쉽게 덮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스테로이드 성분 스테로이드는 쓸개즙산, 성호르몬, 비타민D, 부신피질 호르몬 등이 포함된 화합물의 일종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테로이드는 그 중 코티손계의 부신피질 호르몬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이 성분은 주로 항염증, 항알레르기 작용을 하므로 주로 건선 질환의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전문 의약품으로 진찰받고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이다. 그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해당 피부 질환이 있을 경우, 소량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과도하게 남용했을 경우 모세혈관 확장증, 스테로이드성 여드름, 피부 홍조 등 다양한 피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해당 화장품을 사용한 고객들은 여러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화장품을 몇 달간 사용한 한 20대 여성 사용자는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르며 빨개지는 안면 홍조증을 비롯해, 심한 각질로 인해 얼굴이 보랏빛으로 변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본 환자는 피부과 진찰 결과, 모세혈관 확장증에 모낭염까지 발병한 상태였다.

모낭염은 스테로이드 제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 면역기능이 감소해 피지샘과 모낭 안에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심할 경우, 피부가 전체적으로 붉어지면서 예민해지고 여드름성 발진이 동반되는 모낭충염이나 실제 여드름이 생성되기도 한다. 이는 스테로이드에 의해 모공의 입구가 막히면서 피지가 고이는 면포가 생기기 때문이다.

피부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이러한 증상들은 스테로이드 성분에 지속해서 노출되었을 경우 나타나는 대표적 부작용들이다. 무조건 중단보다 서서히 제품 사용을 줄여나가야 그렇다면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인해 망가진 피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스테로이드가 들어간 제품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단, 스테로이드를 계속 사용해 온 피부는 이미 중독 상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갑자기 해당 제품 사용을 중단하면, 오히려 트러블이 악화할 수가 있다. 따라서 시간을 가지고 제품의 양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피부과에 내원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즉각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 여드름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 요법과 스킨케어를 병행한다면 더욱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세균이나 피지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면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홈케어 방법으로는 되도록 순한 화장품을 쓰면서 피부 자극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질병을 한 방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없는 것처럼 화장품도 마찬가지이다.

크림 하나로 모든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모순된 것이다. 잡티나 주름 등의 특정 피부 고민이 있는 경우는 피부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화장품은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직접적인 치료제가 되기 힘들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장품을 구입하기 전에 성분 분석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어려운 용어가 뒤섞여 있을지라도, 피부에 좋지 않은 성분 몇 가지만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 달콤한 한 줄의 카피에 현혹되지 않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것이, 피부를 생각하는 지름길이다.

참고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선스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