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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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시작은 새해 첫날이다. 사람의 시작은 생일이다. 태어난다는 것, 그것이 축복이든 재앙이든 그 시작점이 된 날은 특별하다. 해가 바뀌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을 때, 축하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또다시 한 사람의 주기가 시작된다. 세계의 생일 문화, 그 시작점과 의미에 대한 해석을 들어보자

 

 

한국의 생일, 환갑(還甲)

 

지금이야 한국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높아져서 환갑의 의미가 퇴색했다. 해를 나누는 육십갑자가 한 바퀴 돌아 만 60세가 되는 해이고, 과거에는 가장 큰 생일이었다. 본인의 입장에서는 장수의 의미를 살릴 수 있고, 가족과 자손의 입장에서는 효를 다하고, 그 본분을 다하니 또한 좋은 의미의 생일이었다.

 

환갑잔치는 성대하면 성대할수록 좋다고 하여, 자식과 후손들에게 큰 부담이 되기도 했으나, 현대에서는 그 의미와 규모 모두 찾아보기 힘들다. 재미있는 것은 먼 조선시대의 환갑 문화 중에 가족들이 부모에게 해주는 환갑잔치 이외에 각계각층의 원로를 우대하는 환갑 생일 기념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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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는 스승의 환갑이 문하생과 제자들에 의해서 베풀어지고 예능계나 기술계·종교계, 그리고 특수집단(보부상·거지)에서는 지도자나 두목의 환갑이 사사자(師事者도제(徒弟계승자·추종자에 의해서 치러진다. 이런 경우의 비용은 각자의 출연금으로써 충당됐다고 한다.

 

정신적인 스승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그 권위와 모범이 되는 원로에 대한 존경심이 들어간 이러한 문화는 인상적이다. 사회 원로에 대한 자발적인 존경과 애정의 표시는 효율성만 강조하며 원로가 없는 이 시대에 귀감이 될 법도 하다.

 

 

독특한 생일 음식

 

중국에서는 생일에 먹는 길이가 긴 면을 장수면이라 하였는데, 그 길이만큼 오래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또 어르신들의 생일에는 복숭아 모양의쇼우타오라는 밀가루 음식을 주는데 이 역시 장수를 의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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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계란과 우유, 럼주, 소금으로 간을 한 반죽으로 구운 크레이프를 만든다. 이를 생일을 맞은 이가 다른 이의 접시에 정확히 올리면 부자가 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는 풍습이 되어 새해 첫날과 생일날 행해지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모든 식구가 집에 모여 함께 생일을 즐긴다고 한다. 집에서 뷔페식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생일을 보낸다. 일종의 통돼지 바비큐라 볼 수 있는레쳔 가왈리 (Lechong Kawale)’라는 음식은 필리핀 사람들이 생일에 특별히 준비하는 음식이다. 가족과 공동체 소통의 문화를 중시하는 필리핀 생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일에 먹는 생일 케이크의 역사는 언제부터일까? 이는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일 케이크의 개발은 요리와 과자류의 커다란 진보를 이끌어 왔다. 이후 18세기 독일에서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이는 전통이 시작되었다.

 

 

이해하기 힘든 생일 세리모니

 

스페인 사람들은 생일을 매우 중요시한다. 이들은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스페인에서는생일 축하한다라는 축하의 말과 함께 생일자의 귀를 잡아당기는 풍습이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딱히 알려진 것이 없는데, 나이만큼 귀를 잡아당겨야 한다고 하니, 노인학대로 비칠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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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생일에도 특이한 세리머니가 있다. 생일을 맞이한 아이는 친구들에게 과자 등의 작은 선물을 준다. 그리고 아이의 부모 또는 선생님은 아이에게 종이 왕관을 만들어서 씌워준다. 그 왕관에는 나이만큼 꽃이나 새의 깃 장식이 되어 있다. 왕관을 쓴 아이에게 축하 노래를 불러준 후에 높이 안아 올리는데 그 또한 나이의 수만큼 되풀이한다고 한다.

 

남미의 엘살바도르에서는 생일날 동물이나 사람 모양의 커다란 종이 인형을 만들어 그 안에 사탕을 넣어 둔다. 그리고 생일인 아이가 종이 인형을 마구 부수어서 안에 있는 사탕을 나눠주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친구 초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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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는 77세 생일에 4명의 친구를 초대했다. 신의 대리자라 불리며, 막강한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교황에게 선택받은 4명의 친구는 누구일까? 이들은 로마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의 노숙인 4명이었다. 그중 한 명은 반려견을 키우고 있었는데, 주인과 함께 교황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화기애애한 가운데 파티가 벌어지고, 노숙인 3명은 교황에게 해바라기 꽃다발을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신은 우리의 사랑을 보고 우리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형제들을, 특히 가장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 교황 프란치스코, 2013 4 24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한 강론 中

 

그 무엇을 먹고 어떤 세리머니를 하든 생일은 즐겁다. 교황이 만났던 4명의 노숙인과 한 마리의 반려견, 귀를 잡아당기는 스페인의 세리머니, 사회 원로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했던 조선시대 환갑문화가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 사람 인생의 시작이 공동체를 이루는 계기가 되고, 문화를 만들어 사랑을 전한다는 의미에서 생일 문화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참고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라이센스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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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의 인문학, 나라별 파티 음식과 세레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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