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일을 잡아야 해. 신랑 생년월일 좀 불러봐. 태어난 시간하고.”
“저번에 궁합 본다고 알려드렸잖아요. 이젠 결혼할 날짜도 그렇게 잡아야 해요?”
얼마 전 결혼을 앞둔 지인이 어머니와 통화하던 내용이다. 그는 결혼에 대해 너무 요란스럽다고 툴툴대며 자신은 그런 미신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로부터 결혼에 대한 다양한 속설이 존재한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홉(9)수를 피하라'
대부분 나이가 29, 39세일 때는 결혼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아홉이라는 숫자를 꺼리는 까닭은 동양사상에서 9의 다음 수가 완성이나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0이기 때문에 9를 불완전한 숫자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음양이론에서 9는 노양수(1,3,5를 더한 양을 대표하는 수)로 양이 꽉 찬 숫자인데, 꽉 찼으면 변화해야 함을 당연하게 여겨, 변화를 앞두고 끝까지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부케를 받고 6개월 안에 시집을 못 하면 3년간 시집을 못 간다’
부케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속설이 있다. 신부는 결혼을 앞둔 친구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부케를 준다. 그런데 남자친구도 없는 노처녀가 부케를 받게 되면 속설인 줄 알면서도 찝찝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이 말이 나온 이유는 “시집갈 때가 됐으니, 어서 너도 좋은 짝 만나서 결혼하라”는 이유에서 나온 설이라고.
‘결혼 날짜를 잡고 남의 결혼식에 가면 안 된다’
결혼 날짜를 잡은 예비부부들은 가까운 사이라고 할지라도 웬만해서는 결혼식에 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결혼 날짜를 잡아 놓고 다른 사람 결혼식에 가게 되면 자신들이 받아야 할 행복을 결혼식 당사자들이 들고 간다는 속설 때문이다.
‘혼수품 중 칼과 도마는 시어머니가 사 주시는 것이다’
결혼하면 여자는 죽어서도 남편 집안의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결혼 후에는 친정과 인연을 끊고 남편 집안의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시어머니가 칼과 도마를 준비하는 것이다.
한편, 이와는 정반대의 해석도 존재한다. 친정에서 신부에게 칼과 도마를 혼수로 해주면, 친정과의 인연이 끊기게 되므로 “계속 친정과 잘 지내라”는 의미로 시어머니가 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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