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15(목)
 

달콤한 낮잠에 빠진 너를 보며 잊을 수 없는 1년 전 너와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뱃속에서 꿈틀대던 너와 마주했던 그 날, 비로소 엄마는 진짜 엄마가 되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엄마에 지나지 않았었다. 


행여 조금이라도 힘을 주어 너를 안으면 어떻게 될까 싶어 안는 것도 조심스러웠던 그날 조용조용한 아빠·엄마와 달리 너는 신생아실에서도 유명한 우렁찬 울음소리를 자랑하는 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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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너의 세상 나들이를 전적으로 응원하려는 찰나, 엄마는 크나큰 아픔을 참아야 하는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수술 후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큰 절망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퉁퉁 부은 손 위로 꽂혀 있는 주삿바늘을 보며 ‘아, 내 몸이 이런 것들을 의지할 만큼 망가져 버렸구나’ 싶어서 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지 모른다. 


너무나 간절했던 너, 그저 사랑할 시간만 생각했던 엄만 혼자 앉을 수도 없는 내 모습을 보며 너보다 나를 더 생각하고 말았다. 이 고통이 언제 끝날까. 영원하진 않겠지. 스스로를 위로하며 애써 너를 바라보려고 했다. 


자연분만을 할 수 없었음에 대한 죄책감, 꼬물거리는 너의 입을 보며 모유 수유를 잘 해내지 못했던 무능함, 불과 너를 낳은 지 이틀 안에 겪었던 나의 정신적인 충격이었다. 뱃속에서 네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모든 것을 자신했던 나 자신이 철저히 무너지는 순간이었지. 


게다가 수술 후의 통증은 이 모든 것을 가중했다. 근데 그 순간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다.  ‘사랑은 진통이구나’ 이렇게 혹독한 여러 진통을 겪으며 얻어지는 것이구나. 앞으로 너와의 더 진한 사랑을 위해 나는 늘 비워지고, 더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겠구나……. 너에게서 배우는 나의 첫 번째 엄마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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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엄마도 여유가 좀 늘었는지 ‘벌써’라는 말이 나오는 너의 첫 생일이 다가왔다. 제법 걷기도 하고, 아빠·엄마와 비슷한 소리를 내기도 하고, ‘안돼!’ 하면 울음을 터트리기도 하며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엉덩이를 들썩들썩 춤을 추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여운 너의 첫 번째 생일 말이다. 너도 나중에 크면 알겠지만, 아빠는 소문난 잔치를 좋아하지 않기에 조용한 리조트에서 우리만의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다. 


아빠는 너의 첫 번째 생일을 위해 아빠가 좋아하는 너의 사진으로 현수막을 주문하고, 돌잡이 세트를 주문했다. 게다가 상감마마 옷을 주문하고는 너에게 잘 어울리겠다며 들뜬 마음으로 생일 잔치를 기다렸다. 그런 아빠가 있어서 행복한 엄마 그리고 너와 함께 조촐하지만, 행복한 생일 잔치를 치렀다. 그리고 언제나 명랑한 사람으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1년 전 기억이 생생하듯 너와 함께한 시간은 어째 한 시도 잊히지 않을 것만 같다. 사랑하는 우리 아가, 엄마·아빠에게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사진.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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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기자의 생생 육아일기① 너의 첫 번째 생일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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