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있어 맛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이 있다면 어렵지 않다. 본 재료의 맛과 영양소를 최대한 살려내는 마크로비오틱 쿠킹 클래스를 다녀왔다.
고유의 식자재를 통째 섭취하는 마크로비오틱
마크로비오틱은 그리스어로 ‘커다란’ 또는 ‘오랜’이라는 뜻의 ‘매크로(macro)’와 ‘생명의’라는 뜻의 ‘바이오틱(biotic)’이 조합된 말이다. 장수식(長壽食) 또는 자연식 식이요법이라는 의미로도 통칭한다. 마크로비오틱의 주요 개념은 제철 식자재를 중요시하는 ‘신토불이’와 식자재를 버리지 않고 통째로 먹는 ‘일물전체’이다. 어떤 식자재든 간에 뿌리나 씨, 열매, 잎 등 버리는 것 없이 그 음식을 온전히 섭취하는 것이 마크로비오틱의 핵심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마크로비오틱 쿠킹 클래스는 최근 들어 조금씩 생겨나는 추세다. 체질 개선과 함께 현대인들의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한 주부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매일 먹는 한 끼를 보다 맛있고 건강하게 만드는 법을 클래스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이양지 강사의 설명이다.
“마크로비오틱 클래스는 주로 채식 위주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자재를 사용하기에 어렵지 않죠. 먹어서 편안한 음식, 내 마음과 몸이 힐링이 되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마크로비오틱 가정식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

정규 클래스는 한 달에 2번, 총 12회 과정으로 6개월 동안 이루어진다. 마크로비오틱이 활용된 가정식을 테마로 5~6개의 요리를 2시간 반가량 만든다. 바 형태의 주방을 중심으로 선생님이 요리를 만들어내고 수강생들이 그 과정을 메모하며 학습하는 방식이다.
본인이 수업 시간에 요리 실습하지 않아 아쉬울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전체 조리과정을 놓치지 않고 메모할 수 있어 유익하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적어 놓은 레시피를 바탕으로 집에서 연습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어 요리 실력을 키우기에도 좋다. 정규 클래스 외에 특강반도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월별로 테마가 있는 원데이 클래스는 마크로비오틱 쿠킹을 체험할 좋은 기회다.
“지난달은 일본식 덮밥 요리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쉬우면서도 한 끼 메뉴로 든든해서 자주 식탁에 내놓는다는 수강생들이 많았죠. 비정기적으로 채식 베이킹 클래스도 열리고요. 12월은 집에서 할 수 있는 홈파티 요리 클래스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아이를 위한 건강한 이유식 만들기에도 적합

임산부들은 누구보다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섭취하는 음식이 곧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태아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양지 강사는 전한다.
“임산부들을 위한 특별한 식자재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계절에 맞는 채소들, 음식들을 그때그때 먹어주길 권장하고 있죠. 그리고 위에 부담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크로비오틱을 적용해 음식을 만드는 것을 추천해요.”
마크로비오틱은 생소해서 어려울 것 같지만, 막상 배워보면 그 조리법이 간단하다. 본연의 식자재 자체를 최대한 살려낸다는 것만 명심하면, 손쉽게 마크로비오틱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예비 엄마와 가족을 위한 건강 가정식으로도, 아이들을 위한 이유식으로도 마크로비오틱은 여러모로 활용이 가능하다.
“우엉과 당근을 볶아내는 것만으로도 마크로비오틱식의 반찬을 만들 수 있어요. 채소를 껍질을 벗기지 않고 솔로 깨끗하게 비벼 씻어주세요. 그리고 채를 썰어 팬에 볶다가 간장과 조청으로 간을 하면 맛있는 건강 반찬이 되죠. 아이들을 위한 이유식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유기농으로 재배된 시금치, 당근을 껍질째로 깨끗이 씻어 믹서에 곱게 갈아 미음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색깔도 곱고 소화도 편해서 아이들이 잘 먹는 마크로비오틱 이유식이 되죠.”
내가 먹는 것이 나와 가족을 만드는 일이기에 더욱 깐깐하게 살펴야 하는 음식들. 맛없는 건강식이 아닌 맛있는 마크로비오틱 요리가 있다면 건강하게 먹는 것은 곧 즐거움이 된다. 엄마와 아이 모두를 위해 배우는 마크로비오틱 쿠킹 클래스로 그 즐거움을 온전히 느껴보는 건 어떨까.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마크로비오틱 가정식 메뉴
버섯낫또전
낫또는 생으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버섯과 낫또를 함께 전으로 부쳐내면 색다른 음식이 된다. 낫또를 처음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당근 수수 포타주
걸쭉하고 불투명한 수프를 통칭하는 포타주. 당근과 수수로 만들어내 위에 부담이 없어, 아침 식사로 으뜸이다.
콩비지 채소볶음
콩비지를 갖은 채소와 볶아내면, 부담 없는 반찬이 된다. 게다가 속까지 든든해 다이어트 요리로도 그만.
매콤 두부 강정
고기를 대신할 단백질원 두부의 색다른 변신! 심심한 두부를 맛깔 나는 소스로 재탄생시킨 두부 강정이다. 포인트는 소스를 과하게 넣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현미 인절미 생강구이와 샐러드
현미로 만든 인절미를 김에 싸서 노릇하게 구워내 모양도 맛도 일품인 요리로 재탄생했다. 제철 채소로 간단하게 만들어 내는 샐러드와 곁들여 영양소의 궁합도 탁월.
포토그래퍼. 권오경
장소 협찬. 마크로비오틱 샐러드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