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9-25(월)
 

서울 청담동에 가면 대한민국 1호 동물치과병원인 이비치동물치과병원이 있다. 이비치동물치과병원은 동물의 구강질환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병원이다. 사람과 동물의 구강질환은 어떻게 다르고 동물의 이빨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걸까. 김춘근 원장에게 물었다.

 

김춘근 원장2.jpg

 

123.png

 

 

동물에게 구강은 건강은 척도

 

수의치과는 크게 3가지 계열로 나뉜다. 3가지 부류는 소(小)동물치과, 말(馬)치과, 야생동물치과를 의미한다. 소동물치과는 개나 고양이, 패럿, 햄스터, 기니피그, 토끼 등 반려동물이나 몸집이 작은 동물을 다루는 치과 계열이고, 말치과는 말(馬)을 다루는 치과 계열, 그리고 야생동물치과는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야생 서식 동물을 다루는 치과 계열이다. 

 

“반려동물의 구강질환이 심각함에도 주인들은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의 구강질환은 다른 신체기관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으므로 예방 치과 차원에서 빠르게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수의치과협회는 전국을 돌며 동물들의 구강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의치과는 사람의 구강을 다루는 치과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사람은 단일 종이지만, 동물은 워낙 종이 다양하므로 구강구조 또한 제각각이다.

 

“사람은 임플란트나 심미적 치료가 발달되어 있죠. 하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아요. 임플란트도 없어요. 수의치과는 기능 회복이 최우선이고 그게 다일 수 있어요. 안 아프고 잘 먹을 수 있으면 되는 거죠. 동물의 구강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치주염인데, 이는 이빨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다른 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간장질환, 당뇨병, 관절염, 심내막염, 사구체신염 등으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수술장면2.jpg

 

동물들은 말을 할 수 없으므로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구강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얌전하던 반려견이 으르렁거리며 짖거나 입냄새가 난다면 구강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동물에게 있어서도 예방치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 양치질이 기본

 

구강질환 예방의 기본은 칫솔질이다. 이는 동물에게도 마찬가지다. 시중에는 동물들을 위한 칫솔과 치약 등이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반려동물의 구강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 번씩은 양치질을 시켜줘야 한다. 하지만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김 원장은 반려동물을 위한 양치질 동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나 병원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고 있다.

 

“액상이나 짜 먹는 구강관리 제품으로는 치태를 제거하고 치주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칫솔로 꼼꼼하게 잘 닦는 게 중요하죠. 사람이나 동물이나 양치가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간과하기 쉬운데, 그렇기에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김 원장은 수의치과 전문의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비치동물치과병원의 대기실에는 치료를 기다리는 4~5마리의 반려동물들이 있었고 수술실 안쪽에는 입원 중인 반려동물 여럿이 보였다. 김 원장에게 수의치과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수술장면1.jpg

 

“한때 폭발적으로 늘었던 반려동물들의 수치가 주춤하긴 합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취미의 대상이 아니라 가족일 것입니다. 반려동물은 개인의 심리적 안정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소외의 문제를 예방하는 기능도 크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과 동물은 같이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동물의 이빨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병원이 필요한 것이죠.”

 

김 원장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수의치과협회는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동물원의 야생동물을 위한 전문적인 구강관리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김 원장은 동물병원도 사람을 다루는 병원처럼 좀 더 전문·세분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병원이라 해서 모든 과목을 다 다루기보다 전문성을 키우고 과감하게 비싼 의료기기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야별 진료과목을 확립하는 것이 수의학 발전을 도모하는 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들의 구강을 치료해주는 일이 재미있습니다. 동물들도 절 잘 따르고요.”

 

 

사진제공. 이비치동물치과병원

 

 

전체댓글 0

  • 9571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반려동물의 구강건강 이야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