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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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홍대와 신촌 사이, 소소한 멋이 깃든 연남동이 있다. 이곳의 터줏대감 ‘동진시장은과거 죽어있는 공간이었지만,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했다. 수공예생산자들의 작지만, 큰 울림이 느껴지는 곳, 동진시장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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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연남동 작은 골목 틈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거든 거기가 바로 동진시장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지나니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좁은 출입구가 나왔다. 그곳의 명패처럼 예스러운 글씨체로 쓰여 있는 ‘동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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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니 수공예 양초, 에코백, 액세서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공간이 폐허였다는 사실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과거 동진시장은 시장의 쇠퇴로 버려진 공간이었지만, 수공예 생산자들이 모여 되살아났다. 동진시장의 부활과 동시에 주변 상권들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니 연남동의 복덩이가 따로 없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공예품을 만나는 ‘7일장’


평소의 동진시장은 사실 인적이 없어 심심한 공간이다. 하지만 매주 목, 금, 토요일이면 젊은 셀러들이 하나둘 들어와 테이블보를 깔고 직접 만든 제품들을 꺼내놓기 시작한다. 그럼 어떻게 알았는지 일부러 찾아온 손님들로 어느새 동진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볼거리가 가득한 ‘7일장’은 동진시장의 대표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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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7일장에서 파는 물건들은 뭔가 다르다. 집에서 직접 키운 선인장, 손으로 빚은 화분, 손바느질로 만든 인형 등 일반 상점에서 보기 어려운 특별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심지어는 일부러 못생기게 초상화를 그려주는 작가도 있다. 유지 아지트(Uzy Azit)의 두 젊은 사장 김유나 씨와 이지현 씨 역시 직접 시멘트를 굳혀 만든 화분에 앙증맞은 식물을 담아서 동진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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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화분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방법을 찾던 중 우연히 동진시장을 알게 됐어요. 사실 요즘 이렇게 수공예품을 팔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비용이 많이 들어서 망설여졌는데 정말 반가웠죠. 앞으로 이런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지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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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핸드메이드 캔들 테이블 앞에도 손님들이 가득했다. 차분한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은 이 캔들은 명화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른(DAREUN)’의 상품. 이는 천연 원료만을 이용해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 밖에도 집에서 직접 키운 식물, 손수 제작한 에코백, 깜찍한 코바늘 소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빈티지한 동진시장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모자란협동조합의 의식 있는 움직임


잠들어 있던 동진시장에 숨을 불어넣은 주인공 모자란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1인 기업 등의 수공업 기반 생산자들이 하나둘 모여 만든 조합이다. 구성원을 보면 문화로놀이짱, 꼬마농부, 어스맨, 에코팜므, 아시아공정무역 네트워크 등 주로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소비 및 생산 문화를 지향하는 기업들이다. 


이들의 모토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영역의 생산 활동이 가치 있게 소개·향유되는 문화적 거점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도심 제조업 활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지속할 수 있는 공간조성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감과 협력, 순환모델을 모색하고자 한다. 동진시장은 크게 오픈키친, 먹거리, 목공, 직물의 네 생산기지로 나뉘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커뮤니티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친환경, 윤리적 소비에 중심을 둔 모자란협동조합은 7일장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는 것 역시 이들의 주력 활동이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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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예 생산자들의 문화 공간, 동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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