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요즘, 자외선차단제 하나쯤은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침에 한 번 발랐으니까 괜찮겠지’ ‘비비크림 발랐으니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피부과 전문의 임숙희 원장을 통해 들었다.
자외선이 피부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피부에
있어 가장 강력한 노화인자가 바로 자외선이며, 활성산소 유발로 인한 광노화는 주름은 물론, 기미와 잡티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피부 면역력을 약화시켜 여러 가지 외부 자극들에 민감해지게
만들고 과다한 피지 분비를 유발해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 이처럼 피부에 치명적인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바르는 것이 바로 자외선차단제(선크림)이다. 임숙희 원장 역시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화장품으로 자외선차단제를 꼽았다.
자외선 차단지수 ‘SPF’와 ‘PA’
흔히 선크림을 고를 때 가장 눈여겨보는 것이 바로 SPF 지수다. SPF란 피부에 화상을 일으키는 자외선 UVB에 대한 차단 지수를
말하는데, 사실상 노화를 일으키는 자외선은 UVA라 할 수
있다. 이 UVA에 대한 차단지수가 바로 PA. 이에 임숙희 원장은 선크림을 고를 때 SPF뿐만 아니라, PA 지수도 꼼꼼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외선의 종류는 크게 UVA와 UVB, UBC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를 차단하는 지수는 SPF와 PA로 나뉘죠. 피부가
그을리는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자외선의 영향과 관련된 지수가 SPF입니다. 그렇다 보니 흔히 SPF 지수만 중요하게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UVA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시 노화가 촉진되고 면역력이 저하되는
등의 부작용을 낳습니다. 따라서 선크림을 고를 때 PA 지수도
중요하게 봐야 할 항목입니다.”
SPF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SPF 지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과연 사실일까? 임 원장은 외출이 잦지 않고 창문이 있는 실내에 오래 있을 경우 SPF 지수 15에서 30 정도를, 외부 활동이 잦다면 그 이상을 권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SPF 지수가 반드시 그 효과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효과적인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지수보단 바르는 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 한국인의 평균 피부에 적합한 선크림 사용
권장량은 0.8~1.2g. 그런데 이 양이 자그마치 성인 여성의 검지손가락을 거의 다 가릴 만한 양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르는 선크림 양은 위 권장량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외선 차단지수 15인
제품과 30인 제품을 각각 바르고 그 효과를 비교해보았을 때, 웬만큼
많은 양을 바르지 않는 한 별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숫자가 다를 뿐 일정량 미만에서는 15나 30이나 거의 대동소이한 것이죠. 만약 권장량을 바른다면 두 배 이상의 효과를 보는 것은 사실입니다.”
‘자차’ 기능 화장품과 선크림의 차이
에어쿠션, BB크림, CC크림, 파운데이션 등, 소위 ‘자차’(자외선차단)기능을 겸용한 화장품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 역시 바르는 양이 자외선차단 효과를 결정짓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SPF가 동일하게 15인 선크림과 자외선차단기능 겸용제품이
있을 때 같은 효과를 내고 싶다면 같은 양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메이크업을 할 때 색조가 강한 자외선차단기능 겸용제품을 선크림과 동일한 양으로 바르기란 어렵다. 결과적으로 자외선차단기능 겸용제품이 선크림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셈이다.
“간혹 선크림과 자외선차단기능 겸용제품을 함께 바르면 그 효과가 두
배가 되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렇진 않습니다. 물론
같은 양을 덧발라주면 어느 정도의 효과는 볼 수 있죠. 그래서 1차로
선크림을 바르고 흡수시킨 다음 색조화장으로 넘어가기 전, 자외선차단기능 겸용제품을 15~30분 간격으로 한 번 더 바르는 것을 권합니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소실되지 않은 상태에서 덧발라주는 것이기 때문에 본래의 차단 지수에 근접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자외선차단제의 적절한 1회 사용량은
0.8~1.2g으로 대추알이나 500원짜리 동전 크기에 해당하는 정도이나 한 번에 바르기에는
꽤 많은 양이라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 그리고 아무리 정량에 가까운 양을 바른다 해도 바람이나
땀, 공기에 의해서 씻겨 나갈 수 있다. 이에 두세 시간마다
덧발라주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모자 또는 선글라스를 자외선차단제와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다.
꼼꼼한 세안과 보습
화장은 하는 것 못지않게 지우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자외선차단제에도
적용된다. 특히 일상에서 여러 번 덧발라야 사용하는 제품이고 물만으로는 쉽게 지워지지 않기에 효과적인
세안제를 선택해서 꼼꼼하게 닦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건강을 지키는 데에 자외선차단제는 필수이지만, 자외선차단제에 포함된 화학성분은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확률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중 세안을 하고 있고, 그게 맞는 방법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과도한 세안은 피부를 건조하고
민감하게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민감해진 피부에 자외선차단제를 지속해서 덧바르게 되면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세안 뒤 보습제품을 발라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이미 피부 속에 투과된 자외선에 대해서는 비타민C를 비롯한
각종 영양제와 수분 섭취가 도움됩니다.”
임숙희 피부과전문의가 알려주는 자외선차단제의
오해와 진실
1.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차단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No! ‘SPF’의 지수가 높고 ‘+’가 많을수록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외선차단제에 포함된 화학성분으로 피부트러블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실내나 가벼운 외출 등의 일상용으로는 SPF 지수 15에서 30 정도를, 외부활동이
잦다면 그 이상을 권한다.
2. 자외선차단제는 바르는 즉시 효과가 있다?
No!자외선차단제는 피부 흡수 시간을 고려해서 햇볕에 노출되기 30분 전에
발라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메이크업을 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15분
정도 후에 메이크업하는 것이 자외선차단제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3. 자외선차단기능 겸용제품만으로 충분하다?
No!자외선차단제의 1회 적정 사용량은
500원 동전 크기 정도로 꽤 많은 양이다. 그러나 자외선차단기능 겸용제품을 이렇게 바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자외선차단제와 겸용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포토그래퍼. 정종갑
자문. 벧엘피부과 임숙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