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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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을 읽다>, <책구경>, <아빠의 페미니즘>,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의 작가 유진. 학교가 아닌 작업실로 출근하고, 독서를 하다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차를 끓여 마시고, 탁구를 치고, 부모님과 난로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진의 일상이자 (인생)공부법.

 

 

세상을 읽고 기록하고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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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공부를 하고 싶었던 유진은 그 생각을 부모님과 나눴고, 굳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 대신 ‘10년 프로젝트란 계획을 세웠다. 13살부터 23살까지의 프로젝트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23, 유진은 독립할 거라고 했다. 유진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평소 유진의 공부법이었다. 어린 나이에 책을 낸 작가를 키운 교육법은 무엇일까.

 

선행학습과 검정고시는 하지 않아요. 정해둔 커리큘럼도 없고요. 그래서 홈스쿨링이란 단어를 대신해서 ‘10년 프로젝트라는 말을 써요. 저의 공부법은읽기, 쓰기, 말하기에요. 세상을 읽고, 기록하고, 제 생각을 표현하는 거예요. 일상 속에서 자주 기록을 하고 부모님 혹은 작업실에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죠.

 

평소 작업실에 출근하면 난로에 둘러앉아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지 회의해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일종의 수업이라 치면, 공부의 양이 엄청난 셈이죠. 입이 바싹 마를 때까지 이야기할 때도 있거든요.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생겼어요.”

 

 

지드래곤과 고전소설을 엮어낸 인문학적 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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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가정이 홈스쿨링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제적인 문제, 현 교육법에 대한 불만족, 아이의 개인 문제 등으로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홈스쿨링은 성공사례들과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의 교육법으로 소개되면서,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진에게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고, 현재를 즐길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홈스쿨링의 장점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거예요. 저의 첫 책 <지드래곤을 읽다>을 펴낸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였어요. 장래희망이 작가인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 중 하나가 독서와 글쓰기에요. 학교에 다녔다면 못했을 일들이겠죠.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여러 가지를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10년 프로젝트의 최종 꿈은 잘 사는 거예요. 풀어서 얘기하자면멋진 사람이 돼서, 멋진 사람을 만나고, 멋진 시간을 보내는 것이죠. 제가 도전하고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 제 인생을 잘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공부들이라고 생각해요. 단점이라면, 또래 친구를 만날 기회가 적은 편이에요. 방학도 따로 없고요.”

 

유진이 출근하는 작업실은 유진 부모님의 직장이자, 부모님과 유진이 개인의 일을 하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입구 문의 페인트칠부터 난로에 때는 장작 쌓기 등 작업실의 인테리어는 세 사람의 공동 작품이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다면 조금은 무리였을 작업이다. 즐겁게 살고 있지만 가끔은 걱정스럽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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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작업실에 아이와 함께 놀러 왔던 어머니가 유진의 10년 프로젝트가 멋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하지만 작업실을 나설 때 또 놀러 오라는 말에는아니에요. 우리 애도 학교 안 간다고 하면 어떡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드래곤을 읽다>는 유진이 처음으로 낸 책이다. 작가 유진은 17가지의 키워드로 지드래곤을 읽어가며 자기 생각을 담았다. 키워드마다 지드래곤의 음악과 옛 지식인의 고전소설이 묶여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가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쓴 글은 지드래곤이 속한 그룹 빅뱅의 노래 ‘V.I.P’와 엮었다. 친구를 향한 마음은 빅뱅을 향한 VIP(빅뱅 팬클럽)의 마음과 같다고 전하고 있다. 표현 방식이 재미있고 고전을 쓴 방법은 특이하다. 홈스쿨링(10년 프로젝트)이 그녀의 책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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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했었죠. 저는 고전소설 읽는 것도 좋아하고 지드래곤도 좋아해요. 이 두 가지를 엮을 생각도,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준비하는 과정도 다 작업실에서 이뤄졌어요. 학교에 다녔다면 아마 책을 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런 시도를 만들어준 것이 10년 프로젝트죠. <지드래곤을 읽다>에서 음악과 고전을 엮는 것은 특이한 시도라 애를 많이 먹기는 했어요. 17가지의 키워드를 뽑을 때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고요. 다양한 샘플 작업 끝에 만들어진 책이에요. 6개월간의 책 작업 중에 부모님과의 대화가 많았어요. 막힐 때마다 많은 도움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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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쌀과자, 강정, 양갱, 곶감을 좋아한다”, “나는 거울 보기를 좋아한다”. 유진의 저서 <지드래곤을 읽다>의 작가 소개 글에 적혀 있는 문장들이다. 유진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잘 알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스스로 찾고 당당하게 도전 중이다. 홈스쿨링이 좋다, 나쁘다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공부법을 구축해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일 것이다. 유진이 계획한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유진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포토그래퍼. 윤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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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 10년 프로젝트, 작가 ‘유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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