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올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다는 샹송 ‘눈이 내리네(Tombe La Neige)’를 귀에 꽂았다. 살바토레 아다모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귓속을 간질인다. 겨울, 그리고 프랑스. 비행기는 파리를 향해 날았다.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도시. 내겐 어떤 추억을 선물해 줄까. TV와 영화에서 보던 파리를 떠올리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내가 파리에 머무는 동안 날씨는 흐림을 유지했다
파리는 고요한 소음이 있었고, 따뜻한
냉기가 흘렀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마주한 영화 속 주인공 같던 파리지앵 남녀
붉은 네온사인이 매력인 '붉은 풍차'라는 뜻의 물랑루즈
그날 에펠탑이 쏘아 올린 조명이 밤하늘을 갈랐다
루브르의 유라창틀을 캔버스 삼아 그날, 그때의
추억을 그렸다
센강을 따라서 비를 맞으며 걸었던 추억이 강렬하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캐럴이 거리를 수놓던 샹젤리제
샹젤리제 거리를 걸어서 도착했던 개선문
천문학적 가치를 가진 모나리자는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이다
때론 유명 화가의 명작보다 그를 지켜보는 대상이 명작이다
(좌) 뛰노는 아이들조차 누군가는 그 안에서 고독을 느낀다
(우) 현대인은 누구나 고독하다
(좌) 여전히 이어오는 고독 시리즈 사진의 시작
(우)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내는 루브르박물관, 흑백이 낫다
포토그래퍼 이두용